UPDATE 2026-03-03 16:07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밀도 높은 위로를 전하다…밥장의 그래픽에세이 ‘외롭꼴’

특유의 위트 있는 선과 날카로운 통찰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그래픽 에세이 <외롭꼴>(도서출판 기역)을 출간했다. 작가는 경쟁 사회 속에서 길을 잃은 청년들에게는 생존의 지혜를, 새로운 삶을 설계하려는 중장년에게는 열정을 안내하는 밀도 높은 말과 이미지를 책에 담아냈다. 책의 제목인 ‘외롭꼴’은 외로움을 뜻하는 Lonely와 마음이 움직여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뜻하는 ‘꼴리다(Horny)’의 합성어다. 부모와 사회가 정해준 착한 어른의 틀 안에서 억눌려온 욕망과 감각을 불순한 씨앗이라 명명하며 이를 직시할 때 비로소 고유한 삶의 꼴이 완성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20대까지는 지루할 만큼 정상이었으나, 내 안의 불순한 씨앗이 싹을 틔워 나만의 그림자를 만들었다는 고백, 규격화된 삶을 강요받는 이 시대 모든 세대에게 던지는 파격적이고도 다정한 질문인 셈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의 모든 고통과 결핍을 ‘놀이’로 치환한다. 사랑과 돈, 장애물, 죽음까지도 열두 가지 놀이의 문법으로 풀어냈다. 각박한 현실에 매몰된 현대인에게 가장 감각적인 처방으로 ‘놀이’를 택한 저자의 새로운 시각은 따뜻하고 신선한 재미를 선물한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2.11 18:28

전주세계소리축제 새 집행위원장에 김정수 전주대 교수 선임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이끌어갈 새 집행위원장에 김정수 전주대 공연예술학과 교수가 최종 선임됐다. 최근 진통을 겪었던 소리축제가 이번 인선으로 지휘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직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최철)는 11일 열린 총회에서 김정수(66‧남원) 교수를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김 신임 집행위원장은 지역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대표적인 문화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전주세계소리축제와는 인연이 깊다. 그는 과거 소리축제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축제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바 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JIFF) 사무국장과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 공연기획실장‧상임연출가 등을 두루 거쳤다. 이 외에도 전국체전 개·폐회식 총감독, 전주월드컵문화행사집행위원회 기획연출 등을 맡아 대규모 문화행사 기획과 연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때문에 조직 쇄신과 위기 극복이 과제인 현 시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우석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와 영국 SOAS런던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전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인선은 최근 전임 집행부의 감사 지적 등으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취임한 최철 조직위원장에 이어 실무를 총괄할 김 집행위원장까지 합류하면서 소리축제는 비로소 새로운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됐다. 다만 김 위원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올해 축제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급히 주제를 선정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하는 등 ‘속도전’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침체된 사무국 조직을 정비하고 지역 예술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예술가 관객, 지역사회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리축제는 우리음악과 세계 음악이 만나 소통해온 의미 있는 축제이다. 그동안 축제가 축적해온 성과를 존중하면서 예술적 깊이와 동시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확장해 나가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2.11 17:55

부안 지식인, 초은 신관열의 생애와 학문 집대성 ‘초은문집’ 국역본

구한말 격동기를 살다간 유학자 초은 신관열(1827~1904)의 생애와 학문세계를 집대성한 <초은문집>(한국문화사)이 국역 발간됐다. 이번 문집은 한문학 전공자로 향토사와 고전문학 연구에 몰두해온 홍순석 강남대 교수가 번역을 맡아 난해한 한문원전을 독자들이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지식인들의 내면과 사회적 역할을 조명한다. 특히 국역본은 서지학 측면에서 지방의 출판 정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의미가 매우 크다. <초은문집>의 저자 신관열은 부안의 유서 깊은 가문인 영월 신씨 집안에서 태어난 학자다. 위정척사 정신을 지키며 평생 은거와 학문에 매진한 인물로 그의 호인 초은은 나무를 베어 숨어 산다는 의미로 관직의 길 대신 향촌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선비의 절개를 지켰다. 실제 부안의 유림과 시계를 맺고 부안의 경승지를 탐방하며 시문을 화답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번 국역본에는 신관열의 문집 <초은유고> 4~6권에 수록된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담아냈다. 책은 크게 시와 산문으로 나뉜다. 시 부문에서는 부안의 명승을 탐방하며 지은 기행시부터 지방 문인들의 한시, 저자의 신변잡기를 다룬 글들이 담겨 있다. 산문 부문에는 저자 자신과 집안 관련 글과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는 우국충정의 마음까지 폭넓은 감성을 볼 수 있다. 번역자 홍 교수의 꼼꼼한 주석은 한자어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과 인물관계를 명확하게 짚어낸다. 또한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지식인의 생활사와 학문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신관열이라는 인물을 다각도로 분석해냈다. 영월신씨 일옹공파종회 신이영 회장은 간행사를 통해 “이번 문집에는 후손들이 궁금해 하던 선조의 뿌리와 이력이 남김없이 기록되어 있다”며 “초은공은 영월신씨 일옹공파 후손들의 귀감이시며 특히 선영의 보존과 종인들의 화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다”라고 밝혔다. 홍순석 교수는 용인 출신으로 강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인문과학연구소장, 인문대학장, 포은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성현문학연구>, <양사언 문학연구>, <우리 전통문화와의 만남>, <용인학> 등 80여권의 책을 펴냈으며, 번역서로는 <봉래시집>, <허백당집> 등이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2.11 17:24

전북 미술의 새 물결…군산대 조형예술디자인학과 동문 ‘우담회’ 창립전

국립군산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학과 석‧박사과정 동문들이 의기투합한 예술단체 ‘우담회’가 15일까지 창립기념 전시를 개최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파인아르테에서 열리는 창립전은 동문 작가들이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지도교수인 김정숙(우담) 교수를 비롯해 김명숙(한이), 김경희(단계) 교수와 김경희, 김명숙, 박선희, 박영숙, 소진영 등 동문작가 13명 등 총 16명이 참여해 저마다의 예술적 깊이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창립전은 40여 년간 창작과 후학 양성에 헌신해온 김정숙 교수가 교육자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작가로서 제자들과 함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승과 제자가 아닌 작가 대 작가로서 예술적 동반자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전시에서는 동시대 흐름을 포착하는 시대 조응과 지역성을 바탕으로 장르와 재료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우담회 관계자는 “작가들에게는 창의적인 예술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우담회가 지역 미술계의 굵직한 한 축을 담당하며 대주오가 소통하는 생명력 있는 단체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2.10 17:48

발렌타인데이 전주의 밤 수놓을 재즈 스탠더드의 정수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정통 재즈의 달콤함을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지역에서 열린다. 일본 재즈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유키 후타미(Yuki Futami)와 국내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이 함께하는 ‘2026 VALENTINE’S SPECIAL – The Great American Songbook’ 공연이 오는 14일 전주 더바인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유키 후타미 트리오의 내한 무대로, 재즈 스탠더드의 정수로 꼽히는 ‘The Great American Songbook’을 중심으로, 듀크 엘리턴, 조지 거슈윈, 해롤드 알렌, 제롬 컨, 리차드 로저스, 콜 포터는 물론 연주자로서 알려진 오스카 피터슨의 명곡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또 피아노 트리오로 연주하는 재즈 스탠더드 곡들은 보다 우아하고 섬세하게 표현되며, 20세기를 빛내 주었던 재즈 황금기 시대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날 무대에 오를 유키 후타미는 일본 재즈 신에서 ‘가장 정통에 가까운 피아니즘’을 구사하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오스카 피터슨의 스윙 감각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테크니션으로 불리며, 화려한 기교보다는 탄탄한 리듬과 정제된 터치로 재즈 본연의 미학을 드러내는 연주가 특징이다. 요코하마 재즈 컴피티션과 아사쿠사 재즈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재즈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이와 더불어 공연에는 더바인홀의 대표이자 ‘한국의 토니 베넷’으로 불리는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이 특별 게스트로 함께한다. 김주환은 스탠더드 재즈를 기반으로 한 깊이 있는 해석과 안정적인 보컬로 국내 재즈 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 온 아티스트다.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한국대중음악상(KMA) 최우수 재즈 음반 부문에 2015년, 2022년, 2023년, 2025년 등 총 네 차례 지명되며 음악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유키 후타미 트리오와 김주환의 협연은 재즈 스탠더드가 지닌 서정성과 스윙의 매력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피아노 트리오의 정통적인 연주 위에 보컬이 더해지며, ‘The Great American Songbook’이 지닌 고전적 아름다움과 시대를 초월한 감성이 발렌타인데이의 분위기와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주 더 바인홀 관계자는 “정통 재즈의 깊이를 지닌 연주와 보컬이 만나 발렌타인데이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며 “재즈 스탠더드를 사랑하는 관객뿐 아니라 라이브 음악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더바인홀 개관 5주년을 기념해 특별 할인 이벤트로 진행돼 관객들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카카오톡 채널 ‘더바인홀’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더바인홀 공식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2.10 17:47

540억 투입 전주시립미술관, 소장품 예산은 1억...내실 부족 우려

전주시가 5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추진 중인 전주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극심한 예산 불균형과 전문성 공백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건축 규모는 대폭 확대된 반면 미술관 핵심인 작품수집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8%에 불과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은 기부채납 협의 과정에서 총사업비가 500억원을 넘어서면서 현재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뒤 올해 1월 재심사를 신청했으며 결과는 오는 4월 통보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복잡해지며 당초 계획했던 완공 시점은 2028년으로 잠정 연기됐다. 문제는 사업의 외형은 커졌으나 소장품 수집 예산은 역행하는 상황이다. 올해 편성된 작품 구입 및 기증 사례비는 총 1억원으로 이는 전체 예산의 0.18%밖에 미치지 못한다. 시가 목표로 잡은 개관 전 소장품 100점 확보를 기준으로 한다면 작품 한 점당 평균 예산 100만원꼴이다. 사실상 수준 높은 작품 구입이 불가능한 예산 구조여서 미술관의 정체성이 기증자의 선의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변동 폭이 큰 일반 예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미술관의 내실을 책임질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물 건립 예산의 일정 비율을 작품 수집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개관 이후에도 작품 수집비가 미술관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단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여건상 1억원이 작품수집비의 전부이지만 향후 50억원 규모의 작품구입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기증작품을 우선으로 수집할 방침"이라며 “별도의 기금 조성은 조직 구성 이후에 확실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 인력의 부재 역시 과제로 꼽힌다. 전주시는 미술관의 철학과 운영전략을 세울 관장 선임 및 전담팀 구성을 ‘착공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 없이 행정공무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공정은 건축 설계와 전시 콘텐츠가 따로 도는 구조적 결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울산시립미술관의 경우 착공 전부터 관장을 선임해 전시 콘텐츠와 건축 설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조만간 작품 추천위원회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올 상반기 중에 수집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한 전문 인력이 포함된 미술관 건립 추진단을 조기에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1억 원이라는 한정된 재원은 위원회가 세울 계획의 실효성을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규상 전주미술협회 지회장은 “시립미술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예산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수도권과 지역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작품 수집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기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작품을 정당하게 구입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2.10 17:27

전북여성가족재단 고강도 체질개선 선언

전북여성가족재단(원장 허명숙)이 가족형태의 다변화와 노동환경 전환에 발맞춘 정책 확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예산삭감과 인력난, 과도한 업무 등에 가로막혀 업무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단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업무 내실화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방침이다. 허명숙 원장은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업무 추진방향과 조직관리‧운영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허 원장은 재단이 직면한 현실적 한계를 수용하고, 방대한 사업구조를 효율화해 ‘전북형 성평등 정책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재단 조직은 1본부 1소 3부 1팀 5센터 등 총 11개 단위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운영할 인력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재단 정원은 66명이지만 현재 현원은 57명에 불과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인력 공백이 있고, 사업비도 지난해보다 약 10%가량 삭감됐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직과 실무진의 업무 과부하가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오는 4월 중에는 신규 채용 절차를 마무리해 조직 안정화에 박차를 가한다. 허 원장은 “올해 조직진단을 통해 업무분담을 체계화하고 인력소모가 컸던 일반교육을 과감히 축소할 예정”이라며 “대신 청년 여성을 겨냥한 프로그램과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업의 질적 내실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여성일자리 분야에서는 단순 취업 건수 늘리기에서 벗어나 상담-훈련-취업-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고도화 한다. 올해 8개 시·군에서 13개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해 22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률 85% 달성을 목표로 경력유지 컨설팅도 강화한다. 급변하는 가족구조에 대응한 포용적 지원도 확대한다. 저출생과 비혼,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반영해 생애주기별·가구유형별 맞춤형 사업을 추진하며 정책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한다. 성평등정책을 담당하는 여성정책연구소는 디지털 성폭력 범죄 현황, 일‧생활균형정책 지원체계 등 전북 현안을 담은 8건의 과제연구를 수행한다. 재단은 연구 성과를 정책 브리프와 포럼 등을 통해 도내 현장에 공유하는 등 정책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전북가족센터를 필두로 한 광역거점 네트워크를 강화해 다문화 지원사업과 가족복지서비스의 질 향상에 주력한다. 허명숙 원장은 “올해 정책의 실행력과 현장 체감도를 한층 끌어올려 여성과 가족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은 기자

  • 여성·생활
  • 박은
  • 2026.02.09 17:27

25년 문화자산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 안정’으로 재도약 기틀 세워야

축제 사유화와 도지사 측근 임금 특혜, 조직 운영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최근 신임 조직위원장을 선출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조직을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하다. 9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직위에서 벌어진 문제의 본질은 25년간 조직을 불안정한 임시기구 형태로 방치해온 구조적 모순과 위기상황에서도 자율성을 이유로 관리·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전북도의 방관에 있다는 지적이다. 소리축제는 올해로 26회째를 맞았으나 운영 주체는 여전히 임시조직이라는 불안정한 틀에 갇혀 있다. 보통 조직위는 올림픽처럼 단발성 행사를 위해 꾸려지는 한시적 기구 형태다. 소리축제는 20년 넘게 상설 축제로 운영되다보니 고용 불안과 조직의 연속성 결여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전북도는 조직이 뿌리를 내릴 시스템은 고민하지 않은 채 매년 당장의 관객수 같은 화려한 성과에만 치중했었다”며 “성과를 쫓느라 뿌리가 썩어가는 줄도 몰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축제를 담당하는 구성원들의 이탈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축제조직위에서 퇴사한 인원이 부장과 팀장 등 관리자급을 포함해 6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큰 문제는 관리·감독기관인 전북도의 무책임한 태도다. 도는 이번 조직위원장 인선 과정에서도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으나, 현장에서는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조직에 인사검증 책임을 통째로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리자급 인원이 대거 퇴사한 상황에서도 도는 “인사는 조직의 고유권한”이라며 거리를 뒀다. 실제로 이번 인선 과정에서 외부 추천위원이나 조직위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는 따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쇄신의 대상인 내부 실무진이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응렬 소리축제 사무국장은 “외부 추천위원회를 열거나 조직위원에게 추천을 받아서 인선이 이뤄졌다면 좋았겠지만 상황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소리축제 내부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조직위원장이 선출된 만큼 축제가 안정화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차기 집행위원장 선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베테랑 문화기획자 A씨와 예술경영 및 정책을 연구해온 학계 전문가 B씨, 전통예술의 보존‧전승에 앞장서 온 국악계 중진 인사 C씨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으나 인선 작업은 답보 상태다. 조직이 불안정하다는 소문에 후보들이 잇따라 고사하고 있어서다. 조직위는 인력난 속에서도 설 명절 전까지 후보를 확정해 2월 말에는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소리축제가 위기를 넘어 제자리를 되찾으려면 전북도가 축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계 관계자는 “전북도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소리축제를 파트너가 아닌 귀찮은 하청업체쯤으로 취급해 왔다”고 꼬집으며 “당장 눈앞의 성과 채우기에 급급한 태도를 버리고 예술가와 함께 성장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25년간 쌓아온 소중한 문화자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진통이 일회성 질책을 넘어 근본적 체질 개선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2.09 17:22

속도의 시대, 읽고 쓰는 시간을 묻는 공간 ‘익스’

“달면 삼키고, 쓰면 된다.” 인공지능과 영상 콘텐츠가 일상을 점령한 시대, 읽고 쓰는 행위는 점점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긴 문장은 부담이 되고, 사유의 시간은 알림과 스크롤 사이로 밀려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읽고 쓰는 시간’ 자체를 다시 묻는 작은 공간이 전주 인후동의 한 골목 어귀에 문을 열었다. 서점 ‘잘익은 언어들’ 건물 2층에 자리한 ‘공간 익스’다. 이달 초 문을 연 이 공간은 카페나 스터디 공간이 아닌, 읽고 쓰는 행위를 중심에 둔 체류형 공간을 표방한다. 완성된 결과물보다 머무는 시간과 사유의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실험에 가깝다. 공간 익스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서점 ‘잘익은 언어들’과 카페 ‘해류’를 함께 운영해 온 이지선 대표의 문제의식이 있다. 이 대표는 “지역의 작은 서점 특성상 방문객 대부분이 뚜렷한 목적을 갖고 책을 구매하러 온다”며 “책을 산 뒤 곧바로 돌아가기보다, 잠시라도 책을 읽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가 사라져가는 시대라는 말이 익숙해졌지만, 읽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하고 싶었다”며 “읽는 것만큼이나 글을 쓰는 행위 역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중요한 활동이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장사성을 앞세우기보다, 읽고 쓰는 삶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서점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마주하는 익스는 약 20여 평 규모로, 10석 남짓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공간 안에는 창작과 독서에 방해되지 않는 차분한 음악이 흐르고, 이용자를 맞이하는 작은 쟁반과 컵, 짧은 문장의 엽서가 놓여 있다. 의도적으로 단정하게 구성된 공간은 이용자가 스스로 집중의 리듬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이용자는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공간비를 결제한 뒤 음료를 고르고 자리를 정해 머무르면 된다. 노트북을 들고 글을 써도 되고, 책을 읽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필사해도 괜찮다. 스마트폰 사용이 집중을 방해한다면 1층 서점에 잠시 보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현재 공간 익스는 서점 ‘잘익은 언어들’ 운영 시간에 맞춰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설 연휴 기간에도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 문을 열 계획이다. 운영진은 당분간 시범 운영을 이어가며, 이용자들의 체류 방식과 필요에 따라 공간의 운영 방식과 구성 역시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공간 익스는 읽고 쓰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둘러싼 관계와 흐름을 확장하는 시도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읽기와 쓰기를 매개로 한 소규모 큐레이션 페어인 ‘문구 페어’와 플리마켓 등을 통해 창작자와 독자가 느슨하게 연결되는 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읽고 쓰는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다. 도서관이나 카페에서도 독서와 글쓰기는 가능하다. 그러나 익스는 보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시간에 방점을 찍는다. 이 대표는 “시장성이나 효율보다, 혼자인 시간을 방해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란다”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읽고 쓰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2.08 16:40

속도에 깎여 나간 현대인의 초상…배병희 개인전 ‘바디 로그’

조각가 배병희 개인전 ‘바디로그(BODY LOG)’가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문명 속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깎아내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배병희는 그동안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중산층이 겪는 고단함과 사회적 불안을 조형적으로 탐구해왔다. 과거에는 신념과 경험이 나이테처럼 축적되어 삶의 깊이를 만들었다면, 가속화된 현대사회는 오직 속도와 효율만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 작가는 사유의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이 냉혹한 과정을 편집기록을 의미하는 ‘로그(LOG)’ 형식으로 재해석했다. 전시 핵심은 ‘경량화 프로토콜(The Lightness Protocol)’이다. 이는 사회 적응을 위해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제거하는 비정한 생존방식을 뜻한다. 신작 ‘OPTIMIZE(BODY)’ 시리즈는 따뜻한 질감의 목조 조각을 거친 철근과 차가운 철제 베이스 위에 배치했다. 이는 사회 시스템이라는 물리적 강제성 앞에 위태롭게 직립한 우리 신체의 조건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전시장 바닥을 채운 톱밥과 나무 파편 역시 중요한 서사를 담고 있다. 단순한 작업 부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명명한 경량화의 폭력이 남긴 흔적이다. 효율을 위해 도려낸 시간과 삭제된 경험의 잔해를 전시장에 배치함으로써 작가는 가속의 시대에 잊힌 ‘부재의 가치’를 관람객에게 다시 호출한다.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은 전북 지역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업을 수도권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2.08 16:26

‘3수’ 순창농요 금과들소리 국가무형유산 될까⋯올해 신규 조사 종목 선정

순창농요 금과들소리가 다시 한번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지정 탈락을 겪은 만큼 대학 입시로 치면 ‘3수’에 해당하는 이번 도전에 도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요구된다. 500여 년 전부터 순창군 금과면 매우리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금과들소리는 힘든 농사일을 품앗이하며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담은 농요다. 논에 물을 대고, 모를 심고, 김을 매는 등 구체화된 가사가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금과들소리(예능 분야)를 포함한 7개 종목을 대상으로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 지정을 위한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의 경우 각 시·군에서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도 문화재위원회를 거쳐 국가유산청에 추천하고, 관계 전문가 사전 검토와 무형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조사 계획을 공고한다. 계획에 포함되면 조사단을 구성해 종목 지정 가치 조사를 실시하고, 무형유산위원회 검토 후 종목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6일 순창군에 따르면 처음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도전한 2015년(도 지정 신청서 제출 기준)엔 도 문화재위원회는 통과했지만,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심사에서 탈락했다. 2018년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단체 인정 여부 현장 조사까지 올랐으나, 아쉽게도 지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도 유산관리과에 신청서를 제출하며 다시 도전에 나섰다. 아직 조사 단계지만, 3수 도전 끝에 금과들소리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될지 주목된다. 순창농요 금과들소리 보존회는 또 한 번 국가무형유산 지정 의지를 보였다. 이에 보존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전통을 잇고 있다. 순창군 또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과들소리는 2002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한 지 2년 만에 대통령상을 받았고, 2005년 전북 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됐다. 2003년부터 매년 6월에 정기 공연을 열고, 전국 각지에서 연 7~8회 공연을 이어가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봉호 보존회장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이 의지가 강하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연습하며 금과들소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대통령상을 받은 후 목표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는 일뿐이다. 후손들에게 널리 알리고, 오래도록 계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문화재·학술
  • 박현우
  • 2026.02.07 12:17

“소원은 단 하나뿐”⋯아흔 회장이 지켜온 금과들소리의 이야기

“제 평생 소신은 우리의 소리를 후대에 전수하는 것입니다.” 수십 년간 순창농요 금과들소리를 지켜온 ‘산증인’ 김봉호(90) 순창농요 금과들소리 보존회장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아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오늘도 금과들소리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금과들소리가 도약을 준비한 것은 1997년이었다. 당시 순창군 내 1개 면에 하나의 문화예술을 가지라는 군수의 방침에 따라 금과면 노인회를 중심으로 뜻을 모아 소리꾼 故(고) 이종호를 비롯해 주민들이 모였다. 그렇게 금과들소리는 다시 무대에 섰다. 김 회장은 “정말 회원뿐 아니라 금과면 주민들 모두 금과들소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보존회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의 응원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보존회원들이 매일같이 운동장에 모여 북을 치고 노래를 불러도 소음 민원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막걸리와 팥떡을 들고 찾아와 응원했던 주민들이다. 김 회장은 “도·전국 단위 행사를 준비하면서 정말 피가 나도록 연습했다”며 “여름에는 연습이 끝나고 속옷을 비틀면 땀이 물처럼 흐를 정도였다. 그래도 시끄럽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다들 우리 응원해 주느라 바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동체 정신은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향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앞서 두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김 회장은 전 한국민요학회장인 김익두 전북대 교수에게 조언을 구하며 다시 도전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국가유산청 국가무형유산 지정(인정) 조사 계획의 예능 분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회장을 필두로 보존회원, 금과면 주민들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금과들소리 보존에 힘쓰고 있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바로 회원 확보 문제다. 농촌 인구가 감소한 탓에 전승할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는 “단체 종목 특성상 최소 35명은 필요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40명은 돼야 한다“며 “2002년 대통령상을 받을 때만 해도 회원만 81명이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작고하거나 요양 중이라 당시 멤버는 저 포함해 세 명만 남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보존회원은 54명이다. 일부 40~50대 회원도 있지만, 평균 연령은 73세에 달한다. 보존회는 젊은층 참여 확대와 함께 실내 공연이 가능한 형태를 준비하는 등 금과들소리 정립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실내 공연은 14~16명이면 가능하다”며 “공연 요청은 많지만, 무대 여건 때문에 응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사람이 50명이니까 무대에 올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 실내 공연이 가능한 형태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수‘에 도전한 만큼 김 회장의 바람도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그는 “금과들소리가 지닌 의미와 가치를 순창군뿐 아니라 도민, 전북도 모두 함께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는 꼭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받아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현지 인턴기자

  • 문화재·학술
  • 김현지
  • 2026.02.07 12:17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 서훈 논의 재점화, 국회 공개 토론회 열린다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의 독립운동 성격을 공식 인정하고, 참여자에 대한 서훈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에서 다시 한 번 공론화된다. ‘동학서훈 국회 공개 토론회’가 오는 24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306호(민주당 정책위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 가운데 항일무장투쟁으로 전개된 2차 봉기를 독립운동으로 인정하고, 관련 서훈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정부는 1962년 을미의병을 독립운동의 기점으로 정한 이후, 1년 앞서 벌어진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의 독립운동 성격을 공식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역사학계 연구 성과가 축적되고, 2004년 동학농민혁명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 2019년 법정기념일 지정, 2023년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으로 2차 봉기의 역사적 위상은 대내외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토론회는 기존 네 차례의 국회 학술대회에 이어 다섯 번째로 열리며, 서훈 입법의 시급성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공개 토론회는 박수현·안호영·윤준병·이원택·강준현·민형배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민주당 문체정조위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국민연대가 주관한다. 발제는 신영우 충북대 명예교수와 박용규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이 맡아 서훈의 정당성과 역사적 성격을 짚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재·학술
  • 전현아
  • 2026.02.05 17:29

예수병원 구바울의학박물관, 국비 지방비 지원사업 2년 연속 선정

예수병원 구 바울기념 의학박물관(관장 주명진)이 호남지역 근대의료사의 거점으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박물관은 5일 2026년 국고 및 지방비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2년 연속 국비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전문인력 지원사업 △국가문화유산 DB화사업 △박물관문화사업 등이다. 특히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전문인력지원사업 선정은 박물관의 내실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2025년도 운영평가에서 우수관으로 인증받은 박물관은 이번 선정으로 소장유물의 심층 연구와 전시․교육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가문화유산 DB화 사업’에도 전국 30개 선정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따라서 희귀 의료·선교유물의 디지털 데이터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지원하는 ‘박물관 문화사업’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5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기획전시와 시민참여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명진 관장은 “2년 연속 선정은 박물관의 전문적인 운영 역량과 기획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초기 의료선교사들의 숭고한 나눔과 섬김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민들과 공유하고 전주 근대문화유산의 중심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 문화재·학술
  • 박은
  • 2026.02.05 15:07

어린 마음을 다독이는 동화, 백명숙 첫 동화집 ‘대단한 소심이’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단편동화 여섯 편을 엮은 동화집 <대단한 소심이>(청개구리)가 출간됐다. 백명숙 아동문학가의 첫 동화집인 이번 책은 소재와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마음을 다독이고 자신감을 심어 주며 가족과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일깨우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동화집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각 작품마다 아이들이 살아가며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가치, 태도를 정감 있는 목소리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전한다. 백 작가는 이번 동화집에서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관계’에 특히 주목했다. 가정과 학교, 동네에서 만나는 어른과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는 마찰과 갈등, 우정과 선의, 가족애 등 다양한 사건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일상 이야기는 생활 체험에서 우러나는 재미와 함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표제작 ‘대단한 소심이’를 비롯해 ‘초록이의 생존기’ 등은 따뜻한 감성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며 자신감을 키워 주고, 가족과 주변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일깨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떤 일이든 스스로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전한다. 작가는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마음을 만난다. 설레는 마음, 외로운 마음, 때로는 아주 작게 흔들리는 마음까지 그 모든 마음속에는 늘 ‘이야기’가 숨어 있다”며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동화는 그 작고 고요한 마음의 소리를 하나하나 따라가며 써 내려간 나의 첫 동화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화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라며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들고 자신을 믿으며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전해지길 바란다. 어른들에게는 잠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마음과 웃음, 두려움, 투명한 눈빛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안 출신인 백명숙 작가는 2023년 ‘동화마중’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게으른 뇌를 깨워줄 책 읽기>,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2.04 18:52

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최소한의 문학’ 발간

숏폼과 알고리즘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놓은 시대, 오래 남는 서사는 가능한가. 강영준 상산고 국어 교사가 쓴 <최소한의 문학>(두리반)은 이 질문에 한국 소설 100년의 시간으로 답하는 책이다. 이광수의 <무정>에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까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다시 읽어낸다. 이 책은 191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문학이 시대를 어떻게 사유해왔는지를 따라간다. 식민지와 근대의 모순, 전쟁과 이념의 상처,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그늘, 민주화 이후의 불평등과 젠더 문제,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서사까지 다섯 개의 부로 구성해 한국 사회의 굴곡진 궤적을 조망한다.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당대를 정면으로 마주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문학을 철학과 인문학의 질문과 연결하는 강 교사의 해석 방식이다. 최인훈의 <광장>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라캉의 상상계와 상징계 개념을 통해 읽힌다.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은 바우만의 ‘액체 근대’로, 조세희의 <뫼비우스의 띠>는 도시 공간을 둘러싼 자본과 권력의 문제로 확장된다. 철학이 개념으로 설명한 것을 문학이 삶의 이야기로 먼저 보여주었다는 저자의 관점은 설득력을 얻는다. 저자는 전주 상산고에서 오랜 기간 국어를 가르쳐온 현직 교사다. 책에 실린 작품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만큼, 실제 수업 현장에서 축적된 질문과 토론이 글의 바탕이 됐다. 문제 풀이 중심의 독해를 넘어, 작품을 시대와 삶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읽기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된다. 부록으로 실린 교과 연계표 역시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추천사를 통해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옛 음악에 공감하는 것은 그 안에 ‘서사’가 있기 때문이며, 그 서사의 힘이 가장 집약된 매체가 바로 소설”이라며 “이 책은 근대의 태동과 이데올로기, 성장과 자본주의, 경계를 넘는 움직임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의 구조를 짚고, 그 서사 속에 자신을 비춰 보게 만든다”고 평했다. 이번 책이 말하는 ‘최소한’은 분량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들이라는 뜻이다.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K-소설이 주목받는 지금, 이 책은 지극히 한국적인 서사가 어떻게 보편적인 질문으로 확장되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한국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한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2.04 18:5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황석영 ‘할매’

소설 쓰기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사이의 간극을 메워 나가는 일이라고들 한다. 소설을 쓰다 보면 분명한 문장까지는 아니지만 첫 장면과 끝 장면을 정해놓고 글을 쓰게 된다. 물론 계획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개 마음에 품었던 결말로 매듭을 짓는다. 그러므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석영 작가의 『할매』를 읽었다. 첫 문장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고, 마지막 문장은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다. 긴 서사를 걷어내고 두 문장만 남겼을 때 ‘새가 날아오자 어디 갔다 인제 오냐’고 묻는 정황이 눈앞에 그려진다. 새가 어디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날아왔기에 인제 오냐고 묻는 것일까. 양팔 벌려 새를 반기는 화자는 다름 아닌 할매 나무다. 작가는 수수께끼 같은 두 문장을 잇기 위해 육백 년의 시간을 장대하게 풀어놓는다. 짐작하듯 새에게서 나무가 태어났다. 팽나무 열매를 먹은 새가 갯벌에서 죽음을 맞았고, 그 몸에서 싹이 돋았다. 어린 팽나무는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점점 둥치가 굵어진다. 새와 나무는 역사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에 하루가 백 년이거나 육백 년이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작가는 새가 겨울철마다 날아들고 나무가 나이테를 늘려가는 자연의 시간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 세월의 주변인으로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수도승 몽각은 나무 옆에 움막집을 짓고 살다가 바다로 들어가 스스로 칠게의 먹이가 된다. 몽각이 떠난 자리에 당골네가 들어와 자식을 낳고 산다. 자식이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는다. 새의 번식이나 매한가지다. 그렇게 한 집안의 가계가 몇 대를 거치는 동안 세상은 생명을 해치고 빼앗는 역사를 거듭한다. 병인박해와 동학혁명과 일제 징병으로 아까운 목숨 들이 꽃잎처럼 떨어지고, 서해안 간척사업에 의해 수많은 갯벌 생물이 폐사하고, 미군 전투기의 폭음이 할매 나무를 괴롭힌다. 작품의 후반부는 그래서 주먹을 쥐고 읽게 된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으며 작가가 조국 러시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 장면이 있다. 로스토프 가족이 사냥에 나서는 장이었는데 자연과 러시아인의 정서를 묘사하는 문장들이 압권이었다. 당당함과 자랑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할매』를 읽으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새와 나무, 개똥지빠귀와 갯벌, 조개와 바다, 풀과 바람과 비와 눈과 금강과 만경강과 동진강 … 새가 팽나무와 해후하고자 수없이 명멸하며 생명을 잇는 동안에 조선의 풍광이 세밀화로 펼쳐진다. 덕분에 독자는 멀리서 망원 렌즈를 통해 탐조하듯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를 직관한다. 놀라운 독서의 경험이다. 사랑이 깊으면 자신이 살아가는 땅의 모든 것, 아픔과 고통마저 품어 안게 된다. 오래된 나무처럼, 작가 황석영처럼. 독서란 작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수수께끼 같은 첫 문장과 끝 문장의 퍼즐 맞추기 또한 독자의 몫이다. 유방지거 신부가 마침내 나무를 안았을 때 할매 나무는 쉰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한다.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 가슴에 돌 하나가 얹어진다. 나무람과 안도가 뒤섞인 할매의 탄식은 유신부가 아니라 독자를 향한 방백이기 때문이다. 황석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군산에 이사 오자마자 팽나무를 지켜드릴 것을 서원했다고 밝혔다. 그 약속으로 『할매』가 탄생했다. 방대한 자료를 응축하여 조선에서 현대에 이르는 유장한 역사를 아리랑 고개로 엮어냈다.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운율에 맞춰 노래하듯 읽는다. 할 일이 하나 남았다. 새만금 생태계 복원 미사가 매주 월요일에 전북도청에서 거행된다. 염두에 두어야겠다. 황보윤 소설가는 부여에서 태어나 우석대 경영행정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다.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모니카, 모니카>, 장편소설<광암 이벽>·<신유년에 핀 꽃>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2.04 18:5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