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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권삼득 홀’ 새 단장⋯다섯 빛깔 소리로 문을 열다

1986년 개원 이후 첫 전면 중·개축을 마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새롭게 조성한 ‘권삼득 홀’의 개관 기념 공연을 선보인다. 국악원의 새로운 상징 공간으로 자리 잡을 권삼득 홀에서 펼쳐지는 첫 공연은 다섯 명창과 명고가 무대를 엮는 ‘새로운 시작, 다섯 빛깔 성음(聲音)’으로, 오는 21일 오후 5시 30분과 22일 오후 4시 40분 두 차례 진행된다. 권삼득 홀은 1985년 준공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을 39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해 완공된 공간이다. 전통미를 품은 건축적 요소와 현대적 공연 시스템을 결합해 국악 전용 공연장으로 재정비했다. 이번 개관 공연에서는 새 무대의 변화를 담은 오프닝 영상이 먼저 상영되며,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축하 앙상블이 첫 무대를 열어 분위기를 이끈다. 공연은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적벽가·흥보가·수궁가)을 명창들이 각기 다른 해석으로 풀어내는 ‘더늠전’ 형식으로 꾸며진다. 첫날인 21일에는 모보경 명창(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춘향가 ‘이별가’와 송재영 명창(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심청가 ‘심봉사 목욕’ 대목이 무대에 오른다. 장단은 서울시 무형유산 보유자인 고정훈 명고가 맡아 소리의 흐름을 이끈다. 22일 둘째 날에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인 윤진철 명창이 적벽가를 선보이고, 이어 김세미 명창(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흥보가, 왕기석 명창(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수궁가가 무대를 채운다. 북장단은 조용안 명고(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가 맡아 각 작품의 깊이와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개관 기념무대를 넘어 전북·전주 올림픽 및 패럴림픽 유치 의지를 담아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북이 지닌 전통문화의 저력과 국악의 품격을 재조명하며, ‘소리의 고장’이 미래 비전을 확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총제작은 유영대 전북도립국악원장이 맡았으며, 기획·연출은 김태경, 음악감독은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담당했다. 진행은 고승조 창극단원이 맡아 관객과 무대를 잇는다. 유영대 원장은 “권삼득 홀은 전북 국악의 새로운 중심 무대가 될 것”이라며 “전통의 뿌리를 기반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한 이번 개관 공연이 도민들에게 자긍심과 감동을 선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민 문화향유 확대를 위해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회당 선착순 1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063-290-5530)에 문의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7 17:54

동학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서훈 법률 제정 가속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 참여자에 대한 서훈 추서 법률 제정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정무위원회 논의가 야당 반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본회의 상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동학 관련 단체 대표단 10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기 원내대표를 더불어,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진성준 의원, 박희승 의원이 참석해 서훈 법률 제정 필요성을 전달했다.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지역구인 완주 삼례가 2차 봉기 출발지라는 점이 늘 자랑스럽다”며 “2차 봉기는 명백한 항일 봉기인 만큼 국가 차원의 예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도 “지난해 정책위의장 시절 여야 합의 불발과 대통령 거부권 가능성으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당론 채택으로 법률안을 처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희승 의원 역시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예우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며 “당론 채택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내란을 극복해 세운 국민주권 정부라면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인 동학농민혁명 희생자들에게 정당한 예우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측은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만큼, 여당의 책임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든 발언을 들은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다수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야당 반대가 지속된다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7 16:39

이적요 개인전 ‘몰입의 속도’ 24일까지 교동미술관 개최

기괴하고 스산한 분위기의 남성이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와 문자가 남성의 얼굴을 뒤덮고 있다. 촘촘한 바느질 드로잉으로 엮어낸 작품 ‘너무 시끄러운 고독’ 속 남성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어두운 이면을 떠오르게 한다. 전북의 중견작가 이적요 개인전 ‘몰입의 속도’가 교동미술관에서 24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바느질 드로잉 작업을 선보여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파편화된 생각의 무늬들을 바느질 드로잉으로 탄생시켰다. 안으로는 출렁이고 겉으로는 고요한 인간의 고독을 작품으로 새롭게 진화시켜 선보인다. 한땀 한땀 바느질의 여정을 인내하며 입체적인 작품으로 완성시키며 웅숭 깊은 우물 같은 속내에 똬리를 튼 상처들과 싸우는 전사처럼 강렬하고 선명한 이적요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적요 작가는 전시 서문에서“오랫동안 고독으로 집을 지었다. 나의 집은 현상의 집이 아니고 정신으로부터 쌓아 올린 집”이라며 “나의 추억으로 엮어내기 위해 고독은 분주하고 몰입의 속도는 깊은 우물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적요는 국제전 11회, 개인전 43회 등을 열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에세이집 <글로 쓰는 그림>, <어느 화가의 철학 시간> 등이 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17 16:38

세계소리축제 조직위 특정 간부 임금 50% 가까이 인상, 전북도 감사 적발

전북도특별자치도 보조금을 받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의 특정 간부 한 명이 다른 직원들과 달리 기본급이 50%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북자치도 감사결과 드러났다. 조직위는 또 수의계약 관리를 부적절하게 하고 안전관리 등을 미흡하게 해 감사에서 적발됐다. 전북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 대한 재무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적발하고 주의·개선 등 모두 7건의 업무 부적정 및 소홀 등의 감사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직위는 사무국 A부장의 올해 월 기본급을 전년에 견줘 48.6% 오른 500만 원으로 책정했다. A부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은 같은 기간 기본급이 3% 인상됐다. 조직위는 A부장의 실장 직무대리 수행과 신규 협찬 유치 기여 등을 급여 대폭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각종 수당을 더한 A부장의 올해 연봉은 7613만 5000원으로, 전년(5315만 5000원) 대비 43% 올랐다. 조직위 사무국은 운영지원부와 콘텐츠운영부 2개부를 뒀다. A부장의 올해 월 기본급(500만 원)은 다른 부장(355만 3290원)에 비해 40% 가량 많았다. 감사위는 특정 직원에 대한 이례적인 연봉 상승의 배경으로 조직위 보수규정에 가급(부장급) 직원의 연봉 상한액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A부장은 도청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다 2024년 2월 21일 조직위에 임용됐다. 감사위는 A부장의 협찬 유치 실적은 직무 범주 내에 속하는데다 업무량도 특별히 많지 않았고, 직원들의 연봉 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던 점을 들어 직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직위에 개선 및 주의, 기관경고와 함께 연봉을 과도하게 인상한 관련자에 대해 엄중하게 징계 처분할 것을 통보했다. 또 조직위는 지난 5년간 체결한 수의계약 19건(추정가격 2000만 원~1억 원)에 대해 지정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지 않았다. 지정정보처리장치를 통해 2인 이상 견적서를 받아 계약을 할 경우 예정가격 대비 최대 88% 금액으로 계약할 수 있다. 과정을 거른 조직위는 예정가격 대비 96.3% 금액으로 계약해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했다가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조직위는 안전관리계획 및 안전관리비 사용내역서 제출 소홀, 협찬 보상금 지급 절차 미준수, 홍보마케팅 추진전략 미흡 등이 적발됐다. A부장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2024년도에 왔는데 임금이 너무 낮았고 협상시기도 이미 끝난 상태였다”며 “추후 집행위원장과 조직위원장께 관련 사안을 말했더니 그동안의 경력과 후원금 유치, 행정실장 업무 대행 등의 공로를 인정해서 올해부터 임금이 올랐다”고 해명했다. 박은 기자

  • 정치일반
  • 박은
  • 2025.11.17 16:17

[지방팬 생존기] ③"덜 외롭고 더 행복해요"⋯똘똘 뭉치는 트로트 팬덤

“공연 보러 가고 싶은데 차가 없다고요? 그럼 차 있는 사람이랑 같이 가면 되죠.” 트로트 가수 김희재를 응원하는 이미숙(가명·71) 씨는 비수도권에서 팬 활동을 하며 불편한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김희재 공식 팬클럽 ‘김희재와 희랑별’에서 닉네임 핑클루비(전주)로 활동하고 있다. 타 장르 팬들은 시간과 비용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공연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고, 교통이 좋지 않아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동에만 기본 5만 원 이상이 들어 비용 부담도 크다. 하지만 트로트 팬덤은 조금 다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곳이 있으면 서로 차를 타고 움직여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다른 팬덤보다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적은 이유다. 이 씨는 “종종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지역이 있다. 그럴 때 차가 없다고 이야기만 해 주면 아는 팬끼리 서로 연락해 인근 지역에서 출발하는 희랑별의 차편을 소개해 준다. 가고 싶은데, 못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평소 팬들 사이에서 쌓인 신뢰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트로트 팬덤은 개인 활동이 많은 다른 장르의 팬덤과 달리 무엇이든 같이 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트로트 가수의 활동이 늘어나는 지역 축제 시즌이면 더 똘똘 뭉쳐 서로를 의지한다. 이 씨는 “축제 시즌이 되면 지역 희랑별들이 사비를 들여 축제 부스를 설치한다. 김희재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앨범, 키링, 팔찌, 응원봉도 무료로 나눠 준다. 축제 없을 때 같이 모여서 주황색 구슬과 실을 사서 키링, 팔찌도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비수도권 팬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면서 활동하고 있다. 틈날 때마다 지역·권역별 모임을 갖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는 “각자 친한 희랑님(희랑별 팬을 칭하는 말)이 있긴 할 테지만, 지역·권역끼리 모여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신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수도권보다 자주 못 만나도 종종 모임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김희재 이야기만 하는데, 하루종일 해도 안 질린다”며 웃어 보였다. 트로트 팬덤은 단순히 가수만 응원하는 게 아니라 기부와 나눔부터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돕는다. 본인들이 팬덤 활동을 하면서 느낀 행복을 주변에 나눠 주는 모습이다. 이 씨는 “처음에 김희재가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팬은 가수 따라간다고, 우리도 기부와 나눔을 많이 하면서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지역 축제가 열리면 그 지역의 경제를 살리자고 이야기한다.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생수 한 병도 휴게소에서 안 산다. 그 지역에 가서 돈 쓰려고 노력한다. 점심, 저녁은 기본이고 지역 특산물도 많이 사간다. 우리 희재 님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1.15 12:42

“미술은 정답이 없다”…윤범모가 풀어낸 한국미술의 재해석

“(추상) 미술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추상은 우리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형태를 엑기스만 뽑아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작가가) 주관적으로 표현한 것이기에 정답이 없어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윤범모(74)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13일 전주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JB문화공간에서 열린 작가초대석‘미술의 시간 거장의 순간’ 강연에서다. 윤범모 대표이사는 ‘현대미술’이라는 타이틀이 관객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면서 “미술은 즐기는 사람이 이해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시절 윤 대표는 수도권 중심의 국립미술관을 넘어선 열린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대전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세웠다. 기존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을 포함한 5관 체제를 구축해 전 국민 미술문화 향유시대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강연을 통해 한국미술의 특징을 자연환경과 지역, 장르,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설명했다. 특히 윤범모 대표는 이 자리에서 5000년 역사를 관통하며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칭하지만 이는 유교문화의 조선왕조 사회에서 파편적으로 통칭한 것이라고 했다. 18세기 당시 색조는 임금과 양반가에서 점유했고, 미술은 양반끼리의 소통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백성들에게 색조 생활 자체를 금기시했지만 실제 고구려 고분벽화나 사찰 그림은 화려한 색채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표는 “모든 미술의 역사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은 과정을 겪는다”며 “절정기와 쇠퇴기, 소멸기가 존재하는데 고구려 벽화는 절정기에서 끝이 난다. 이는 고구려 벽화의 전통이 고려시대에 이르러 채색 불화로 이어지면서 세련되고 풍요롭게 발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온 고(故) 이건희 회장과의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뛰어난 안목과 미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매주 전문가를 초대해서 개인 미술 레슨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미술품을 구입할 때 현재 시세와 미래 가치까지 값으로 매겨 돈을 지불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작품 수집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표는 “(덕분에) 이건희 컬렉션에서 빼어난 작품을 내걸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미술 문화와 기증 문화를 한 단계 상승시킨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 구입 예산이 한 해 50억원이 안 된다. 김환기 작품은 150억원 가량 되는데 일년 예산으로 그림 한 점도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후원자들의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건희 회장이) 모범을 보여줬다”고 했다. 대표는 특강 말미에 화가에게 중요한 덕목은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가까이에 두고 문학성을 기르면 상상력이 확장될 수 있어서다. 그는 “화가에게 문학성은 정말 중요하다. 관찰력과 표현력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그림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화면에 절실하게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1.13 17:46

전주국제영화제, 김효정 프로그래머 선임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새로운 프로그래머를 선임했다. 지난 10월 진행된 공모를 통해 선임된 김효정 프로그래머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본격적인 준비를 위한 단계에서 합류하게 되어 문성경·문석 프로그래머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색깔을 더욱 공고이 해 나갈 예정이다. 김효정 프로그래머는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학부를, 뉴욕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모두 영화 전공으로 취득했다. 저서로 <야한 영화의 정치학> <ReFocus: The Films of Yim Soon Rye> <도리스 위시먼의 영화들> 등이 있으며 아리랑라디오(Arirang Radio)에서 영화 데일리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바 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영화평론가이자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와 영화산업, 그리고 영화 아티스트들의 세대와 다이내믹이 바뀌는 이 중요한 시점에 전주국제영화제의 일원이 되어 너무나도 기쁘고, 약간은 두렵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전주라는 문화적인 기운이 충만한 도시에서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시도해보고자 하는 것들이 무한하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도와 도전의 기회를 주신 영화제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갖가지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기에 가장 멋진 변혁을 영화제가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현재 한국영화 공모를 진행 중이며 11월 말에는 국제경쟁부문, 12월에는 전주프로젝트 공모를 차례로 시작할 예정이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6년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 영화·연극
  • 박은
  • 2025.11.13 17:28

제15회 전북 중·고교생 목정 미술실기대회 대상에 차진주·박보미 양

도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제15회 목정(牧汀)미술 실기대회’에서 차진주(한국전통문화고 2학년)·박보미(전주예술중 3학년) 양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의 미래 미술의 주역인 우수한 예능 인재 발굴 육성을 위해 진행된 이번 대회는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사)풍남문화문화법인이 주관했으며 전북도교육청이 후원했다. 지난 1일 전주한벽문화관과 한옥마을 일원에서 진행된 이번 미술실기대회에는 약 190명의 도내 중·고등학생이 참가해 기량을 펼쳤다. 이날 영예의 대상에는 중등부 박보미(수채화) 학생, 고등부는 차진주(한국화) 학생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화(수묵담채, 채색화), 서양화(유화, 수채화), 소묘. 일러스트 등 시대에 맞게 다양한 부문으로 이뤄졌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상, 목정문화재단이사장상, 상금(고등부 100만 원, 중등부 50만 원)이 주어진다. 고등부 최우수상에는 이예빈(원광여고 2학년)·신윤지(한국전통문화고 2학년)·홍진아(한국전통문화고 2학년) 학생이, 중등부 최우수상에는 김해나(전주해성중 3학년)·유은우(전주 양지중 3학년), 김나우(전주 예술중 2학년) 학생이 선정됐다. 이 밖의 우수상과 특선, 입선 등으로 입상한 89명의 학생에겐 총 1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문화상품권이 수여됐다. 대상 박보미 전주예술중학교 3학년 작품/사진=(재)목정문화재단 선기현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많은 학생의 참여로 현장감 있는 한옥마을의 풍경을 화지에 그려내는 열띤 모습과 힘찬 손짓에서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의 희망과 꿈을 보았다”며 “점점 침체돼 가는 순수예술의 활로를 찾아 부흥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밝혔다. 김홍식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은 “힘든 시기에도 미술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기대와 열정에 힘입어 목정미술실기대회가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북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 나갈 후진 양성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전북 중·고교생 백일장‘ 및 ’전북고교생음악콩쿠르‘ 등을 지속해서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수상작품 일부는 오는 28일 더메이 호텔 2층에서 진행될 목정문화상 시상식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3 16:42

“수능 마친 수험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모여라”… 공연 할인 진행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연말 공연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생 할인 가능한 공연은 다음 달 진행 예정인 전당의 기획공연 2건이며, 공연마다 30% 이상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할인 혜택은 본인만 적용되며, 티켓 수령 시 반드시 수험표, 수시합격증, 고등학교 3학년생 증빙서류 중 한 가지를 제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과 6일 전당 모악당에서 진행 예정인 익스트림 넌버벌 퍼포먼스 ‘INFINITY FLIYING: 인피니티 플라잉’은 40% 할인율을 제공한다. 이 공연은 기계체조·리듬체조·태권도·마샬 아츠·비보잉·치어리딩 등 다채로운 행위 예술을 결합한 고난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세계 최초 로봇팔과 3차원 입체 홀로그램이 접목된 기술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갑은 달 13일에 공연될 거장전 ‘백건우&이무지치’는 30% 할인율이 제공된다. 이 공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실내악단 ‘이 무지치’가 한 무대에서 펼치는 협연을 만나볼 수 있다. 데뷔 이후 70년 가까이 세계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진행한 백건우와 창단 7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이 무지치가 만나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료회원 할인, 복지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준비됐으며, 자세한 사항은 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3 16:17

‘조선셰프 한상궁’ 순창·전주서 특별무대 꾸민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2025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우수 선정작인 ‘조선셰프 한상궁-전주비빔밥, 그 맛의 비밀’이 오는 16일 순창코리아떡볶이 페스타와 29일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조선셰프 한상궁’ 은 올해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참여작 가운데 전북의 전통문화 자원을 공연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지역관광 활성화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에 재단은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하고 공연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조선셰프 한상궁’은 전주의 대표 음식문화인 비빔밥의 미학을 국악 리듬과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퓨전댄스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남문장 사람들과 함께 전주비빔밥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전주의 흥과 공동체적 정서, 그리고 진정한 맛의 가치를 생동감 있게 전한다. 순창공연은 16일 낮 12시 30분 순창코리아떡볶이 페스타 현장에서 열린다. 지역 축제 현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음식’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여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전북의 특별한 문화적 즐거움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전북예술회관 공연은 29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올여름 상설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무대를 무료로 재공연한다. 예술회관 공연은 사전예매제로 운영되며 나루컬쳐 홈페이지 또는 전화(1522-6278)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전북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한 대표 콘텐츠를 만들어 도내를 넘어 외부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13 11: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도수 시집 ‘진뫼 오리길’

당신,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고개를 끄덕인다면 기억의 힘도 인정할 것이다. 우리 영혼은 기억의 힘으로 살아가고, 빛나는 기억일수록 영혼을 맑게 드러내는 법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자기 기억으로 빛나는 영혼을 여럿 만났다. 그중에는 김도수 시인도 있다. 그의 시집 <진뫼 오리길>을 읽고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오롯이 기억의 힘으로 빛나는 영혼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 영혼은 모든 기억을 한 편의 시처럼 간직한다는 사실을. 김도수 시인의 시집을 펼치면 먼저 「물수제비」라는 시가 나온다. 그 시에서 나는 “새벽까지//명치끝에//잔물결만//출렁출렁”이라는 구절을 남달리 좋아한다. 잔잔한 물결 위로 날려 보낸 납작한 돌멩이가 통통통 튀는 느낌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명치끝”이라는 말과 “잔물결”이라는 말을 남몰래 어루만지곤 한다. 그 말에는 삶을 향한 진심이 있고, 매 순간을 간절하게 살아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잔여가 배어 있다. 잔여라는 말이 낯설다면 여운이라는 말도 좋겠다. 지나갔지만 아직 남아 있는 어떤 것. 그러니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 같은 것. 시는 그 실낱같은 희망을 고르고 골라 엮은 영혼의 심장 같은 거다. 이런 시도 인상적이다. “세상 올곧게 살려거든/삼시 세끼 밥 먹듯이/강물에 얼굴 비춰보며/물색 있게 살 일이다” 「물색없이」라는 시의 부분인데, 나는 이 시를 읽고 ‘물색’이라는 말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찾거나 고르는 일’이라는 심심한 대답을 읽고 실망했다. 그래서 나름으로 물색이라는 말을 이렇게 고쳐 생각해 보았다. 물색이란 사물 각각의 고유한 빛깔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그렇게 본다면 세상 올곧게 사는 일이란 우리가 만나고 마주하는 존재의 고유한 색채를 읽어내는 일이 아닐까? 이번에는 시 한 편을 오롯이 읽어보자. 허기진 배가 쑥 들어간 달이/배고픈 지상의 뭇 생명들/홀쭉한 배 위에 올려놓고/밤새 잠이 들었다 「초승달」이라는 이 시는 초승달만큼이나 간결하고 짧다. 하지만 보름달보다 크고 환하고 풍요롭다. “허기진 배”가 품고 있는 “뭇 생명들”을 상상해 보라. 뭔가 아릿한 게 명치끝에서 꿈틀거린다면 이 시를 절반만 감상한 셈이다. 척박한 대지에서도 생명은 자란다. 초승달은 “배고픈” “생명들”을 품고 “잠이 들”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면 어느새 세상 무엇보다 크고 둥근 생명이 된다. 그러므로 이 시는 부모가 자식을 기르고, 농사꾼이 모종을 키우는 일의 정확한 은유다. 그리고 이 시는 시인 김도수가 시심을 일구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내가 알기로 시는 시인이 세상 허기진 것들을 밤새 품어 생명을 부여한 것들이다. 따라서 시에는 영혼이 있고, 그 영혼마다 시인의 기억들이 물색 있게 자리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시구를 마저 읽어야 한다. “등 따숩게 햇볕 내리쬐는 날/그대가 업고 강을 건너온 슬픔이/세상 길 끝을 걸어갈 때”(「강을 건너온 슬픔」) 그가 남긴 잔여의 발자국을 떠올려 보라. 우리도 저마다의 슬픔을 업고 세상 길 끝으로 나서야 하는 건 아닐까? 김도수 시인의 시집 <진뫼 오리길>은 그런 물음을 던진다. 그에 응답하듯 우리 영혼의 기억들이 슬픔의 윤슬로 반짝거린다. 이것이 김도수 시인의 시집을 거듭 읽고 난 잔여다. 문신 작가는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죄를 짓고 싶은 저녁>, 동시집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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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2 18:21

류희옥 시인, 네 번째 시집 ‘태양의 고독’ 펴내

“스스로를 육천 도로 태우고/ 타는 육천 도의 불꽃으로 맞불 놓는/ 제로섬게임 46억 년/ 한 줌의 재도 없이/ 자신을 살라 수많은 이웃의 존재를 암흑에서/ 반짝반짝 드러내이며 한 치의 자랑도 없는/ 너/ 우주를 밝히고 침묵의 광열(光熱)로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잇는/ 너/ 눈물겹도록 눈물겹도록 테우고, 또/ 태우는/ 불타는 화신(火神)의 고독이여!/ 눈부신 자광(自光)의 태양이여!”(시‘태양의 고독’ 전문) 삼라만상에 대한 다정한 시선으로 우주의 궁극과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인, 류희옥이 네 번째 시집 <태양의 고독>(가온미디어)을 펴냈다. 시집은 1부 ‘만물 동체’, 2부 ‘보는 눈이 아름다울 때 세상은 열린다’, 3부 ‘꽃, 눈으로 말하는 영기’, 4부 ‘나무꾼 세레나데’, 5부 ‘허(虛), 우주 만유의 자궁’, 6부 ‘전북일보 오피니언’ 등 6부 구성으로, 10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류 시인은 자아를 둘러싼 세계의 전체상을 탐구하며, 우주 만물의 시원을 사유한다. 그의 시 세계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사변적 탐구로 이어진다. 언어를 초월한 진리와 도(道), 궁극의 세계를 추적하며 이를 불완전한 언어로 다시 그려내는 시인의 태도는 수행자의 오도송(悟道頌)을 연상시킨다. 언어를 초월한 깨달음을 언어로 드러내는 그의 시는 직관적이고 비유적인 언술로 가득하다. 시집 속 100여 편의 작품 속 ‘매향’에서는 매화 향기로부터 우주의 근원으로 확장되는 장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향기에 금실을 매/ 설원 너머/ 고향 찾아가면/ 어머니 품속/ 그의 어머니의 어머니…/ 은밀한 푸른별의 탯줄이/ 우주의 블랙홀이 보일까나/ 만물동체/ 어머니.” 류 시인은 시집의 ‘자서(自序)’에서 “세상을 보는 눈과 삶의 가치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고 견고해진다”며 “시인들은 대자연의 질서를 통찰력으로 꿰뚫어 시로 남김으로써, 이승의 깨달음을 대물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돌멩이 하나에도 활력이 있고 잎새 하나에도 생명력의 근원을 이루는 신성한 영혼이 깃들어 있다”며 “그리될 때 우리의 가슴속엔 무형의 오르가슴이 일어나 온몸이 햇덩이처럼 빛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원 출생의 류희옥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 우수작품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집 <바람의 날개>, <푸른 거울>, <풀잎이 하는 말> 등을 펴냈으며,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PEN문학회, 한국시문학문인회 등에서 활동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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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11.12 18:21

이종희 회장 “‘인화(人和)' 의 자세로 전북 수필문학 부흥 시킬 것”

“정말로 몸이 아파서 올해는 수필가 대회도 못할 뻔 했어요” 인터뷰 중 때아닌 심경 고백에 놀라자 이종희(79)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이 허허 웃었다. 올해는 다행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수필가와 15개 수필단체가 참여 의지를 보여 예년보다 풍성한 수필문학 잔치가 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7회째를 맞은 ‘전북특별자치도수필가대회’가 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이종희 회장의 말대로 300여명의 수필가들이 참석해 전북수필문학 활성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오전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이종희 회장은 전북수필문학이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젊은 수필가들의 유입이 절실하다. 이종희 회장은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회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70대”라며 “새로운 회원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수필’ 장르의 변화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사진과 수필을 결합한 포토 에세이집을 발간하거나, 지역별로 수필화전시를 진행해 대중들이 수필 장르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천편일률적인 방식을 탈피하고 오로지 수필 장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는 “어떤 분들은 이러한 시도와 변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AI(인공지능)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서 배우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건 도태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필문학이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15개 수필문학 단체들과 소통하고 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장은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회원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인화(人和)’의 자세를 바탕으로 수필가들이 즐길 수 있는 수필가 대회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일상을 수필로, 마음을 문학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는 총 4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수필화 감상, 2부 나의 수필쓰기 컨퍼런스, 3부 예술공연, 4부 기념식 및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제38회 전북수필문학상은 고안상, 김현준, 최정순 수필가가 받았다. 도지사 표창은 조건·최성철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수필문학 발전에 힘써온 백봉기 수필가(전북문인협회장)도 이날 공로패를 수상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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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5.11.12 18:21

이희숙 작가, 따뜻한 위로의 여정 담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 출간

이희숙 작가가 글과 그림을 맡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보다)이 출간됐다. 코로나 시기 어머니를 위한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와 그림책 <꽃파리>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외로움과 위로,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외롭고 무기력한 한 소녀가 숲길을 걷다 만난 강아지, 토끼, 기니피그, 닭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소녀는 처음엔 자신보다도 더 힘들어 보이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하고, 어느새 자신도 그들에게 위로받는다.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도착한 ‘저 너머의 세상’은 특별한 낙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녀의 마음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결국 소녀는 그 여정을 일기장에 기록하며 ‘곁에 함께하는 존재의 힘’을 깨닫는다. 작가는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와 손길이 사람을 살게 한다”며 “이 책이 외롭거나 힘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내가 외로울 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어려운 친구 곁에 잠시 머물러주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소녀가 강아지와 나누는 대화, 겁먹은 토끼와 기니피그의 속내, 서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는 여정이 따뜻한 그림과 함께 그려져 있다. 단순한 동화의 틀을 넘어 삶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 독자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교직생활 후 동화와 그림책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꽃파리>, <소녀와 일기장> 외에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 공저 <효자동 도담이>를 펴냈으며, <윙이와 황금나비>로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 <아리와 몽이의 노래>로 ‘동화마중’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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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2 17:32

부안 문학의 뿌리를 조명하다…최명표 평론가 ‘부안문학론’ 출간

전북특별자치도 문학사의 체계적 정리와 연구에 힘써온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신간 <부안문학론>(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책은 <정읍시인론>(2021), <무주문학론>(2023)에 이어 지역문학 연구 시리즈의 세 번째 결실로, 부안의 문학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연구서다, 약 500쪽 분량의 이번 평론집은 총 5부로 구성돼, 부안의 문학적 지형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표지에는 1930년대 월명암 사진과 내소사 전경을 담아 문학사적·사료적 가치를 더했다. 제1부 ‘비평가론’에는 김철수·신일용·김태수·김아를 다뤘다. 특히 김철수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유학 시절 식민지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고발한 글 2편을 발굴·수록해, 그의 사상적 출발점을 재조명했다. 신일용은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로, 기미년 전주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조선노동공제회 창립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저자는 그를 우리나라 최초의 필화사건 당사자로 소개하며, 전기적 복원과 함께 사상적 글쓰기의 면모를 세밀히 추적했다. 김태수는 소설가로 등단했으나, 만세운동 이후 부안의 사회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그의 평문을 통해 카프의 방향전환기의 사상적 흐름을 읽어낸다. 김아에 대해서는 짧은 생애 속 남긴 미발표작 2편을 발굴해, 해방 전후의 시대상과 연계해 논의했다. 제2부 ‘시인론’에서는 신석정, 김민성, 김형영, 김영훈, 백송, 강민숙, 최기종, 김동필 등 부안 출신 시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했다. 제3부 ‘시집평’에는 송희철, 김선, 최광임, 배귀선, 이은송, 고선 등 지역 시인들의 시집에 대한 평문이 실렸다. 제4부 ‘아동문학가론’에는 백양촌, 김용재, 최균희, 이준섭 등을 다뤘다. 최명표 평론가는 그동안 <전북문학비평가론>, <전북시인론>, <전북지역아동문학연구>를 비롯해 <이익상문학전집>(4권), <전북근대문학자료>(7권), <신문으로 읽는 식민지 전북>(5권) 등을 펴냈다. 그의 꾸준한 연구와 발굴 작업은 전북 문인들의 문학사적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해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2 17:31

사라진 존재들이 건넨 말들…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환상과 은유의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지연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창비)을 출간했다. 2013년 ‘시 산맥’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가 3년 만에 펴낸 시집으로 담백하면서도 단정한 언어들이 돋보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생명과 존재, 삶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주제에 깊은 사유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인간이 대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하듯, 유한한 존재들의 삶과 죽음에서 생명의 근원을 탐색한다. 동시에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라도 방언의 구성진 가락과 소박한 말맛으로 그려낸다. “부석작에서 콩대가 콩닥거리며 이 방을 태웠을 거라 생각하면 재와 연기가 새벽이 올 때까지 방을 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콩 속에 맺힌 영혼이 텅 빈 몸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데워진다 빈 깍지같이 살다 간 영혼들이 빈 깍지 같은 나를 오래 데우다가 긴 굴뚝으로 천천히 새어나가고 또 나처럼 서툰 이가 있어 바닥을 떠돌며 마지막 온기로 나를 받든다고 생각하면 반복한 말을 잃어버린 누군가 구들장 아래 있다고 생각하면…(중략)”(‘콩대를 태운 밤’ 부분) 시인에게 부석작(아궁이)에 넣은 콩대가 불에 타서 재가 되는 소리는 부재하는 이들이 말을 거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시인은 죽음 자체를 회고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사라진 존재들의 삶까지 아우르며 깊은 연민과 사랑을 순환하는 생명의 감각으로 표현한다. 장은영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인 삶과 죽음이 땅 밑에서는 하나의 뿌리처럼 얽혀 있음을 흙에서 배우고 시로 이야기한다”며 “지연의 시에서 우리는 깊은 흙 속처럼 어둡고 습한 생(生)의 거처를 마주하게 된다. 생활의 감각은 구체적이고 확실한 생의 순간들과 대면하게 해준다”라고 설명한다. 총 60편의 시가 수록된 시집은 이전과 달리 목가적인 서정과 생명의 충만함을 느낄 수 없다. 대신 흙 위에서 풍요로워진 시인의 상상력과 생명의 질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1971년 임실에서 출생했다. 시집으로는 <건너와 빈칸으로>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 등이 있다. 제15회 시흥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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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5.11.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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