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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울림⋯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아르누보Ⅲ’ 개최

가을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무대가 전주에서 펼쳐진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52회 정기연주회 ‘아르누보Ⅲ’를 무대에 올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공동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연주회는 국악원 관현악단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은 아르누보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판소리 서사를 토대로 새로운 창작곡을 선보이며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음악적 융합을 지향해왔다. 이번 무대는 교향시와 협주곡, 대합창이 어우러진 네 작품으로 구성된다. 첫 곡은 작곡가 최지혜의 신작 교향시 ‘심청’이다. 판소리 ‘심청가’를 소재로 심청의 효심과 희생, 환생의 이야기를 여섯 장면으로 풀어냈다. 국악 관현악 기법에 현대적 화성을 결합해 서사적 감동과 극적 긴장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두 번째는 이용탁 예술감독이 직접 작곡한 판소리 협주곡 ‘춘향가 中 님 그리는 대목’으로, 장문희 명창이 협연한다. ‘갈까보다·쑥대머리·내 죄가 무슨 죄인가’ 등 춘향가의 대표 대목을 갈라 형식으로 엮어, 명창의 깊은 소리와 관현악의 조화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무대는 홍정의 작곡의 양금·마두금 협주곡 ‘바람의 노래’다. 몽골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창작된 곡으로, 초원의 바람과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양금 연주에는 윤은화 세계양금협회 이사가, 마두금은 부레브쿠 뭉크진 몽골 국립문화예술대 교수가 함께해 국경을 넘어선 음악적 교류를 선사한다. 공연의 대미는 서순정 작곡의 칸타타 ‘해원(解寃)’이 장식한다. 전남 진도의 씻김굿을 모티브로 한 대규모 합창 교향곡으로, 소프라노와 판소리, 합창, 무용이 함께한다. 망자의 원을 풀고 천도를 기원하는 다섯 악장으로 구성됐으며,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협연자로는 신은혜 소프라노, 국립창극단 출신 이세헌·한단영, 국악원 무용단, 위너오페라합창단이 출연한다. 이용탁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아르누보 시리즈는 단순한 기획 공연을 넘어 전통 판소리 서사를 현대 교향악으로 확장한 전북 고유의 레퍼토리”라며 “전북이 창작국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동시에, 우리 음악의 정통성과 예술성을 대한민국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은 초등학생 이상 가능하며, 전석 1만 원이다. 예매는 NOL티켓과 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공연 당일 로비에서는 ‘K-뮤직 공연여권’ 발급과 스탬프 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14 18:27

[안성덕 시인의 '풍경'] 구월

풍랑을 피해 정박한, 아무렇게나 벗어둔 현관의 식구들 신발을 가지런히 짝 맞춥니다. 휴일 오후, 좀 멀리 가볼까 생각다 바람 빠진 자전거를 그냥 두고 나갑니다. 삼십 분쯤 걸어 약속 없이 만난 친구가 헐렁해 보입니다. 기억나지 않을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집니다. 봉숭아꽃이 어느새 색이 다 빠졌네요. 늦게 물들이면 그 꽃달 첫눈 때까지 남아있으려나? 미루다 그만 잊어버린 거지요. 뒷주머니에 꽂은 하모니카, 어디쯤 앉아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 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노래할 참입니다. 아니 아직 별은 멀어 나지막이 휘파람이나 불며 돌아오는 길, 지팡이를 둘씩이나 짚은 노인이 여태 저기 서 있습니다. 빈 그물을 깁고 있는 거미를 한참 들여다봅니다. 귀뚜리 톱질 소리는 언제부터 아다지오였을까요? 제 날개가 무거웠던 걸까요? 깃털을 떨구고 간 비둘기는 지금 어느 하늘을 날아갈까요? 연례행사처럼 꺼낼 재킷 속 엘피에 먼지가 내려앉았겠지요. 패티 킴의 <구월의 노래>가 쓸쓸하겠지요. 눈 뜨고도 못 보았을 붉게 물들어 가는 벚나무를 생각합니다. 귀 열고도 못 들었을 잎새 지는 소리를 생각합니다. 총 맞은 것처럼 가슴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09.13 08:00

작은 공연장의 반란, 세계와 연결되는 '이룸'

150석 남짓한 전주의 작은 공연장이 국제예술 무대를 여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문화공간 ‘이룸’이 오는 23~24일 개최하는 ‘이룸 글로벌 스테이지 시리즈(ERUM GLOBAL STAGE SERIES – Performing Arts Beyond Borders)’가 그 출발점이다. 2018년 전주시 효자동 주택가에 문을 연 이룸은 클래식 공연장으로 출발해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지향해왔다. ‘잇다’ 시리즈, ‘Virtuoso Series’, ‘명화따라 클래식산책 시리즈’ 등을 통해 예술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해왔다. 특히 청년예술가 육성, 장애·비장애 통합 음악캠프, 치매 가족을 위한 힐링 음악회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지역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글로벌 스테이지 시리즈’는 그간의 성장을 국제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특히 관 주도 사업이나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단체가 자체 기획·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단발성 초청 공연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국제 예술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이윤정 문화공간 이룸 대표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국제 초청이 아니라 장기 협력의 시작점”이라며 “작은 민간 공연장도 세계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이룸은 이를 위해 ‘기억을 담는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공간 브랜딩, 창작형 기획 콘텐츠, 전주시 내 소공연장 연계, 국제 네트워크 확장 등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 실행 중이다. 그 구체적 사례가 바로 23~24일 열리는 무대다. 첫날에는 한국과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월드뮤직 그룹 ‘텐거(TENGGER)’가 아시아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실험적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어 24일에는 라오스 전통예술단체 출신의 ‘체오봉(Cheo Bong)’이 무대에 올라 오브제 마임(Object Mime)과 라오스 전통을 결합한 독창적 공연을 펼친다. 현지 민속과 현대적 해석을 접목한 무대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예술적 체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번 시도를 두고 “무모한 도전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이 공간을 열며 큰 꿈을 꾼 것은 아니었지만, 운영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책임감이 떠올랐고, 결국 모든 열정을 쏟아 이 공연장을 지켜왔다”며 “지역에선 새로 생기는 소공연장도 드물고, 기존 공간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군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해온 결과, 객석이 조금씩 채워지고 단골 관객도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도전도 순수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남들이 다 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도, 관객의 흥미도 얻기 어렵다. 매번 새로운 길을 택했지만 실패는 없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부딪히고 도전하겠다. 이번 무대가 부족하다면 보완해 더 나은 공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11 16:50

삶의 고통 예술적 언어로 승화…최화영 개인전 '정월 초 닷새와 빨간구두'

익숙한 모습이 낯설게 다가온다. 빨간색과 노란색 꽃을 배경으로 빨간 구두를 신은 여성이 평온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다. 평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꽃의 크기를 달리 그려 입체감을 살렸다. 최화영 작가의 작품 ‘행복한 사람’이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삶의 에피소드를 그리는 작가 최화영이 오는 21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정월 초 닷새와 빨간 구두’를 연다. 작가는 5년 전 사고로 발에 복합골절과 신경 손상을 입었다. 이전 처럼 걷거나 뛸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고 이후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그림 작업. 그는 고통을 예술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작업에 몰두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과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고 끝내 ‘최화영’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 모든 작품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화지 위에 앉은 자리에서 손을 뻗어 그릴 수 있도록 간단하고 단출한 공간에서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일 파스텔, 볼펜, 수채화, 혼합재료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한 57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지난해부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젤 판화를 작업에 도입해 찾고자 하는 형태와 조형적 완성도가 나올 때까지 뒤덮기도 하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한다. 완성된 형태는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겹겹이 쌓인 물감들의 다층적인 레이어와 작가의 에너지가 깊이 묻어난다. 최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인간은 살면서 수 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며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마음속엔 저마다의 꿈이 있다. 그 선택과 꿈, 나의 의지가 저에게는 빨간 구두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을 다쳤고, 다시는 신을 수 없게 된 구두.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제 마음엔 언제나 고운 구두 한 켤레가 놓여있다”며 “운명과 선택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학동사진미술관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11 16:50

전북출신 최철호 소장, '한강 물길 따라 걷는 경기옛길' 출간

한양도성 전문가인 전북 남원 출신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 한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역사와 삶의 흔적을 담은 신간 '한강물길 따라 걷는 경기옛길'(아임스토리·240쪽)을 펴냈다. 최 소장은 그동안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등을 통해 성곽과 도성, 옛길을 직접 답사하며 연구 성과를 대중과 나눠왔다. 이번 신작은 서울의 젖줄이자 심장인 한강과 그 지류를 따라 형성된 경기의 마을과 나루,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발로 걸어 기록한 인문 기행서다. 책은 양근에서 출발해 남양주 두물머리, 광주 남한산성, 성남 옛길, 하남 강변 마을, 노량진을 거쳐 양천과 파주, 고양, 강화·교동도에 이르기까지 한강 물길을 따라 이어진 여정을 담았다. 정약용과 겸재 정선이 바라본 풍경을 비롯해 조선시대 임진왜란 행주대첩, 남한산성 수비, 노량진과 김포·강화로 이어지는 수운의 풍경 등 역사적 사건과 공간들이 생생히 담겼다. '한강물길 따라 걷는 경기옛길'은 강과 길이 만들어낸 마을과 공동체, 그리고 분단의 경계에 선 한강의 미래까지 담아내며, 한강을 따라 걷는 또 하나의 역사와 문화 체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최 소장은 “강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시간을 따라 걷는 일”이라며 “책장을 덮고 나면 한강 변 어디를 걷더라도 발아래 깔린 수백 년의 시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현재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서울용산학연구센터 이사, 양천문화재단 수석비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며, 다양한 강연과 칼럼을 통해 성곽과 도성의 역사문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준호
  • 2025.09.11 09: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 – 서귀옥 '우주를 따돌릴 것처럼 혼잣말'

올봄 서귀옥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2012년 ‘김유정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니, 무려 13년 만에 선보인 시집이다. 소설책만큼이나 두툼한 시집을 펼쳐 들고 우선 목차부터 훑었다. 쉰여섯 편의 시가 들어있었다. 손가락을 꼽으며 수치로 환산해 보았다. 한 해에 4편씩 쓴 셈이었다. 적어도 너무 적은 과작(寡作)이었다. 한 편 한 편 음미하며 읽다 보니 ‘분홍꽃댕강’처럼 무수히 구겨진 종이의 잔해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그것은 시의 탑(塔)이었고,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쓰디쓴 쇄신의 맛’(「리프레시」)이었다. 시인의 시집에서 주목한 것은 법과 시의 만남이었다. 시인은 ‘시인으로 살아보겠다고 법무사 사무장 관두고 만학을 결정’했다고 「유머」에 썼다. 이후로 시인은 법과 담을 쌓고 시와 사귀었다. 시처럼 말랑말랑하고 서정적인 장르에 도끼처럼 쇠붙이 냄새가 나는 법의 접목이 가능할까. 누가 보기에도 시와 법은 어울릴 수 없는 조합 같았다. 시인의 시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줄타기하는 시적 화자들이 등장한다. 법과 무관하게 살고 싶어도 다양한 이유로 법망에 걸려드는 것이 인생이었다. 법 없이 시를 써 보겠다는 무구한 생각을 시인은 일찌감치 접었을지 모른다. 시인의 시는 법의 해석 안에서 웅숭깊어졌다. 「집이 날아갔다는 말을 들었다」에서 경매 법정을 빠져나오던 한 남자는 ‘집이 날아갔어!’라고 중얼거린다. 경매로 넘어간 집이 ‘지번을 가진 새’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집이 새처럼 날아서 새 번지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므로 경매는 해체가 아니라 재생이었다. 시인은, 한 가족을 낳고 기른 집이 한때 성행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날갯짓하는 것을 본다. 또한, 갑자기 날아온 공에 맞아 집을 날려버린 남자의 처지에 공감한다. 시인은 ‘공도 진심에 닿으면 한 번쯤 좋은 곳으로 날아간다’(「공들」)는 믿음에 힘입어 집이 좋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바람을 잡는다. 「모자는 많고 죄는 다양해요」와 「법정에 가요, 쇼핑하러」는 연작시처럼 읽힌다. 시인은 ‘죄지은 사람과 죄지을 사람은 모자를 눌러쓰는 버릇’이 있다고 말한다. 모자의 종류만큼이나 범죄가 다양한 것은 물론이다. ‘죄를 덮는 덴 모자만 한 것’이 없기에 모자를 쓴 사람들은 ‘죄를 고르기 위해’ 쇼핑하듯 법정에 간다. 그곳에는 ‘오늘만 사는 이들’이 있다. 시인은 불운을 물려받은 이들에게 법정에 즐비한 죄를 내보이며 ‘살 거야? 말 거야?’라고 다그친다. 살고 싶다는 게 ‘사치의 욕구인 이들’을 막다른 길로 몰아간다. 그러나 막다른 길에도 퇴로는 있다. 「위너」에서 시인은 ‘얼어붙지 않으려고 멍을 옮겨 달고’, ‘좀 더 유연해지려고 구겨지며’ 그저 살기만 하자고 손을 내민다. 루저와 잉여일지라도 가로등 폭죽을 터뜨리면서 자축하며 살자고 한다. ‘제 꿈의 보폭과 속도로 시차를 수련하면서’(「미래는, 내가 이름 붙여준 나의 골든레트리버」) 저마다의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그렇게. 시인은 「좋은 인상」에서 ‘내 시가 곧 죽을 사람의 마지막 한 끼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시인입니다’라고 썼다. 그런 마음으로 쓴 시 쉰여섯 편을 읽고 나니 며칠을 안 먹어도 될 만큼 포만감이 느껴졌다. ‘뻔하고 엽기적이어도 한 번씩 눈물 나게 웃어’ 달라는 당부대로 킥킥대기도 했다. 나도 시인처럼 우주를 따돌리고 혼자가 된 듯 가벼워졌다. 황보윤 소설가는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 <모니카, 모니카>, 장편소설 <광암 이벽>, <신유년에 핀 꽃>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9.10 18:49

주도적 아이로 만드는 진짜 교육의 지침서⋯ '스스로 배우는 아이로 자라는 중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학습시간을 기록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지만, 정작 OECD 38개국 가운데 10대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최하위권에 머무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에 유성동 저자는 성적뿐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한 일상과 삶을 바라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 지침서 <스스로 배우는 아이로 자라는 중입니다>(공감S)를 펴냈다. 전직 초등교사였던 유 씨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져왔다. 그는 교사로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를 책에 담았다. 1장에서는 스스로 배우는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 어른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을 다룬다. 칭찬과 긍정적 낙인, 성취감과 선택권 부여, 모범 보이기, 아이를 억누르지 않는 대화, 조급함 내려놓기, 실패 허용하기, 독서의 즐거움 등이 소개된다. 2장에서는 역발상, 메모와 마인드맵, 4단 분리법, 어휘력과 한자 학습, 보수와 곱셈 보수, 창의적 사고 등 아이가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3장은 부모의 태도가 아이를 바꾼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해와 질문, 인정과 기다림, 올바른 부모 대화법, 부모가 남겨야 할 유산 등이 핵심 주제다. 4장에서는 ‘부모와 아이는 함께 성장한다’는 깨달음을 전하며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짚는다. 마지막 5장에서는 더 큰 틀에서의 교육 환경 변화를 설명하고, 아이의 진정한 행복과 성장을 위해 부모가 결단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 씨는 이번 책에서 “아이가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거듭 말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교육법은 부모의 ‘모범 보이기’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환경은 외부에도 있지만, 진정한 교육 환경은 부모의 삶 속에서 만들어진다. 부모는 아이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면 아이는 낯선 문제 앞에서도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는 주도성을 기르고, 실패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며 “이 책과 함께 부모와 아이가 성장하는 여정을 시작하길 바란다. 그 길 위에서 서로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씨는 14년 동안 초등교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공감·공존·공영의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시민 양성 단체를 설립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문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10 16:52

선비의 절개와 철학이 깃든 한시의 궤적을 되짚다

“기록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문화가 되며 문화는 곧 국력이 된다. 선대의 유업과 자취를 정리하는 일 또한 이와 다를 바 없음에도 이를 미루고 게을리 한 탓에 선생께서 타계하신지 반세기가 훌쩍 지나서야 유고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으니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포암(圃巖) 이종엽 선생의 손자이자 전북대 명예교수 이상찬은 자신이 엮은 포암산인 문집 <어찌하여 밤벌레 소리 이리도 시끄러운가>(지운북스)에 이렇게 썼다. 30년 전부터 문집 출간을 준비해 온 그는 선생의 한시 130편을 엮으면서 두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시대는 변했고 읽히지 않는 책은 서가에 박제된 자료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한문 해독이 어려운 독자도 한시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음을 달고, 어휘 풀이를 하여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선대의 유업을 정리하고 유고를 세상에 내놓는 일은 후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조부이기 전에 역사의 파고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학문의 등불인 스승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게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선생이 남긴 포암산인 사고는 상‧하권으로 되어 있다. 이 가운데 이상찬 교수는 상권을 국역하여 하나로 묶었다. 책에는 오언‧칠언절구, 사율, 배율 등 다양한 형식이 고루 담겨 있다. 자경과 기행, 헌작과 추모, 역사와 애국, 충절과 의리, 효, 선조 추모 등 전통의 가치관과 철학도 고스란히 녹아 있어 깊은 학문과 철학 세계도 엿볼 수 있다. 동시대 문인들과의 교유가 담긴 시편들도 수록돼 학문과 덕성을 키우며 인격적 완성을 위해 노력해 온 선비정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아직 출간하지 않은 포암산인 사고 하권에는 태극도설과 운림정사 문답, 서간문, 선대의 해앙 등 선생의 학문적 역사를 사유할 수 있는 자료들이 실려 있다. 책을 엮은 이상찬 교수는 선비의 절개와 철학이 깃든 한시의 궤적을 되짚고, 선생의 정신을 복원하는 마음으로 육필원고 일부를 부록에 실었다. 이상찬 전북대 명예교수는 전북대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예술문화연구소장과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해 전국단위 공모전에서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대한민국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0 16:51

'괜찮다'는 위로로 일궈낸 행복…박민배 에세이 '괜찮아, 괜찮아'

진안 출신 박민배 작가의 에세이집 <괜찮아, 괜찮아>(신사우동 호랑이)가 출간됐다. 지난 2020년 출간한 <외딴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에세이집으로 '언어'가 지닌 무궁무진한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 풀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 저자는 해학과 풍자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아름답게 늙고, 나답게 살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 등에 대해 기술한다. 고통과 절망, 슬픔뿐인 우리의 인생에 ‘괜찮아’라는 씨앗을 뿌려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간명하고 군더더기 없는 필치로 위로의 울림을 전한다. 더불어 이번 에세이집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홍콩, 러시아,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체코, 크로아티아 등 저자가 여행하면서 찍은 이채롭고 감상적인 사진들도 함께 수록됐다.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과 맞물려 핍진하고도 세밀한 서사로 재탄생해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박 작가는 “삶이란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고, 죽음이란 고요한 연못에 달이 잠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삶과 죽음은 어쩌면 이미 연기된 미래일지도 모른다. 이왕이면 아름답고 치열하게 살다가 후회 없이 맞이하고 싶은 인생의 지혜를 제시하자는 생각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안 출생인 박민배 작가는 건국대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표준협회 편집실장과 본부장, 국가표준 정보센터 수석연구위원, 수원과학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17년 산문 ‘외딴섬에 핀 꽃이 더 아름답다’등 5편이 상하 문학상 수필 부문에 선정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0 16:30

OPS부터 KBO·MLB 스타까지, 쉽고 즐겁게 읽히는 '야구 심화서' 탄생

1만 부 이상 판매된 야구 입문서 <야구 만화 도감>이 한 단계 더 심화된 <야구 만화 도감 2>(후즈갓마이테일)로 돌아왔다. 이번 책의 저자는 2005년부터 스포츠 웹툰을 그리기 시작해 현재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야구 웹툰을 연재 중인 작가 익뚜다. 감수는 40년 넘게 야구를 사랑해 온 ‘야구 덕후’이자 26년 차 스포츠 기자로, 현재 한겨레신문 스포츠팀장을 맡고 있는 김양희 기자가 맡았다. 1편이 야구의 기본 규칙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면, 이번 심화편은 현대 야구의 핵심인 전략·데이터·포지션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여기에 KBO와 MLB 현역 스타 선수들의 생생한 정보까지 담아, 어린 독자와 이제 막 야구에 입문한 ‘초보 팬’들이 실제 프로야구와 연결해 지식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한국 우승팀 ‘이겼스’와 미국 우승팀 ‘다졌스’의 가상 경기를 통해 경기장의 긴장감과 치열한 수 싸움을 생생히 재현한다. OPS, 세이버메트릭스, 수비 시프트 등 낯설지만 꼭 알아야 할 현대 야구의 핵심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으며, 만화 속 유쾌한 대사와 깨알 같은 유머 코드가 가득해 재미있게 읽다 보면 야구 지식이 저절로 쌓인다. 또 현재 맹활약 중인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 선수 총 24명의 상세 정보를 수록해, 야구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더 깊은 몰입감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한층 넓어진 야구의 세계를 선사한다. 박용택 전 프로야구 선수는 추천사에서 “야구는 알면 알수록 전략과 규칙이 다양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야구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니 놀랍다”며 “보면 볼수록 야구가 쉬워지는 이 책이 한국 야구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지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감독 역시 “천만 관중 시대에 야구를 더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라며 “KBO 선수들과 MLB 최고의 선수들을 비교한 내용도 흥미롭다. 야구를 더 알고 싶은 어린이뿐 아니라 야구의 매력에 눈뜬 MZ세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10 16:30

'500년 호남 땅의 유일한 왕비'…제2회 정순왕후 추모제 13일 정읍서 연다

단종의 비(妃)인 정순왕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기리는 행사가 정읍에서 열린다. 정읍시 칠보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송암문화재단은 오는 13일 오후 4시 30분 정순왕후 태생지(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740)와 송현섭공원 특설무대에서 제2회 정순왕후 추모제와 동진강시민음악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정읍 칠보에서 태어난 정순왕후 송씨는 조선 왕실로 입궁하였으나 단종의 폐위와 사사라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역사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도 왕비로서 남편의 곁을 지키며 연명했고, 82세까지 살아 조선 왕조사에 이름을 남겼다. 500년 호남 땅에서 태어난 유일한 왕비라는 점에서 그녀의 생애는 지역사와 조선사 모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추모제 행사에서는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는 창무극 '정순왕후'와 정읍시립농악단 길놀이·버나놀이 등의 공연이 준비됐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동진강시민음악회'는 송현섭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음악회에서는 노래자랑과 경품추첨, 지역 농산물 나눔이 이어진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는 무료 식사도 제공될 예정이다. 정순왕후의 고향 칠보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무성서원을 비롯해 사찰과 누각, 서원, 불상 등 문화유산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제례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마련됐다. 송암문화재단 송기도 고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를 이어갈 수 있게 돼 의미가 깊다”며 “지역 주민의 성원과 관심이 정순왕후의 삶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보면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고장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되새기고 이웃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주민 화합을 이루는 소중한 시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9.10 16:11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혁명 기록지킴이’ 운영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다음 달 26일까지 특별 체험프로그램 ‘동학농민혁명 기록지킴이’를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는 동학농민혁명박물관에서 진행되며,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순회전 ‘세계에 새겨진 혁명의 기록’과 연계해 기획돼 기록유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기록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제 프로그램에서는 △전통 제본 방식으로 나만의 옛날 책 만들기 △한지공예 필통 꾸미기 △동학농민군의 구호가 담긴 깃발 만들기 △물로 쓰는 서예 체험 △동학농민군 재현 의상 착용 △오늘하루 기록카드 제작 △기록지킴이 인증서 수여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기록 활동 등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점심시간(오전 11시 30분~오후 1시)과 월요일 휴관일은 제외된다. 모든 체험은 무료로,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다만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사전 전화 예약이 필요하며, 준비된 교구재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박물관이 전시와 교육, 체험, 휴식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관람객들에게 유익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다양한 기록 활동을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지닌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그 의미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공식 홈페이지 및 SNS 채널, 전화(063-530-9405)로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9.10 16:10

'문학'으로 만나다…시꽃피는 완주산책 9월 행사 열려

‘시꽃피는 완주산책’ 9월 기획행사가 오는 15일 오후 3시 완주중앙도서관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완주인문학당과 천년전주사랑모임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한국 시의 젊은 전통’을 주제로 열린다. 김사인 시인이 함께하며 북토크 형식으로 6시까지 진행된다. 행사에는 권선희 시인이 참여해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창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시집은 지난해 구상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바닷가 동네 구룡포를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권 시인은 여러 사연들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말'로 귀담아 듣고 이를 굿판처럼 펼쳐내며 생명과 죽음,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되묻는다. 이번 북토크에서 시인은 시집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작품 창작 과정, 시를 통해 바라본 오늘의 세상에 대한 생각을 독자들과 나눌 예정이다. 특별히 김사인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만남은 시와 삶, 그리고 마을이 하나 되는 따뜻한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주인문학당 이종민 대표는 “이번 행사가 문학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꽃피는 완주산책' 9월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완주인문학당으로 문의하면 된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0 16:08

예술로 물드는 '수요일'⋯전주문화재단 '수.수.콘' 하반기 라인업 공개

(재)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이 2025 공연활성 무대지원사업 ‘수요일 수많은 콘서트(이하 수수콘)’의 하반기 공연을 시작한다. 7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열리는 수수콘은 클래식·연희극·국악·퓨전국악·다원 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사업은 지역 공연예술단체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실연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돼. 시민들에게 풍성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지역 예술계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달 10일 시작해 다음 달 22일까지 진행되는 하반기 공연에서는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6개 단체가 출정 준비를 마쳤다. 하반기 공연의 첫 순서인 10일 무대에는 전주가야금연주단이 올라 전주의 역사와 정서, 음악적 정체성을 조명하는 ‘전주를 잇다(온고지신Ⅲ)’을 선보인다. 이어 이달 17일에는 이희정 밴드의 ‘전주 모주이야기’러 판소리 기반 퓨전음악극을 통해 조선으로 타임슬립을 떠난다. 24일 공연에서는 국은예에트가 ‘정취_정서를 자아내다’로 전통음악과 드로잉, 수필(낭송)의 융합으로 느껴보는 한옥의 정취를 전한다.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예술연구동인 프로베온의 음악극 ‘브람스, 한벽歌Lied von der tiefen Einsamkeit’으로 브람스의 삶과 사랑의 서사를 표현한다. 이어 15일에는 오정무 해금밴드가 ‘달빛에 바치는 오정무 해금이야기’가 무대에 오르며, 마지막 22일에는 파스토조 중창단이 ‘한국가곡과 아리아의 밤’이라는 작품으로 공연을 장식한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와 예매 방법은 전주문화재단 또는 전주한벽문화관 누리집에서 확인 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는 한벽문화관운영팀(063-280-7046, 7009)으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09 17:27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고전소설 '삼국지'를 읽다

유비‧관우‧장비가 등장하는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연의(삼국지)’는 동아시아에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소설로 꼽힌다. 실제 삼고초려, 읍참마속, 출사표, 계륵, 백미 등 삼국지에서 나온 수많은 어휘가 한국에서 일상용어로 쓰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수백 년간 한국 사회에서 확대 재생산된 삼국지 열풍을 반영하듯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주제전시 ‘소설 삼국지를 보는 즐거움’을 진행한다. 내년 1월 25일까지 전주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전주와 조선왕실실에서 열리는 이번 주제전은 역사 설화 삼국지연의와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삼국지연의도를 조명하는 전시품 22점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관우를 신으로 모신 관우 신앙을 깊이 있게 살핀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물관이 구매한 ‘삼국지연의도’ 병풍과 족자를 최초로 선보인다. 1987년 임경수(19세기~20세기)가 그린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은 각 폭마다 삼국지연의의 초반부 주요 장면을 묘사했다. 특히 도원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장면이나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이나 찾아간 삼고초려는 소설의 장면을 상상할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장의 하이라이트는 ‘관우도’와 ‘적토마도’이다. 관우도는 중앙에 황제복을 입은 관우가 앉아 있고 좌우에 창‧활‧칼, 언월도를 들고 있는 네 명의 관우가 묘사되어 있다. 인물의 위계에 따라 상‧하단으로 나눈 구성, 적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한 채색법 등에서 불화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적토마도는 관우가 조조에게서 선물 받은 말로, 관성묘에서는 벽화나 상으로도 제작됐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들어온 명나라 군사들이 왜구를 물리친 것이 관우신의 도움이라 여겨 한양에 관성묘인 남묘가 건립됐다. 이후 19세기 말 사회적 혼란 속에서 관우 신앙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1895년 전라관찰사 김성근과 남고산성을 지킨 무관 이신문이 남고산성에 관성묘를 세웠다. 외삼문의 편액 ‘관성묘’는 김제 출신의 서예가 조주승(1854~1903)이 썼는데 이번 전시에서 편액 탑본도 선보인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9 17:25

부안 페퍼라이트·솔섬 응회암, 천연 기념물 된다

전북 부안군 적벽강 해안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두께 약 1m 내외의 암석층 ‘페퍼라이트’와 포도송이 모양의 화산암 구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9일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와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페퍼라이트(peperite)는 화산암과 퇴적암이 파편처럼 섞인 암석을 말한다. 뜨거운 용암이 습기를 머금고 아직 굳지 않은 퇴적물을 지나가면, 퇴적물과 용암이 뒤섞이고 굳어져 만들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후추(pepper)를 뿌린 것 같이 보인다 하여 페퍼라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격포리 페퍼라이트는 적벽강 해안절벽을 따라 상부의 곰소유문암층(화산암층)과 격포리층(퇴적암층) 사이에 두께 약 1m 내외로 형성됐다. 보통 페퍼라이트가 띠 모양으로 생성되는 것과 달리 격포리에서는 두꺼운 규모로 만들어져 지질유산으로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다. 약 8700만 년 전 부안 지역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부안 솔섬은 하부에 포도송이 형태의 화산암이 자리하고 있다. 응회암이 단단히 굳기 전 열수(유용광물이 녹아 있는 뜨거운 용액)가 모암을 뚫고 지나가면서 열수 내 철산화물이 침전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독특한 화산암 구조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기간은 30일이다. 이후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된다.

  • 문화재·학술
  • 박은
  • 2025.09.09 16:12

도자예술의 진수 만끽…국제도예페스티벌 in 전주 개막

도자예술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국제도예페스티벌이 9일 전주에서 개막한다. 한국도자예술협회(회장 이진욱)와 산성예술협회가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남원시 등이 후원하는 국제도예페스티벌은 오는 16일까지 전주와 남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전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페루, 중국 등의 도예 작가들이 모여 창작의 열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전통 가마에 작품을 넣고 장작을 채워가면서 불을 뗀 후 가마를 식혀 작품을 꺼내는 도자 제작 과정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페스티벌 기간에 국내외 작가들의 도예전이 마련돼 현대 도자예술의 국내외 흐름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식은 9일 오후 4시 전주 향교에서 열린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전주향교에서 워크숍이 진행되며 12일부터 16일까지 남원시민도예대학에서 장작가마 소성 체험이 운영된다. 이진욱 한국도자예술협회장은 “7박 8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작가들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장작가마에서 불의 예술로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며 “각국의 도예 정신과 기술을 교감해 살아있는 예술 체험 현장을 마련하자는 게 이번 행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8 18:35

삭감됐던 영화 예산 부활…지역 영화계, 생태계 회복 관건은 체계적 지원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삭감됐던 영화 분야 예산이 회복되면서 영화산업 전반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지역 영화계에서는 예산 사용 구체성이 부족해 실효성 면에서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문체부가 발표한 내년 영화 분야 정부 예산은 올해보다 669억 원(80.8%) 늘어난 1498억 원으로 확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긴급지원이 편성됐던 2022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대 규모로, 침체기에 빠진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화기획개발 지원액을 지난해 대비 33억 증액한 80억 원으로 확대했다. 2023년까지 이어왔던 차기작 기획개발비 지원 예산(17억)도 별도로 편성했다. 중예산(제작비 20억~80억 규모) 영화제작 지원 예산은 올해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강화했다. 독립‧예술영화 상영 지원사업도 신설해 18억 원을 지원한다. 영화 투자의 마중물 격인 모태펀드 영화계정에는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난 700억 원을 출자해 총 1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영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예산 증액에 대한 지역 영화인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정부에서 영화계 회복을 위한 역대급 예산을 편성했지만 실제 지역 영화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없앤 △지역 영화 문화 활성화 지원 사업(8억 원) △지역 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 지원 사업(4억 원) 등 실제 지역에 도움이 됐던 사업들은 되살아나지 못한 상태다. 해당 사업을 통해 지역 영화 단체는 영화인 육성‧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역영화 배급 추진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2018년 시작된 사업은 명확한 근거와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시작 5년 만에 폐지됐다. 게다가 해마다 예산이 지원됐던 국내‧국제영화제에 대한 명확한 지원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지역 영화인들은 예산 발표는 증가한 숫자들만 알려줄 뿐, 실제로 예산 활용 방안 등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주산골영화제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8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이 전체적으로 늘었다는 발표만 있을 뿐 새로운 지원 제도나 기준 등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예산 증액으로 지역 영화 생태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추측일 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했던 지역영화 예산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부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산 증액은 단기적인 계획에 불과하기 때문에 장기적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예산을 운영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영화진흥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 영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영진위에서 운영했던 지역영화문화진흥소위원회가 갑자기 중단되면서 지원 사업들이 지자체에서 ‘알아서’ 운영되고 있어서다. 지역 영화인들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구축돼야 진정한 영화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도킹텍프로젝트협동조합 김형준 이사장은 “예산 편성이 되더라도 지역으로 내려오는 시간은 상당히 걸릴 것”이라며 “요즘은 지역영화산업을 따로 부흥시킨다는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 영진위에서 운영한 지역영화소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마련돼야 지역 저예산·독립영화 제작시스템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9.08 17:51

전주세계소리축제, 제4회 아시아 월드뮤직 어워드 시상식 성료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는 재단법인 월드뮤직센터(이사장 강선대)와 공동 기획한 ‘제4회 아시아 월드뮤직 어워드’ 시상식과 기념 연주가 지난 달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성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시아 월드뮤직 어워드’는 음악을 통한 문화 교류를 선도하는 아시아 아티스트를 격려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된 상이다. 제1회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제2회 이란 작곡가 후세인 알리자데, 제3회 안숙선 명창에 이어 올해는 일본의 쇼(shō, 생황과 유사한 관악기) 연주자 미야타 마유미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에는 강선대 이사장,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일본 음악대학 교수진 등이 참여했으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5천 달러와 전각 명인 진공재가 제작한 상패가 수여됐다. 1954년 도쿄 출생의 미야타는 가가쿠(궁중악)와 쇼 연주자로 활동하며 일본 전통을 대표해왔다. 나가노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가를 연주했으며, 존 케이지, 로베르트 플라츠 등 세계적 작곡가들과의 협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날 기념 연주에서는 가가쿠 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소리축제와 월드뮤직센터는 앞으로도 격년으로 ‘아시아 월드뮤직 어워드’ 시상식과 국내 초청 무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9.07 17:06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문화누리카드 이용 활성화 이벤트 진행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문화누리카드 활성화 촉진을 목적으로 알리미 2차 이벤트를 운영한다. 재단은 8일부터 19일까지 운영하는 '알리미' 이벤트를 통해 문화누리카드의 도내 이용을 활성화하고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7일 밝혔다. 참여 대상은 문화누리카드 수혜자이며, 총 40명의 당첨자를 무작위로 추첨하여 소정의 기프티콘을 증정할 계획이다. 참여 방법은 온라인으로 가능하며 카드 사용 영수증을 네이버 폼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 카드를 사용하고 활동 인증사진을 함께 제출하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총 40명의 당첨자 중 5명은 활동 인증사진을 제출한 참여자 중에서 우선 선정된다. 재단은 오는 10월과 11월에도 추가 이벤트를 열어 문화누리카드 이용 활성화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문화누리카드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복권 기금으로 운영되는 공익사업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향유 △국내 여행 △체육활동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올해는 도내 약 14만 명에게 1인당 14만 원이 지원되며, 문화누리카드는 11월 28일까지 전국 주민센터 또는 누리집에서 발급받아 12월 31일까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9.07 17:0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