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03 17:32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전주의 조용한 거리를 발칵 뒤집은 인형들...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

지난 29일 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가 열린 전주 웨딩거리. 거리 곳곳은 어린이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평소 한산했던 거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띄는 분위기였다. 전주시와 사단법인 꼭두는 지난 22일, 29일 전주 동문거리와 웨딩거리에서 국내의 수준 높은 인형극 작품을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를 개최했다. 인형극제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전주의 즐길거리를 다양화하고, 지역 상가와 거리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축제다. 29일 웨딩거리에서는 △판소리 체험 인형극 호랑이 家(가) △동화책을 활용한 복합 인형극 일곱 마리 아기 염소와 늑대 △테이블 인형극 동무를 위하여 △관객과 직접 떡을 만들어보면서 진행되는 국악 체험 인형극 달달한 수수팥떡 이야기 △신문지로 만든 거대한 공룡들이 거리를 뛰어다니는 신문지 공룡 퍼포먼스 벨로시랩터의 탄생 공연 등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겨우 엉덩이 하나 들어가는 작은 매트 위에 앉아 인형극에 집중했다. 거리 곳곳을 무대로 펼쳐진 인형극제에 매트를 손에 들고 인형극 하나가 끝나면 자리를 이동하고, 또 하나가 끝나면 자리를 이동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웨딩거리는 인형극제 동안 시끌벅적하고 북적였다. 신선한 전주거리 인형극제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희들도 즐거웠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오랜만에 거리가 활기를 찾은 듯해 보기 좋다" 등 시민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시민 이경윤(35) 씨는 "인형극 내용이 아이들도 많이 관심 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좁은 길거리 공간을 최대로 활용해서 밀도 있게 프로그램을 준비한 듯해서 좋았다. 곳곳에 스태프들이 많이 배치돼 있어 안전·안내 등 문제도 빠르게 해결돼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용완(67) 웨딩거리 상인회장은 "현재 웨딩거리가 낙후돼서 상가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부모님들까지 주말에 온 가족이 손 잡고 오는 모습을 보니 거리와 상가에도 생기가 돌고 좋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0.30 16:21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시민이 소통하는 ‘2022 저널리즘 주간’ 2주간 개최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2주 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2 저널리즘 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언론과 시민이 소통하는 국내 유일의 저널리즘 행사로, 매년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마련, 2019년부터 재단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저널리즘 온앤오프(ON&OFF)’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최대 규모이다. 행사기간동안 프레스센터 서울앞마당에는 전시회와 다양한 저널리즘 체험행사가 시민들을 맞이한다. 메타버스(https://kpfor.ovice.in/) ‘2022 저널리즘 주간 타운’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저널리즘 주간의 현재(ON)와 과거(OFF)를 경험하고 저널리즘의 미래(ON&OFF)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로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민들과 공유하게 된다. 11월 4일에는 제4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가 진행되며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신뢰ON, 편견OFF’와 시민참여 세션,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이 열린다. 컨퍼런스에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언론의 역할 △독립언론과 미디어스타트업 △시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2022 저널리즘 주간>의 모든 행사는 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저널리즘 주간 세부일정 확인 및 현장 참석 사전등록은 <2022 저널리즘 주간> 공식 홈페이지 http://www.jweek.or.kr 를 통해 가능하다. 또한‘저널리즘 주간’을 카카오톡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2.10.29 23:13

'75년 전통' 바르나 국립 발레단 내한...익산 12월 22, 23일 공연

7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바르나 국립 발레단이 12월 첫 내한 공연에 나선다. 공연기획사 브라보컴에 따르면 바르나 국립 발레단은 12월 6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안동, 구미, 거제, 순천, 익산, 목포 등을 대상으로 국내 투어를 가진다. 익산 공연은 12월 22, 23일 양일간 익산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이날 발레단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명작으로 꼽히는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 공연한다. 공연을 통해 최고 수준의 발레 기술과 완벽한 연기, 깊은 내면까지 표현하는 극적인 동작과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발레단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준비한 내한 공연인 만큼 곳곳에서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브라보컴 관계자는 "한 해를 정리하는 뜻깊은 12월. 전국 투어로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발레 공연이 발레 애호가들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발레단은 1947년 바르나 오페라 발레와 동시에 창단됐으며, 모든 발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르나는 모든 무용수들의 꿈이 실현되는 등용문인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중 하나인 바르나 발레 국제 콩쿠르가 열리는 곳이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27 17:56

전시장에 나타난 동물...11월 6일까지 전시 ',(comma)' 개최

전시장에 코끼리, 기린 등 동물이 나타났다. 코끼리는 누워 있고, 새끼 기린은 공 위에 올라가서 놀고 있다. 전시장 나들이 나온 동물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 뜻밖의 미술관(센터장 김성혁)이 11월 6일까지 전시 ',(comma)'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김미라 서양화가, 이보영 한국화가, 황유진 조각가(조소)가 참여했다. 세 명의 작가는 동물과 자연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상 속 작은 쉼의 풍경을 표현했다. '다양성'이라는 큰 주제에 쉼을 뜻하는 ',(comma)'를 더해 관람객에게 쉼을 선물하고자 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관람객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작품 앞에 작은 의자도 설치했다. 가만히 앉아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미술관은 전시 관람 외에도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시장 앞쪽에는 돌, 나무, 기린 등이 그려진 엽서에 각자만의 색을 채울 수 있도록 사인펜, 색연필도 구비해 뒀다. 세 명의 작가는 "관람객은 연극적 요소를 가진 작품의 공간으로 들어와 작품 속 세상을 경험하며 작품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들의 상징체인 돌, 나무, 기린과 함께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 일상을 회복하는 통로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27 17:56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녹두장군 전봉준

10월 28일 저녁 정읍의 전봉준 고택에서는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의 공개 시연회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동학에 관련된 많은 학술 세미나, 예술 공연 등이 있었지만 오늘 행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전통예술의 고장이자 동학혁명발상지 정읍에서 현대 문화운동의 거목인 창본 작가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이 함께 자리하며 판을 이끈다는 사실이다. 창작판소리 창본 집필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 마당극의 창시자 임진택 이사장. 작창과 완창을 도울 이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송재영 명창, 국립민속국악원장 왕기석 명창이다. 그들은 3시간 동안 동학에 대한 이해와 진실을 소개하며 소리판으로 이끌 것이다. 오늘의 공연은 누구나 평등 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더불어 급변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 한반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정읍 전봉준 생가에서의 시연회를 시작으로 11월 4일 정읍 연지아트홀, 10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19일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뜻깊은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 동학혁명은 1894년 신분제 중심의 오래된 체제를 개혁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일어난 혁명이다. 또한, 일본 국권 침탈에 맞서 싸운 민족의 봉기로써 큰 의미도 있으며 애국이라는 민족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고 왜곡, 축소되어 왔다. 그러던 중 1960년 4.19혁명 이후 동학혁명의 재조명이 시작되었고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과거사 정리를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 추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혁명을 주도했던 전봉준은 전라북도 고부(정읍시의 면) 전창혁의 아들이었다. 당시 전라 고부 군수 조병갑은 악랄한 탐관오리였는데 그는 만석보란 대형 저수지를 축조하여 사용료를 부과하였고, 자신의 아버지 공덕비를 세우겠다며 양민들로부터 엄청난 조세와 잡세를 걷고 양민들에게 강제적 노역을 부여하는 등 백성들을 괴롭혔다. 결국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정읍 고부 고을의 백성들은 전봉준의 아버지인 전창혁을 대표로 뽑아 탄원서를 제출하게 하였으나 군수는 그를 모진 곤장으로 형벌을 내렸고 보름도 안되어 사망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한 전봉준은 봉기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겼고 탐관오리의 수탈, 부정부패를 알리며 첫 동학혁명의 계기를 만들었다. 오늘 그러한 과거 민초의 역사가 판소리란 민족예술로 만들어져 국민에게 다가선다. 판소리는 조선말 가장 민중의 애환을 잘 표현하고 즐겼던 대중음악이었으며 현대 창작판소리는 계몽운동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오늘 목놓아 부르게 되는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이 진정 하나의 불씨가 되어 현 어려운 정국의 희망 밀알이 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필자는 소원해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27 17:53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찾아가는 소리축제 오리 날다

1. 안데르센의 명작 새롭게 탄생하다 디즈니 만화 ‘인어공주’가 실사 영화로 개봉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 기대는 분노로 표출된다. 인어공주 예고편이 유튜브에 공개된 지 얼마 못되어 150만개의 ‘싫어요’를 받고 말았는데 그 이유는 디즈니 측이 베일리를 '인어공주'의 주인공 애리얼 역할로 캐스팅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녀가 흑인이라는 점을 놓고 원작을 파괴하는 처사라며 비난을 했다. 1875년 세상을 떠난 인어공주의 원 저작자인 안데르센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그는 다시 펜을 꺼내 들고 ‘미운오리새끼’ 두 번째 책을 집필하지 않았을까? 모든 편견과 차별을 이야기 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이다. 전 세계 아동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 동화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 임실과 장수를 찾아가 아이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공연은 에너지 넘치는 다섯 명의 배우들과 손성한 지휘자가 있는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과의 협업 아래 찾아가는 소리축제 어린이 뮤지컬 ‘오리 날다’ 로 새롭게 태어났다. 2. 원작을 멋지게 비트는 방법 태어나면서부터 자신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형제들에게 환대 받지 못하고 계속 미움만 당하는 아기 오리가 외로운 시간을 견딘 후 드디어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찾고 아름다운 백조와 나란히 날아오르는 결말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원작을 어떻게 각색하고 확장했을까? 우선 아기 오리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했다. 아기 오리를 미워하는 건 형제들이 아니라 오리 친구들이지만 아기 오리 옆에는 든든한 아빠의 존재를 부여해 주었다. 오리 마을을 지키는 보안관이자 다정한 아빠는 무지개 나라로 떠난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며 그녀를 묵묵히 기다린다. 아기 오리는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결말에 이르러 아기 오리는 엄마처럼 아름다운 백조가 되지만 무지개 나라로 떠나는 대신 오리 마을을 지켜주는 보안관이 되겠다는 선택을 한다. 오리 친구들은 아기 오리의 결정에 크게 기뻐한다. 원작을 비틀어 ‘오리 날다’ 만의 멋진 결말이 탄생하는 장면이다. 3. 관객이 있는 어느 곳이든. 이렇게 뮤지컬 ‘오리 날다’ 는 단순히 원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며 모든 관계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작품의 커다란 힘은 또 있다. 2016년도에 창단하여 이미 지역에서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의 양념 역할을 넘어서 어느 덧 서사를 이끌고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관악기로만 넘버들을 편성하여 다양한 소리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며 모두가 다 아는 줄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었다. 플롯과 클라리넷 등 관악기의 힘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공연으로 찾아가는 소리축제답게 다채로운 소리의 향연을 맛볼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신명수 연출가는 별도의 세트 이동이나 암전이 없어도 장면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앞으로 이 공연이 관객들만 있다면 어디든 찾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아기 오리가 백조가 될 때까지 초연부터 이 작품을 함께 키워 온 배우들의 열연과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과의 콜라보레이션 또한 이 공연의 가치를 보여준다. 어린이 뮤지컬 ‘오리 날다’ 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관객이 있는 어느 곳이든 훨훨 날아가길 기대해 본다. 김소라 극작가는 뮤지컬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창작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 <이매설가를 찾아라>, <디어 마들렌> 등이 있다. 이 외에 무대공연 연출, 행사 기획,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현재 아트컴퍼니 두루 예술감독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26 17:32

정성수 시인 26번째 시집 '화답' 출간

중견 시인 정성수 씨가 26번째 시집 <화답>(화암출판)을 펴냈다.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증정본과 소장용 99권, 비매품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했다. 시집에는 다른 사람이 지은 시에 화답하는 시 63편이 담겨 있다. 시집은 원시와 화답시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하나의 맥락으로 묶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에 정 시인은 "원시와 화답시를 하나로 묶어 읽는다면 원시와 화답시 사이의 간극이 좁아져 이해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식 평론가는 "시인의 내면세계와 문학적 지향점까지 유추할 수 있는 시들은 교육적 의미와 시적 가치까지 내재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학적 성공 작인 동시에 삶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와 교감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준관 시인은 "화답시는 원시와 관련된 사건이나 일화 등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읽는 사람의 공감을 받고 나아가 시적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정 시인의 시집 <화답>은 대화적, 서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적 자료가 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동시집, 산문집, 동화집 등 67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전라북도 문화예술창작지원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등을 수혜 했다. 그는 전주대 사범대학 겸임교수, 전주비전대 운영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단법인 미래다문화발전협의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0.26 17:30

남원 시민단체 "최초 춘향 영정 봉안"...남원시 "춘향 대표 영정 아냐"

남원시와 시민단체가 춘향 영정 교체를 둘러싸고 팽팽한 의견 차를 보이며 춘향 영정 교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남원시는 최초 춘향 영정이 춘향을 대표하는 영정이라고 할 수 없어 새로 그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춘향 영정을 새로 그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26일 남원 시민단체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는 26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원시에 "춘향사당에 최초 춘향 영정을 봉안하라"고 촉구했다. 단체가 말하는 춘향 영정은 강신호와 임경수 화백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단체에 따르면 남원시가 춘향 영정 관련 문제를 남원문화원에 위탁했다. 남원문화원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춘향영정봉안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새로 그리기로 결정했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단체는 "춘향 영정을 새로 그려 현재 춘향사당에 봉안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향토사는 지역의 향토사학자들이 가장 잘 안다"며 "남원시의 어떤 책에도 춘향제의 역사가 올바르게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춘향사당과 춘향 영정에 대한 기록도 전혀 없다.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학술 세미나를 개최해야 한다. 또 남원시는 춘향사당에 최초 영정을 봉안하고 문화재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남원시는 "독단적인 결정 아니다. 시민과 소통하고, 용역도 두 차례 맡겼다. 시민 소통창구로 법률·조례 등 지원 근거가 있는 남원문화원에 위탁해 위원회 결성했다"며 "용역과 위원회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최초 영정에 낙관이 없어 작가가 불분명하고, 안료도 전통 안료가 아닌 일반 시판 안료를 사용한 것을 나타났다. 이밖에도 춘향의 모습이나 복식 등이 소설의 배경인 19세기 말 조선시대가 반영되지 않아 춘향 대표 영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0.26 17:30

심장이 멎기 전에 건네는 인사 "안녕, 내 사랑"

"영어로 '1 saves 9'이라고, 한 분이 장기를 기증하면 최대 9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북대학교병원 장기 이식 센터장을 지낸 박성광 교수가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뇌사자 장기기증: 삶, 죽음, 사랑 이야기>(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책에는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뇌사자와 그의 가족,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지금도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1편 '네 꿈이 끝날 때 네 청춘도 끝난다', 2편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으로 구성돼 있다. 1편은 박 교수가 신문, 잡지에 냈던 기고, 경험했던 일을, 2편은 장기 이식 센터 코디네이터가 기록한 내용에 박 교수의 기억을 더하고 장기 기증자 가족과 인터뷰한 내용과 사진, 그들이 보낸 편지 등을 담아 구성했다. 책의 긴 제목과 표지가 눈에 띈다. 박 교수는 "제목은 장기 기증하는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이 멎기 전에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이라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법에는 심장이 뛰고 있어도 뇌사 판정을 받은 시각을 사망 시각으로 쓰게 돼 있어 뇌사 판정을 받으면 사망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표지는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장기를 기증한 사람들의 사진으로 가득 채웠다. 박 교수는 책을 통해 장기 기증자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싶었다. 독자들에게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무엇이고, 기증하는 가족들의 극심한 슬픔을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희생에 대해 증언하고자 했다. 그는 "나아가서 더 많은 분이 장기를 기증함으로써 장기 이식 외에는 치료법이 없어서 장기기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말기 중환자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병원 내과 전공의를 지냈다. 이후 미국 스탠포드 의대 약년형당뇨재단 펠로우, 전북대 의과대학 의학과장, 대한신장학회장, 전북대학교 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의생명연구원장, 예수병원 이사, 예수대학교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전주 함께하는 내과 원장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0.26 17:29

"별도 떨어지면 똥" 이소애 시인 시선집 출간

"원통하고 분해도 떨어지면 똥이다/은하수 무리에 숨어서 숨 쉬면 별이다//밤하늘에 비수를 긋고 뻔쩍이는 빛은/곧 스러진다/똥줄 빠지게 매달려야 산다/반짝거려야 별이다//떨어지면 별똥별이여/내가 나를 붙잡고 살아봐"('별도 떨어지면 똥' 전문) 이소애 시인이 시선집 <별도 떨어지면 똥>(시인동네)을 펴냈다. 시선집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이 시인이 2002년부터 2021년까지 펴낸 6권의 시집을 6부의 주제로 설정했다. 목차는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쉬엄쉬엄으로 구성했다. 그동안 이 시인의 작업을 결산하는 의미를 가진 시선집이다. 발표했던 시집을 순차적으로 1∼6부로 구성해 이 시인의 시적 특성과 변화하는 작품의 느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의 시는 조금씩 성숙해졌지만, 그가 대단한 시인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해설을 맡은 우대식 시인도 "그의 시편들은 통시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었으나 시인이라는 자의식은 일관되게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저 아름다운 시가 아닌 사람살이로서의 시적 형상화는 깊은 울림을 던져주기에 충분했으며, 이소애라는 시인의 진면목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처럼 숨죽이고 기억을 불러 가슴에 담았다"며 "시는 내 삶의 파도를 극복하는 원천이었다. 행복한 기억으로 시가 떨리는 입술을 깨물 때 행복하게 불러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그는 정읍 출신으로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석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수료했다. 한국미래문화상, 허난설헌문화예술상, 황금찬시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한국예총하림예술상, 바다문학상, 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0.26 17:2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작가 - 헤르만 헤세 '데미안'

데미안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에 출간되었다. 유럽의 많은 청년들은 전쟁터에서 데미안을 읽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것은 학창시절 어느 수업 시간이었다. 양지바른 곳에서 홀로 집중하여 데미안을 읽은 뒤였지만 줄거리조차 잡지 못한 때였다. 하여, 유럽 청년들이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며 데미안을 읽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절망했다. 범접할 수 없는 문해력. 그것을 뒷받침하는 통찰력. 십대의 내겐 없는 것들이 그들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한동안 유럽 청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데미안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얼마 전이었다. 나이 들어 다시 읽으니 줄거리가 선명하게 잡혔다. 유럽 청년들이 데미안을 손에 들고 전쟁터를 누빌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정신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열 살 소년 싱클레어는 재단사 술꾼의 아들인 악동, 프란츠 크로머를 무서워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한다. “나를 다른 애들과 똑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기뻤다. 그 애는 명령했고, 우리는 복종했다. 그러는 것이, 처음 그 애와 함께 있었건만, 마치 오래 해오던 일처럼 여겨졌다.” 싱클레어에게 크로머는 어둠의 세계다. 자신이 다니는 라틴어 학교처럼 밝고 올바른 세계라 믿었던 집에서 늘 보았던, 하녀 리나가 머리 없는 난쟁이 이야기를 하고 이웃 아낙들과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일상적인 세계. 그 세계는 “자주 낯설고 무시무시했”다. “그곳에서는 규칙적으로 양심의 가책과 불안을 얻을지라도.” 싱클레어가 한동안 “가장 살고 싶어한 곳은 금지된 세계 안이었다.” 이처럼 어린 싱클레어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밝고 어두운 세계를 예민하게 포착한다. 평화롭고 사랑 가득한 집에서 소음과 폭력이 난무한 어둠을 인식한다. 두 세계의 간극을 치명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싱클레어 자신이다. 자랑삼아 과수원에서 사과를 훔쳤다고 크로머에게 거짓말을 함으로써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데미안을 만난 뒤로 싱클레어는 자란다. 선악에 대한 사유가 끝없이 이어진다. 어린 시절 집에서, 크로머에게서 보았던 어둠을 내면에서 찾는다. 데미안의 엄마인 에바 부인을 만나고 베아트리체를 상상하며 새를 꿈꾸고 선악의 신인 압락삭스로 이끌리며 진정한 자신을 만날 때까지. 적군과 아군이 뚜렷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고 죽여야만 했던 유럽 청년들의 정신적 트라우마. 죄책감과 혼돈을 극복하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길 희망하던 그들에게 책, 데미안은 구원이었을 것이다. 세계는 경험을 통해서 재확인 된다.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한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면화된 세계에서 싱클레어의 화두였던 선악 대립은 고리타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데미안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하다. 세계는 곧 자신이라 말하며 온전한 자기가 되어 보겠다는 싱클레어와 그를 인도하는 데미안이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워낙 오래 홀로였고, 포기를 연습하고, 내 자신의 고통으로 힘들게 허우적거리는데 익숙했던 터라 H시에서의 이 몇 달은 꿈의 섬처럼 느껴졌다.(p.210/민음사)”는 싱클레어가 되어 데미안을 다시 만나니 깊어진 가을, 스산한 바람이 반갑다. 오은숙 소설가는 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납탄의 무게’로 등단했다. 공저로는 <1집 스마트 소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2021 신예작가>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0.26 17:28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118)왕의 흔적이 깃든 자리

조선 왕실은 왕손이 태어나면 태(胎, 태반과 탯줄)를 태항아리에 담아 태실(胎室)에 봉안했다. 생명을 키운 태는 소중하게 다뤄져 명산에 모셨고, 왕실의 뿌리가 길지에 안착하는 것을 해당 지역에선 큰 영광으로 여겼다. 그 흔적은 우리나라 곳곳에 태봉산을 비롯하여 태실과 태봉(胎峯) 그리고 태장 등의 지명으로 남아있는데, 완주 구이면에도 태봉과 태실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훼손되었다가 전주 경기전으로 옮겨지기 전, 예종의 태실이 모셔진 곳이었다. 태는 어머니와 태아를 연결하는 신성한 의미로 여겨 민간에서도 불에 태우거나, 물에 띄워 보내고 땅에 묻는 방식으로 처리하였다. 태를 땅에 묻는 관습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와 『세종실록지리지』에 김유신의 태를 묻고 제사를 지낸 태령산(胎靈山)에 관한 기록이 있다. 『선조수정실록』에는 태를 묻는 관습이 신라시대와 고려시대 사이에 시작되었으며, 중국에는 없는 우리 고유의 풍습이라고 전해진다. 왕실에서는 안태(安胎) 의식을 철저하게 시행하며 의궤로 제작했다. 의궤의 기록과 그림을 통해 규모와 모양 제를 지낸 상황을 접할 수 있다. 태를 백자항아리에 넣어 산실 안에 미리 보아둔 좋은 방향에 안치하고, 정결한 물로 씻는 세태(洗胎)의식을 행했다. 태를 묻을 석실을 먼저 만들고 큰 항아리에 태를 넣은 작은 항아리를 담아 석실에 묻었다. 이중으로 봉한 항아리를 돌함에 넣어 태의 주인과 묻은 날짜를 쓴 태지석을 석실에 함께 넣어 안장했다. 조선 시기에는 태실 조성에 좋은 땅을 미리 찾도록 ‘태실증고사(胎室證考使)’를 지방에 파견하였다. 태실 후보지를 찾아 전국을 다닌 태실증고사는 그 길함의 정도에 따라 후보지를 세 등급으로 나누어 장부에 기록해 두었다. 왕위 계승 가능자인 원자와 원손은 1등 태봉에 왕비 소생인 대군과 공주는 2등 태봉, 후궁 소생인 왕자와 옹주는 3등 태봉에 태를 안치했다. 태실의 주인이 왕으로 즉위하면 태실 주변에 난간석과 비석 등을 새로 조성하는 의식인 태실가봉(胎室加封)을 했다.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을 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금표(禁標)를 세웠다. 왕의 태봉은 1등급으로 300보, 대군의 태봉은 2등급으로 200보, 왕자의 태봉은 3등급으로 100보로 정하였다. 금표 안에서는 나무를 벌목하거나 농사를 짓는 행위를 금하였으며, 금지 구역에 속한 집이나 밭은 보상해주고 철거하였다. 태봉은 명당으로 알려져 조상 묘를 쓰려는 시도가 많아 태실 관리를 위한 ‘태봉지기’를 선발하여 철저하게 보호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엄하게 처벌했을 뿐 아니라, 태봉의 관리를 소홀히 한 태봉지기와 지방관도 함께 벌하였다. 그러다, 금표로 인한 불편과 관리 비용을 지역에서 부담하는 등의 폐단이 생기자 영조는 “대궐 내 정결한 곳에 장태하라”는 명을 내렸다. 그로 인해 성종의 태실은 창경궁에 모셔져 있다. 왕실의 태실은 국운과 연결해 정성껏 관리했으나, 일제강점기에 들어 훼손되게 된다. 1928년부터 1930년에 걸쳐 조선총독부는 조선 왕조의 정기를 훼손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과 태실 유물 수탈을 위해 전국에 산재한 태실을 모았다. 전국의 왕과 왕실 가족의 태실 54기가 발굴되어 유린되었고, 이후 서삼릉으로 옮겨갔다. 일제에 의한 뼈아픈 조선 왕실의 훼손 흔적이 서삼릉에 모여있게 된 것이다. 구이면에 자리했던 예종의 태실과 태실비는 1578년(선조 11년)에 이어 1734년(영조 10년)에 거듭 고쳐 봉안되었다. 예종의 태실 조성이 늦어진 것은 예종이 왕자로 태어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수양대군의 둘째 아들로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자 해양대군(海陽大君)에 책봉되었다. 2년 뒤에 형인 의경세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뒤를 이어 왕세자가 되었다. 1460년 그의 나이 11세에 16세의 한명회의 딸을 세자빈으로 맞는다. 다음 해, 예종은 인성대군을 얻어 조선 국왕 중 최연소 아버지로 기록된다. 하지만, 세자빈이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들마저 잃는 비운을 겪었다. 그리고는 왕위에 오른 지 1년 3개월만인 1469년 의혹을 남긴 채 20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예종의 태실과 태실비는 전주 경기전으로 1970년에 옮겨 자리해 있고, 태실 유물인 태항아리는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나누어 소장되어 있다. 자손에게도 업보를 남겨주고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수양대군의 태실은 어디에 자리했을까. 세종의 왕자이니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죽은 금성대군 안평대군 등 형제 태실은 물론이고 단종의 태실이 있는 성주에 함께 봉안되어 있다. 흔적만 남은 구이면의 태실마을에는 태봉의 이름을 지닌 야산을 비롯하여, 태실교와 태봉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왕의 태실이 있던 명당으로 소문나서 인지 길가에는 “불법 묘지 조성을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외지인의 소유가 되어버린 태실 자리 초입에는 “이곳은 조선 8대 예종의 태를 묻었던 곳으로 태실이라고도 한다”는 낡고 작은 안내판이 그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귀하게 모셔졌으나 무상한 세월에 그 주변은 쓸쓸함만이 감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26 15:53

그윽한 가을 묵향에 담긴 산들 최영기 선생의 예술혼

"산들 최영기 선생은 활동적이면서도 섬세했어요. 서예, 그림, 노래, 시, 디자인, 건축설계, 목공 등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사람이었죠. 주변 사람들을 항상 배려와 사랑으로 보살펴 주셨어요." 산들 최영기 선생을 기억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주변 사람들은 최 선생은 ‘능력 있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산들 최영기 선생의 유작 전시회가 오는 30일까지 정읍 연지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최 선생의 고향인 정읍에서 열려 의미가 남다르다. 최 선생은 생전에 서예 전시회를 열고 싶어 했다. 이에 서예 작업에 매진한 나머지 작품은 하나둘씩 쌓여 전시회를 열고도 남을 만큼 모였지만 한 달새 급격하게 나빠진 건강에 공개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가족들은 최 선생의 뜻에 따라 그의 고향인 정읍에서 전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시된 서예 작품은 최 선생의 열정과 세월을 보여 주는 듯 하얀 화선지 곳곳이 누렇게 변해 있었다. 가족들은 복원과 탈색을 의뢰할 수 있지만 최 선생의 예술혼을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원본을 전시장에 공개했다. 서예 작품 외에도 최 선생이 가족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도 전시하고 있다. 최 선생 여동생인 최영임 씨는 "항상 베레모를 쓰고 계시는 오빠의 모습은 나의 삶과 늘 함께한다. 애석하게도 3주 전 올케 언니께 오빠 서예전을 함께 개최하자고 약속했는데 타계하셨다. 오늘의 서예전에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며 "사랑하는 오빠, 늦게 서예 작품을 세상에 알리게 돼 죄송하다.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최 선생은 1924년 정읍에서 태어나 1979년 별세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배지의 중앙 상징인 정문 조각 로고와 대한민국 훈장도 도안했다. 해방 후 서울대 미술대학 응용미술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교통부 관광과 특수 고위 공무원 등으로 근무했다. 한편 최 선생은 애국지사 최태환의 아들이다. 애국지사 최태환은 광복 후 40여 년 동안 농사짓고 씨앗 장사해서 자식들을 가르쳤다. 노년에는 씨앗 장사로 정읍교육청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은 최 선생도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다. 젊은 정읍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주며 이웃을 돌봤다. 바쁜 와중에도 창조적인 서예 작업에 매진해 지금의 작품을 남기게 됐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25 17:3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