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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100년의 드라마, 굿모닝 가곡’ 전주 편이 지난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1920년대 가곡의 탄생부터 일제강점기, 6•25 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 작곡되고 불리던 주옥같은 가곡을 선보였다. 무대에는 전북 지역 예술인(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제시립합창단 등)들이 올라 세계적인 바리톤, 소프라노, 테너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총 1100명으로 집계됐다. 1920년대 가곡의 탄생부터 일제강점기, 6•25 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 작곡되고 불리던 주옥 같은 가곡을 선보인다는 소식에 몰린 것이다. 이들은 가곡 부활에 뜻을 더하기도 했으며,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고 평가했다. 공연장에는 전북애향운동본부 윤석정 총재(전북일보 사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당선인, 김승수 전주시장,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서한국 전북은행장 등도 자리해 공연을 즐겼다. 한편 공연은 전북일보, 사단법인 이음이 주최하며 꿈꽃팩토리가 주관했다. 전주시, 예술의 전당, 국악방송 등이 후원했다.
제26회 전북 중•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에서 중등부 장원에 심호준(순창북중 1년), 고등부 장원에 이해든(이리여고 2년)이 선정됐다.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주최하고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가 주관하는 제26회 전북 중•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이 전라북도교육청의 후원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진행된 공모전에 중학생 1902명(운문부 1578명, 산문부 324명), 고등학생 788명(운문부 530명, 산문부 258명)이 공모해 총 269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부문별 장원에게는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상과 전라북도교육감상을 수여하고 부상으로는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차상과 차하, 가작을 수상한 44명에게는 전북문인협회 회장상과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참여도가 높은 학교에는 ㈜미래엔에서 100만 원 상당의 도서 교환권을 제공한다. 올해는 우아중학교와 솔내고등학교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심사를 총괄한 전길중 운영위원장은 “작품 수준이 해마다 나아지고 있다. 특히 산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 작품이 많았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도 많아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했다. 김영 회장은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고맙고, 전북 청소년들이 학창 시절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창작 의욕을 북돋아 주는 기회의 장으로 활발히 활용된 듯해 뿌듯하다”고 전했다.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김명주(39) 작가의 장편소설 <검푸른 고래 요나(가제)>가 선정됐다. <검푸른 고래 요나>는 고래 인간이라는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이 시대의 환경 및 기후에 관한 문제의식을 담은 소설이다. 케이팝 아이돌인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꿈을 접고, 우연히 고래 인간을 만나면서 겪는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전개된다. 심사위원(은희경•전성태•이기호•편혜영•백가흠 소설가 등)은 “방대한 원고량에도 불구하고 구어 위주의 생생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다양한 대중문화의 상상력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소설의 중요한 장치로 설정한 점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작가는 “‘혼불문학상은’ 제 커리어로, 죽을 때까지 따라갈 테니 어떻게 보면 수상에 있어서나 작가의 생명력에 있어서나 ‘혼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지속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소설 속 주인공들이 독자의 의식세계에서 생명을 얻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명주 작가는 전남 함평 출신이다.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혼불문학상 수상으로 작가로 등단하게 됐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습작을 시작했다. 한편 혼불문학상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당선작 상금은 7000만 원으로 9월 말에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10월 중 남원에서 개최되며, 이날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시상식도 열린다.
장수 팔성사(주지 법륜) 성보문화재인 아미타불좌상이 도난 30년의 우여곡절 끝에 원래 봉안처로 되돌아와 7월 3일 환수 고불식을 거행한다. 장수 팔성사 아미타불좌상은 17세기 중반 4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좌상으로 머리는 몸에 비해 큰 편이고 손가락은 유난히 길고 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조계종은 서울지능범죄수사대 광진경찰서와 협력해 장기간 은닉해 온 도난 불교문화재 7건 25점을 회수하면서 아미타불좌상은 6월 21일 팔성사로 모셔졌다. 대법원은 도난 성보 관련 판결 최초로 압수물 몰수를 선고해 문화유산 환지 본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번에 회수된 장수 팔성사 아미타불좌상을 비롯한 해남 대흥사 삼존불상, 완주 위봉사 관음 지장보살상, 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등은 1989년에서 1994년 사이 도난된 것으로 보물급 문화재로 평가받는다. 법륜스님은 “1993년 팔성사 부처님이 도난된 후 참회하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성보들이 원 봉안처에 예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6년을 하루같이 언제나 재판장까지 함께 고생해주신 팔성사 신도회장님과 총무원 직원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수군 장수읍에 위치한 팔성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백제무왕 3년 (603)에 신라 해공대사 창건으로 진평왕 말엽 원효 의상 거주 당시 진평왕이 중수했고, 조선 세종 때 성주스님에 의해 재중수 됐다. 백제 무왕 때 당나라에 유학하고 돌아온 해감이 창건하였으며 해감과 그의 설법을 듣고 귀의한 7명의 제자를 기리기 위해 팔공산이라는 산명을 붙이고 팔성사라 칭했다고 전해진다.
‘소리의 고장’ 전주 관광 명소화 및 대표 브랜드 공연 육성을 목적으로 전주브랜드공연(마당창극)을 선보 인지 10년이 됐다. 기존에 판소리 다섯 마당을 중심으로 선보였지만, 올해는 한국과 전주의 이야기를 담은 초연작을 준비했다. 그 주인공은 <칠우전(七友傳)>이다. 칠우전은 홍건적의 난으로 혼란스러운 고려를 구하고 백성을 구할 ‘무언가’를 찾아 나선 어처구니 9명의 이야기다. ‘무언가’가 전주에 있다는 삼장법사의 말에 ‘무언가’를 찾으며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다. 한글 소설 <규방 칠우전>과 전주 설화 <남고산 호랑이>를 접목했다. 옛이야기와 현대적 요소를 적절하게 섞은 연출이 매력적이다. 또 젊고 열정 있는 예술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코로나19로 무대를 잃었던 예술인과 꿈을 접었던 젊은 예술인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오디션 통해 선정한 예술인들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작창 방수미의 전통 있고 깊이 있는 소리, 작곡 강한준의 국악과 현대음악의 조화,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까지 쿵작이 잘 맞는 공연이었다. 관객도 저마다 추임새를 넣으며 함께 공연을 즐겼다. 공연자들은 ‘야외공연장’ 특성을 살려 무대 위에서만 공연하는 것이 아닌 객석에 앉아 관객과 호흡하고, 객석을 오가면서 눈 마주치고 호응을 유도하는 등 소통 공연에 집중했다. 이 공연이 더 즐겁고 반가웠던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라서,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이라서, 코로나19 이후 감추고 있었던 ‘흥’ 욕구를 뿜어낼 수 있어서다. 공연은 10월 15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전주 한벽문화관 마당창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전북예총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22일)의 축전을 도민과 함께 우리 예술인들이 자축하는 날입니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 이하 전북예총)의 소재호 회장이 한 말이다. 전북예총은 환갑을 맞아 지난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전북예총 창립 60주년 전북예술대제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전북예술대제전에는 전북예총 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석정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전북일보 사장), 전북예총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전북도 윤동욱 문화체육관광국장,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당선인 등이 자리했다. 전북예술대제전을 찾은 도민은 200여 명. 평일에 개최된 행사임에도 많은 도민들이 관심 가지고 함께했다. 전북예술대제전의 문을 연 것은 영화 <미나리> 상영이다. 이후 이어진 문화토크쇼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강사로 나서 ‘문화의 힘, 예술의 가치’에 대해 강연했다. 각 협회에서 준비한 전시, 공연 등도 이어졌다. 이밖에도 우수 직원에 대한 공로상 시상식도 있었다. 주인공은 전북예총 최정미 사무과장, 전북연극협회 강지연 사무국장, 남원예총 최정순 사무국장이다. 소재호 회장은 “사실 예술이 문화고, 문화는 삶 자체를 예술로 빛내는 일이다. 예술의 시대적 변곡점에서 지난 성과를 성찰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우리의 임무는 밤을 새워 신화를 짓는 일이고 우리 스스로 타는 촛불이 되어 이 땅의 예술 승화에 전력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문화가 있는 날-월드콘’의 두 번째 공연인 토리밴드 공연이 오는 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월드콘’은 월간 드림 콘서트의 줄임말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마련한 기획공연이다. 실력 있는 지역예술 단체를 섭외해 도민들이 무료로 건전한 문화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올해 ‘월드콘’ 테마는 195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대중음악인 ‘록(ROCK)’이다. 흑인 특유의 리듬과 블루스, 백인의 컨트리 음악의 요소를 곁들인 강한 비트의 열광적인 음악이 특징이다. 두 번째 공연의 주인공인 토리밴드는 모두가 같이 즐기는 공연 문화를 지향하는 밴드다. 실제 ‘토리밴드’라는 밴드 명도 관객과 토리밴드의 음악이 실로 연결되어 그 의미가 통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날 토리밴드는 정규앨범 수록 곡 ‘세 가지 꿈’과 신곡을 준비해 스토리 있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토리밴드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관람료는 무료. 한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월드콘’을 위해 도내 활동 기반을 둔 록 밴드 6팀을 선정했다. 토리밴드, 밴드 노야, 슬로우진, 행로난, 임효섭 밴드, 플라스틱 에이지 등이다. 매월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도내 학교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장에서 열정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격몽요결은 조선 왕조 때의 학자이자 신사임당의 아들인 율곡 이이가 지은 초보 후학의 학문으로 어리석음을 쳐내는 방법을 논한 글이다. 학문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버리게 하고 학문의 중요함을 새기며 배우도록 하고자 하는 율곡의 뜻과 의지가 담겨있다. 오늘은 그중 필자가 항상 애독하며 간직하는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제3장 "지신(持身) 올바른 몸을 가지는 법"으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세워주는 원론적 사회 강령이라 하겠다. 먼저 첫째. 두용직(頭容直)이다. 머리를 곧게 세워라. 아무리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엔 고개 떨어뜨린 사람이 너무 많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아직 끝이 아니다. 끝인 듯 보이는 거기가 새 출발이다. 우리는 끝이 아닌 시작점에 서 있다. 둘째. 목용단(目容端)이다. 눈은 바르게 가져야 한다. 눈매나 눈빛은 중요한 만큼 눈매는 안정시켜 흘겨보거나 곁눈질하지 말며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야비한 맘을 갖지 말고 품지도 말며 내색하지 말라 그리고 세속과 거래하지 말고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지도 말라. 가식적인 당신의 눈은 이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셋째. 기용숙(氣容肅)이다. 기운을 엄숙히 하라. 우리는 예외 없이 세상 속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기 싸움은 무조건 기운을 뻗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상대방을 눌러 이기는 법도 있지만 누르지 않고 승리하는 기운도 많다. 아우르라. 기운을 바르게 갖고 품어라. 넷째. 구용지(口容止)이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물고기가 입을 잘못 놀려 미끼에 걸리듯, 사람도 입을 잘못 놀려 화를 자초하는 법이다. 입구<ㅁ>자가 세 개가 모이면 품<品>자가 된다. 자고로 입을 잘 단속하는 것이 품격의 기본이라 하였다. 그대는 왜 입을 함부로 놀리는가? 그대만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세상이 당신을 버린 것이다. 다섯째. 성용정(聲容靜)이다. 소리는 조용하게 품고 논하며 가져야 한다. 말을 할 때는 시끄럽게 해서도 안 되며 바른 형상과 기운으로 조용한 말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크게 유색을 떨며 웃지 말라.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천만의 말씀이다. 그것은 당신을 낮추는 최대의 단점이다. 여섯째. 색용장(色容張)이다. 얼굴빛은 항상 씩씩하고 밝게 하라. 주변 사람의 얼굴빛이 어둡다, 어렵다고 찡그리지 말고 애써 미소를 지어라. 긍정과 낙관이 부정과 비판을 이기게 할 것이다. 그것은 영원불변의 법칙이다. 일곱째. 수용공(手容恭)이다. 손은 공손하게 가져야 한다. 손을 사용할 때가 아니면 마땅히 단정히 손을 맞잡고 공수(拱手)해야 한다. 겸손이 당신을 높인다. 여덟째. 족용중(足容重)이다. 발은 무겁게 가져야 한다. 즉 처신을 가볍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발을 디뎌야 할 곳과 디디지 말아야 할 곳을 구별할 줄 알라는 말이다. 입지를 위한 처신의 방법은 그렇게 단순하지만 어려운 판단이 앞선다. 아홉째. 입용덕(立容德)이다. 서 있는 모습은 의젓하게 가져야 한다. 중심을 잡고 바른 자세로 서서 덕이 있는 기상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참고로 서 있을 자리와 물러설 자리를 아는 것도 덕의 근본이요 처신의 기본이다. 격몽요결은 서두에 말했듯이 초보 후학을 위한 지침서로 어리석음을 쳐내는 방법을 적은 글이다. 하지만 이 글은 초보가 아닌 중견 지식인에게도 귀히 정독 되는 글로 그만큼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정인가를 알려주는 글이라 하겠다. 조금이나마 율곡 선생의 글이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되었으면 한다.
날이 흐리다. 반쯤 열어둔 창 안으로 습한 공기가 밀려온다. 아스팔트 도로위로 내리꽂히는, 함성처럼 쏟아지는 비를 맞고 싶다. 비 오는 날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내 앞엔 ‘갓 구운 빵’ 같은 시집이 있다. 김영관의 시집 ‘나의 문턱을 넘다’(천년의 시). 세상에 나온 지 채 보름이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시집이다. 이미 김영관 시인은 ‘박새 몇 마리 귓속에 살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수필집 ‘11남매 이야기’를 냈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김영관은 대가족의 일원으로 성장하며 도시에 살지만 고향에 마음의 뿌리를 두고 산다. 농부는 땅에 묻혀도 계절이 바뀌면 다시 태어난다. 그들은 그들이 살아온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당산나무에는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깃든다. 김영관의 시에는 가난하지만 희망을 잊지 않고 사는 순박한 시간들에 대한 경의로 가득하다. 도시의 생활이 각박할수록 순수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 또한 간절해진다. 이 간절한 마음을 찾아 김영관의 시심은 더욱 깊고 따뜻한 곳으로 뻗어나갔을 것이다. 시집 곳곳에 나타나는 생동감 넘치는 표현은 자연에 대한 경의로 야외에 나간 인상파 화가 같다. 김영관은 교사 시인이기도 한데 5부에 수록된 ‘시로 쓴 생기부’는 제자들에 대한 인상으로 풍성하게 그려낸 풍경화같다. 그런데 생기부에는 객관적이고 개량화된 내용으로만 채워져야 했다. 그래서 그가 제자의 인상을 정성스럽게 받아 적은 글들은 시가 되었다. 학생들이 집에 돌아간 저녁의 교무실에 홀로 남아서 생기부를 시로 쓰는 김영관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빗소리가 교실 창문을 넘어 올 것만 같다. 시집을 덮으며 카라바조의 그림 <의심하는 성 토마스>가 생각났다.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도마(토마스)에게 스승이 말했다.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그런데 제자는 정말로 스승의 몸에 손가락을 넣는다. 옷자락을 헤쳐 보이는 스승의 모습은 착잡해 보인다. 망설이면서도 상처를 만져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제자의 표정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카라바조는 흑사병 이후, 발흥하는 종교개혁의 요구와 이성주의 태동을 의심하는 도마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시를 읽고 나자 눈이 아프다. 상처를 후비는 손가락 같다. 자고나면 물가가 뛰는 세상이다.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김영관은「나무를 새기며1」에서 시 쓰는 행위는 곧 나무에 상처를 새기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예수의 상처에 손가락을 넣는 ‘토마스’처럼, 시인은 조각도를 들고 나무에 기억의 무늬를 새긴다. 인간이 살아온 무늬가 곧 인문(人文)이다. 김영관이 보여준 가치는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던 오래된 가치다. ‘좀처럼 길을 내주지 않는 나무에 조금씩 새기는 시인의 길은 안 보이는 것을 상상하는 힘으로 단단하다. 김영관의 무늬를 손끝으로 따라 읽으며 올 여름은 여여하겠다. 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박태건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와반시 신인상,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시집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를 비롯하여 인문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 『마을, 오래된 미래를 담다』, 『익산, 도시와 사람』, 『전북의 재발견』, 『전북문화지도』, 『강을 거닐다』등을 냈다.
"반달이처럼 내 옆에 있는 친구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보세요, 쑥쑥쑥 우정이 자랄 겁니다." 김형미 작가는 친구끼리 서로 돕고 나누면서 '쑥쑥쑥'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쑥쑥쑥>(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장난이 심한 '반달이'와 숲속마을 친구들과의 갈등 끝에 우정을 되찾는 내용이다. 반달이는 친구의 아이스크림을 빼앗고, 고무줄을 잘라버리고, 아기 생쥐의 코를 간질거리고, 꿀벌들의 꿀을 먹고, 강아지들이 애써 가꾼 고구마밭까지 망쳐놓는 등 말썽쟁이, 장난꾸러기의 대명사다. 반달이는 화가 난 숲속마을 친구들이 놀아 주지 않아 반달이는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반달이는 숲속마을 친구들의 화를 풀어 주기 위해 망쳐놓은 고구마밭 가꾸기에 나서지만,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이라 고구마를 썩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두더지의 안경을 찾으며 두더지와 친한 친구가 된다. 두더지의 도움으로 고구마밭 가꾸기에 성공하면서 다시 숲속마을 친구들과 친해진다. 반달이는 숲속마을 친구들과 노래 부르며 힘을 모아 고구마를 뽑기도 한다. 김형미 작가는 동화책 <쑥쑥쑥>을 통해 친구에게 장난을 많이 치는 반달이가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진정한 마음으로 사과하고, 우정으로 다시 똘똘 뭉치는 과정을 통해 소중한 친구 간의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는 "말썽을 부리지만 지혜롭게 사과도 할 줄 알고 서로 돕는 즐거움도 알아가는 반달이를 통해 친구끼리 이해하고 도와주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어린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며 "과거에서 현재까지 같이 웃고, 울며 함께 공감하고, 사랑을 나눠준 친구, 동료와 미래에도 행복한 동행이고 싶다"고 전했다. 김형미 작가는 장수 출신으로, 학교와 도서관에서 동화 구연, 인형극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책 놀이, 연극 놀이, 전통놀이 전문가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책으로는 수필집 <함께 쓰는 기쁨>이 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아동문학회, (사)한국책놀이지도사협회에서 책 놀이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사)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회장을 맡고 있다.
'마음을 만지는 문학, 같이 가는 문학' 계간문예지 <인간과 문학>(인간과문학사) 2022년 여름호를 발간했다. 여름호에는 제5회 여름 심포지엄 내용에서 발표할 내용과 제5회 더좋은문학상 수상자과 수상작, '이 시인을 주목한다', '이 계절에 만난 시인', '이 계절에 만난 소설가', '신인 추천'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이번 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인 추천'이다. 신인 추천에 오른 사람이 전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신인 추천'은 참신한 신인을 추천하는 부문이다. 올해 참신한 신인으로는 '전주 출신' 송경호 수필가가 선정됐다. 송경호 수필가의 수필 '돌담' 외 2편도 수록했다. 송경호 수필가는 "마음속으론 글도 가끔 써 보고 싶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 부족한 게 너무 많아 못 오를 설산처럼 보였다. 모습 드러내는 게 창피하기도 했다. 이런 영광 주셔서 큰 자랑이다. 자랑 뒤엔 부끄러움이 더 커서 마음이 무겁다.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송경호 수필가를 추천한 심사위원 유한근은 "송경호 수필을 관통하고 있는 특성은 토속적인 정서를, 유년 체험을 소환해 현재적 사유와 대비해 쓰고 있다는 점"이라며 "부단한 정진을 부탁하며, '무엇인가를 시도한다'는 수필(esse)의 어원적 의미를 새롭게 구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편집자들 역시 후기를 통해 "작품 '돌담' 외 3편으로 추천 받은 송경호 수필가는 오랫동안 습작을 해온 작가로 창작 열의가 남다르다. 박수로 맞아주기를 바란다. 본지는 앞으로도 역량 있고 참신한 작가를 능동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어 교사 정은균 작가가 <호모 스쿨 라이터스(학교 글쓰기의 민주주의)>(살림터)를 펴냈다.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민주주의, 민주주의 글쓰기를 이야기하다 학교에서 새로운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까지도 제시한다. '글쓰기' 내용이 다수인 건 맞으나, 글쓰기에 관한 이론이나 실제 글쓰기 사례 같은 대중적인 글쓰기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은 일부에만 담겨 있고, 많지는 않다. 정은균 작가는 이 책 기획 당시 논문 작성이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도움을 주는 안내서처럼 학교 글쓰기의 실제 방법과 절차를 설명하는 책을 쓰고 싶었다. 이후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을 설명해 놓은 글쓰기 책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기존의 글쓰기 책과 별로 다르지 않은 책을 내는 일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책은 1장은 '왜 쓰는가', 2장은 '무엇을 쓰는가', 3장은 '어떻게 쓰는가', 4장은 글쓰기를 실천에 옮기는 데 도움을 받을 만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정은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글쓰기를 실천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글쓰기가 글쓰기의 민주주의다. 글쓰기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 삶을 더 깊고 넓게 하는 민주주의의 글쓰기가 완성된다. 이 책이 그 일에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은균 작가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지내고 있다. 수업 시간에 글쓰기와 책 읽기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장 마리 해슬리 – 소호 너머 소호》 특별전을 개최한다. 뉴욕 소호(Soho)를 거점으로 국제적인 미술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장 마리 해슬리 (Jean-Marie Haessle, 1939~)의 기획전 ≪장 마리 해슬리 - 소호 너머 소호≫展은 24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장 마리 해슬리는 독일-프랑스 접경 지역인 알자스(Alsace)에서 태어나 광부로 일하던 중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로부터 감화받아 미술에 뜻을 두게 되었다. 이후 파리를 거쳐 뉴욕으로 이주하여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계 현대미술의 거점인 ‘소호(Soho)’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 6. 4 ~ 8. 7 댕갤러리 미 술 가: 임승한 명 제: Void & Particle-22004 재 료: 아크릴, 합성수지 규 격: 60.0cm(diameter) 제작년도: 2022 작품설명: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물체(입자), 공간에서 한 점에 위치하는 개념적인 것을 파동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존재에 대한 반복적이고 성찰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꽉 채워진 심연의 감정이 분출하는 것들을 여미고 노출시키는 양가적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술가 약력: 임승한은 베를린·서울·부산·성남·전주에서 17회 개인전, 전북위상작가전, 남부현대미술제 등에 출품했으며, 문화관광체육부장관상을 받았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최신 공예 문화를 소개하는 공예 전문지 '손으로 공예로' 구독자를 모집한다. 소식지에는 공예 소재, 공예인, 공예 공방, 공예품 등을 테마로 한 최신 공예 트렌드가 담겨 있다. 오는 24일 소식지 8호(2022년 여름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 소식지 1∼7호는 전주공예품전시관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구독은 무료다. 신청은 전주공예품전시관 홈페이지.
경기전 내 위치한 어진박물관의 6월 2~3주 차 관람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진박물관에 따르면 이달 2~3주 차 관람객은 2주 차 10278명, 3주 차 13008명으로 총 23278명이 방문했다. 전년 동월 2~3주 차 관람객은 2주 차 3527명, 3주 차 5441명으로 총 8968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관람객 수 증가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관람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관람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디지털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과 전주 문화재 야행 기간(6월 17~18일)이 겹치면서 관람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진박물관은 고해상도 몰입형 실감 미디어, 얼굴인식 AI를 활용한 ‘나만의 어진 만들기’, 태블릿을 통해 반차도 속 캐릭터를 색칠할 수 있는 ‘디지털 컬러링’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재정비 후 지난 7일 재개관했다. 17일 방문한 전주 문화재 야행 기간 어진박물관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하 1층에는 체험을 즐기는 관람객과 태조어진 봉안 당시 사용한 가마, 어진 반차도 닥종이 인형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3D 비디오를 관람하는 관람객들로 웃음꽃이 활짝 피기도 했다. 어진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 수 집계 결과 실제 관람객 수는 많이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완화에 따라 사전 예약제 운영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한 것으로 인해 증가했다고 본다. 관람객 수 집계만 보고 온전히 디지털 실감 콘텐츠 운영, 문화재 야행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영향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은 22일 오후 2시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실에서 2022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의 사전 행사로 강연을 진행한다. 이날 강연자로는 허시명 술 평론가가 나선다. 강연의 주제는 ‘막걸리의 매력과 변신-허시명이 들려주는 K-전통주와 무형문화유산 이야기’다. 허시명 술 평론가가 막걸리학교 교장으로 지내며 겪은 다양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펼칠 예정이다. 강연에서는 전통주 막걸리의 변천사, 술 빚는 과정에 담긴 선조들의 전통 지식, 막걸리의 사회문화적 가치 등을 한 편의 전래동화처럼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낼 계획이다. 강연 후 국립무형유산원 양진조 무형유산진흥과장과의 대담, 막걸리 제조 시연 등도 이어진다. 접수는 전화 신청으로 가능하며, 선착순 30명으로 제한한다. 전화 신청은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전화(063-230-9746, 9747)로 하면 된다. 사전 예약 인원만 참석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과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누리집(www.unesco-ichcap.org) 또는 담당자 전화(063-230-9746, 9747)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국립무형유산원은 해당 강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국립무형유산원,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전주MBC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 송출한다.
국악앤홀릭컴퍼니(대표 정경아)가 22일 오후 1시 30분에 익산시북부노인종합복지관에서 ‘2022년 신나는 예술 여행-소리로 풍류를 즐기다!’ 공연을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2022년 신나는 예술 여행’은 문화 기반이 부족한 곳에 찾아가 문화예술 공연을 제공하는 문화향유 증진 사업이다. 국악앤홀릭컴퍼니는 사업을 통해 다양한 계층과 문화 공감대를 만들고, 소리를 통해 함께 어울리고자 공연을 기획했다. 이날 공연은 소리꾼들이 이끈다. ‘소리’를 판소리로 정겹게 풀어서 전달하는 공연이다. 가야금, 아쟁, 대금, 타악 등 악기에 대한 퀴즈 체험과 동시에 소리의 흥을 위한 화합, 악기 체험, 소통의 시간 등으로 신나는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70분 동안 이어진다. 정경아 대표는 “매년 신나는 예술 여행을 통해 다양한 대상자에게 다가서는 것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대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조금 더 발전시키고, 대상자가 만족할 수 있는 신나는 예술 여행의 만족감을 선물하고자 한다”며 “익산에 위치한 익산시북부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과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현초 이호영 초대전 ‘시, 수묵에 스며 번지다’가 7월 4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명시 중 23편의 시를 선정해 서와 수묵으로 형상화한 작품 23점을 전시한다. 시, 서예, 수묵의 융복합 작업의 결과물이다. 시, 서예, 수묵은 모두 정신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전시 관람 시 시 정신, 서예 정신, 수묵 정신을 떠올리면 작가의 작품과 전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현초 이호영은 전시 개최를 위해 전부터 한국의 명시 및 국민의 애송시를 연구하고 수집했다. 그가 미적 감각뿐만 아니라 문학적 시 감수성, 서예의 기를 담은 필력, 수묵 관련 역량 등 최고의 수준으로 갖춰진 감각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이 전시가 현초 이호영 선생 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힘 있게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초 이호영은 작가 노트를 통해 “이제 칠순을 눈앞에 두니 하루 해가 짧음이 새삼 아쉽기만 하다. 이번 전시는 깊고도 넓게 뿌리 내려진 서의 기운을 회화적 영역으로 끌어내고자 하는 첫걸음”이라며 “시작이 반이니, 나머지 반은 뚜벅뚜벅 황소걸음으로 천 리를 가려한다”고 전했다. 그는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MBC문화센터 서예 강사, 한국서예협회 초대작가, 한국현대서예협회 초대작가 등을 지냈다.
그냥 앉아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옛날에 그들을 알기 시작했을 때 가끔---. 마르틴 하이데거나 이마누엘 칸트는 그 이름부터가 철학스럽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인스러우며,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화가스럽다는 생각. 그림을 보다 보면 머리가 타원형이고 목이 길어 괜히 노천명을 연상케 하는, 그리고 지켜보는 사람을 다시 정념 어린 시선으로 응시하는 약간 기형적인 여인들을 볼 수 있다. 대개는 눈동자 속에 동공은 없고 파란색만 칠해져 있을 뿐이다.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프랑스인의 얼굴에 나의 조국 이탈리아의 파란 하늘을 그립니다.”라며 맛깔스럽게 응수하던 사내.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보다는, 그들의 자질구레한 일상보다는 다만 본연의 생명력만을 그리려던 사내,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진 그 엄청난 정념의 비애를 그리려던 사내, 가슴 저리게 슬픈 현실 속에서도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못하고 자신의 시각만을 고집하던 사내, 시를 좋아하던 얌전한 귀공자에서 술주정뱅이 탕자가 되어 그 천재를 펴기 시작하던 사내, 36살의 나이로 생을 반납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잘 생겼던 사내.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을 등지고 이국 땅 프랑스의 자선 병원에서 숨을 거두기 전,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던 잔느 에뷔테른느에게 “우리는 정말 한 치의 틈도 없이 사랑했었지”라는 잔인한 유언으로, 정말 한 치의 틈도 없이 영생에서의 사랑을 위해 임신 9개월의 몸으로 투신하게 한 사내. 그래서 그의 꿈을 이뤘고, 자신 또한 죽어서 비로소 불멸의 화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사내, 그 둘이 같이 묻힌 무덤의 묘석에는 이탈리아 말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1884년 7월 12일 드보로노에서 태어나 1920년 1월 24일 파리에서 죽다. 바야흐로 영광에 쌓이려 했을 때 죽음이 그를 빼앗아 갔다. 잔느 에뷔테른느. 1898년 4월 6일 파리에서 태어나 1920년 1월 25일 파리에서 죽다. 모든 것을 다 바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헌신적인 반려자였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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