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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을 샀다절대 낡지 않을 것 같았던 그 신발하루 이틀 지나니얼룩덜룩 흙이 묻었다바쁜 시간을 묶어주던 끈도 너덜너덜해졌다내가 신고 다닌 시간만큼밑창도 닳았다엄마 몰래 간 PC방친구랑 함께 간 독서실신발은 다 안다신발이 데리고 다닌 길마다내 흔적이 남아있다△외출할 때 마다 꼭 따라 다니는 것은 신발이지요. 친구를 만난 것도 화장실에 간 비밀도 다 알고 있는 신발. 바쁜 시간을 묶어주던 끈, 신고 다닌 시간만큼 밑창이 닳았다는 시적 표현이 신선합니다. 다시 새 신발을 사게 되면 좋은 곳, 멋진 곳을 더 많이 다니세요. 박서진(동화작가)
옛날 휴대폰은 아주아주 작고와이파이도 하나도 안 되고엄마의 고향 베트남에다녀온 후아빠가 새 휴대폰 사 주었다가슴이 쿵쾅 쿵쾅게임을 30분이나 했다 ‘아빠 고마워요’△민규에게 신나는 일이 생겼군요. 새 휴대폰이라니. 혹시 자다가 깨서 다시 만져보고 고운 헝겊으로 닦고 또 닦지는 않았나요? 휴대폰을 사주신 아빠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는 민규를 보며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네요. 장은영(동화작가)
엄마와 아빠가 싸움을 했다.쫑알쫑알 어쩌고저쩌고 아빠도 어쩌고저쩌고엄마 앞을 지나면서콩닥콩닥아빠 앞을 지나면서두근두근한동안 내 마음은두근두근 콩닥콩닥△윤하의 시를 읽고 선생님 마음도 두근두근 콩닥콩닥 했어요. 아무리 사소한 다툼이라도 아이들은 엄마 아빠 눈치를 보고 상처를 입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거든요.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하는데 어른들도 성장하기 위해 그러는 거라고 말하면 궁색한 변명이겠죠? / 장은영(동화작가)
할아버지가 운동회 날 처음으로 학교에 오셨다 날아갈 듯 기뻤다위로 아래로 경기를할아버지와 함께 하니 신기했다그런데운동회가 끝나기도 전에바쁜 일 있다고 가셨다그래도 좋다 할아버지가 학교에 와서△송나리 어린이가 할아버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껴집니다. 운동회 날 할아버지가 학교에 오셔서 함께 경기까지 했으니 날아갈 듯 기뻤고 즐거웠을 거예요. 그때 할아버지도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살아계실 때 자주 찾아뵙고 따뜻한 추억을 많이 쌓아 두길 바랍니다. 박예분(아동문학가)
나뭇잎들이숲 속에서한 땀씩 수를 놓고 있었다.큰 나뭇잎은공룡 발자국처럼작은 나뭇잎은강아지 발자국처럼땀 땀 땀 땀촘 촘 촘 촘나뭇잎 발자국들이 숲 속에서노란색, 빨간색 가을을수놓고 있다.△나뭇잎들이 한 땀 한 땀 촘촘히 알록달록 수를 놓아서 가을 숲이 그토록 아름다웠군요. "땀 땀 땀 땀/ 촘 촘 촘 촘"이란 표현이 리듬감 있고 좋습니다. 수를 놓을 때마다 공룡 발자국이 겅중겅중 살아나고, 강아지가 강중강중 뛰어노는 가을 숲에 우리들의 발자국도 살며시 찍어보아요. 어서 오라고 나뭇잎들이 환영하는 소리가 들리나요? / 박예분(아동문학가)
좀비가면놀이 시작!영차 영차 달리느라 숨이 차다청현이도 ‘헉’ ‘헉’타임은 없기다아슬아슬아슬아슬청현이도 나도 잡혔다힘들어도 또 하고 싶다나도 최고의 생존자가 되고 싶다.△'좀비가면놀이'라는 특이한 놀이를 소재로 한 글감이 참 좋았어요. 친구와 뛰노는 모습이 잘 떠올라요. 특히 "힘들어도 또 하고 싶다"라는 표현에 동심이 느껴져요. '아슬아슬' 잡힌 모습이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시를 읽으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신 듯 마음이 맑고 환해졌어요. / 하미경(시인)
나에겐 꿈이 있었어긴 실타래를 타고 올라가천 위를 이리저리 파헤치는 꿈나는 누군가 나를 찾아나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절대 어렵지 않은 꿈이었어거미줄 같은 실타래를 만난다는 것십자수 놓는 아이를 만났어나에겐 거대한 행운이었어그러나 그 아이의 눈에 띄기는 쉽지 않았어그래서 나도 언젠간 녹슬어 버리겠지…하고 절망했어그러나, 너희들이 나를 도와준다면난 한없이 살아갈 수 있는실타래 위의 거미가 될 거야언젠가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줘“너에게 힘을 보내줄게!”△사근사근 풀어낸 실타래를 따라가 보았어요. 바람 잔잔한 날 한 땀 한 땀 실을 잡고 수를 놓는 거미 한 마리도 보이고, 여러 갈림길에서 골몰하는, 그래서 꿈이 점점 자라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문지윤 어린이에게 말하고 싶어요. "넌 이미 나에게 힘을 주고 있어!" ·하미숙(시인)
익산 목천동 우리 할머니 가족과 호박죽 끓여 드시고자리에 누웠다마당가에 쭈그리고 앉아 꾸벅꾸벅약을 먹고 다시 마당으로 나가다가 휘청병원에 침대에 누워나를 불렀다. ‘민성아, 사랑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산소호흡기가 삐~꺼졌다.할머니가 맨날 끓여주던 소고기국생각하며 오래오래 울었다.함께 산책 못가 주어서 미안해요할머니 사랑해요.△김민성 어린이가 사랑하는 할머니를 떠나보낸 뒤,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소고기국을 생각하며 오래도록 울었다고 하네요. 살아 계실 때 못해드린 걸 가슴에 담아 내보낸 마음의 소리에 울컥해집니다. / 김형미(시인)
바람도 낮잠을 잔다.나뭇잎 그늘에긴 다리를 쭉 쳐놓고바람도 낮잠을 잔다.바람이 불지 않는 오후멍멍이도감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잔다.저 멀리 개울물도 천천히 흘러간다.그러다가 낮잠에서 바람이 깨어나면나뭇잎들이 마구마구 흔들린다.멍멍이도 컹컹 짖는다.개울물도 또랑또랑 시끄럽게 흘러간다.△정원의 나무들이 흔들림 없이 아주아주 잠잠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 이유를 문윤 어린이 시를 읽고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바로 바람이 낮잠을 자고 있는 시간이라는 걸. 좋은 시는 사물에게 생명을 주지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물들이 문윤 어린이에게서 생명을 얻게 될까요?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만큼 멋진 시입니다. 박서진(동화작가)
졸졸졸 고양이나를 핥아먹던 강아지모두 사라졌다할머니도 모르겠단다.소막도 찾아보고구석구석 뒤져보아도 없다자꾸만 눈물이 나왔다애써 만든 레고도 부셔버렸다.그래도 배고파서 점심밥은 먹었다.항상 내가 주던 밥 맛있게 먹었는데어디로 갔니?제발 굶지 말고 차에 치어 죽지 마△졸졸졸 따라다니던 고양이와 강아지가 어디로 갔을까요? 함께 살던 식구가 떠났다는 걸 가슴 아파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참 잘 표현되었네요. 별다른 수식 없는 직접적인 표현들이 더 뭉클하게 합니다. 김형미(시인)
가을 길 부스럭부스럭단풍잎 떨어지네.이웃집 다람쥐도옆집 청솔모도모두들 나와서 “아이, 시끄러워!”떨어지던 단풍잎얼굴 빨개졌네.△얼마나 귀를 크게 열어 놓으면 이런 소리가 들릴까요? “아이, 시끄러워!” 이웃집 다람쥐와 옆집 청솔모의 마음을 실감나게 잘 표현했어요. 이 때 상처 받은 단풍잎의 얼굴이 빨개진 거로군요. 오호라! 이 시를 읽다보니 정말 가을이 왔네요. 단풍잎을 위로해주러 우리, 가을 산으로 떠나 볼까요? 하미경(시인)
난 너무 힘들어몇 십 명이 앉아서 무겁잖아난 하루에 한 끼도 못 먹어신발도 터지기 전엔 벗지 못해밤에 눈이 보이지 않으면사고 날까 불안해힘들겠다힘들겠다힘들겠다△학교 버스가 ‘힘들어’라고 말합니다. 현성이는 잘 들어줄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역시나 현성이는 버스가 힘들어 하는 이유만큼 공감합니다. 그냥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학교 버스는 위로를 받았을 겁니다. 그리고 이걸 읽는 사람들도 위로 받았을 거구요. 현성이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귀를 가졌습니다. 자기 주장을 말하는 입보다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귀가 더 중요합니다. 들을 줄 아는 사람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박태건(시인)
짜장면을 먹다가 갑자기 엄마 손이생각나서 기도를 했다.아빠도 요즘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해 달라 했다.더 이상 엄마 아빠가 아프지않았으면 좋겠다.△짜장면을 먹다 보면 짜장면이 어찌나 맛있는지 머릿속에도 온통 짜장면뿐이지요. 그러나 김가인 어린이는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면서도 ‘엄마 손’을 생각했어요. 엄마를 생각하니 ‘아빠’도 떠올라요. 짜장면보다 “엄마 아빠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짜장면을 이긴 거예요. 맛있는 짜장면을 이기는 것, 그것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될 거예요. -문신(시인·문학평론가)
작은 손님들만 초대합니다입구는 바이올린S모양 왼쪽 구멍입니다출구는 바이올린S모양 오른쪽 구멍입니다작은 손님들 지금 공연이 시작되니자리에 앉아 주세요지금 활씨가 나오십니다지금까지 바이올린 속 작은 공연장관장 설레임이었습니다△바이올린 자체를 하나의 공연장으로 생각하고 쓴 글이네요. 난장이처럼 작은 사람들이 객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며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연미복을 입은 활씨가 멋지게 등장하는 모습도 그려지고요. 아쉬운 것은 시가 아니라 음악회 초대장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좀 더 압축시키고 리듬과 운율을 살려낸다면 더 멋진 동시가 탄생할거에요. 장은영(동화작가)
왜 지울 때 나만 쓰니?앞면도 있는데좀 골고루 써이러다가 사라지겠어제발 좀 연필로 찌르지 마나도 아프다고!왜 항상 나를 떨어뜨리는데난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정민이는 시인의 눈을 가졌습니다. 지우개에게도 모서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는 눈이지요. 아마도 세상의 모든 모서리는 감정을 가졌다는 것을 정민이는 알게 될 겁니다. 모서리 너머엔 숨겨진 사실이 가득하거든요. 모서리의 속마음을 볼 줄 아는 정민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 겁니다. 모서리 너머의 질문을 받아 적기만 하면 되니 정민이는 얼마나 좋을까요. 박태건(시인)
동생 몰래 먹으려고 책상 뒤에 꽁꽁 숨겨둔 과자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했다 눅눅해지고 유통기한 지났다 아끼다 똥 됐다!△ ‘아끼다 똥 된다’는 속담을 할머니에게 들었나요, 엄마에게 들었나요? 아끼기만 하다가 잃어버리거나 못 쓰게 되는 것은 과자만이 아닙니다. 돈도, 시간도, 물도, 종이도, 말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세인이 곁에 색연필이 있으면 그림도 많이 그리고, 연필이 있으면 글도 많이 쓰세요.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하세요. 아끼다 똥 되기 전에…. -최기우(극작가)
아빠가 컵을 씻고 있는데컵이 스르륵 쑥~아빠 손에서빠져 나갔네.컵은 “나 간다!” 라고 말하며 간다.쨍그랑!컵이 깨져 아빠 손이 많이 다쳤네.컵은 많이 후회한다.△이정민 친구는 우리가 듣지 못하는 말을 듣는 아주 특별한 귀를 가지고 있군요. 〈컵은 “나 간다!” 라고 말하며 간다.〉라는 시행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빠 손을 다치게 한 컵이 후회를 한다니요! 컵에게도 생각이 있다는 이정민 친구의 멋진 생각에서 다시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박성우(시인)
엄마의 잔소리처럼 쏟아지는 비아이들은 요리조리 날쌔게 피한다회초리 같은 비는바람을 데리고 앞뒤를 공격해온다잔소리 비가 그치고화난 얼굴 먹구름이 물러가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팔짝팔짝골목길로 뛰어 나간다△느닷없이 비를 만날 때가 있지요. 비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끈질기게 나를 따라옵니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라.”, “학교 갔다 오면 숙제부터 해라.”, “게임 좀 그만해라.” 엄마의 잔소리처럼, 회초리처럼 비가 내린다는 표현이 생동감 넘치게 다가옵니다. 주변에서 시를 발견할 줄 아는 눈 밝은 고소연 어린이는 비 온 뒤 환한 햇살처럼 엄마를 웃게 만드는 방법 또한 알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김정경·시인
전화기가 울린다.여보세요?이모다.이제 나가서 놀아야지.또 전화기가 울린다.여보세요?엄마다.휴~전화기가 울려서놀 수가 없다.△전화기가 방해꾼이 되었네요. 마음껏 놀고 싶은데 자꾸만 전화기가 울려서 놀 수가 없는 다인이 마음을 알겠어요. 방해꾼 없이 실컷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박월선(동화작가)
봄이 왔네꽃들이 방긋방긋나무는 살랑살랑꽃과 나무는 왜 있는 거지?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아! 나무는 깨끗한 공기와 예쁜 가구가 되려고,꽃은 세상을 예쁘고 향기롭게 하려고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수민아, 가자!”엄마가 얼른 가자고 한다.내일 다시 보면 꼭 말해야겠다.△나무는 우리에게 정말 고마운 존재이지요.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릅니다. 한 소년의 행복을 위해 평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배려하는 나무의 모습은 매우 감명적이지요. 나무는 사람들이 숨 쉴 수 있도록 산소를 만들어주고 더울 땐 그늘을 드리워주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홍수민 어린이의 말처럼 사람들의 생활에 필요한 가구도 만들어주지요. 우리 모두 나무에게 진심을 다해 말해야겠네요. “나무야, 고마워!” - 박예분(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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