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1 23:4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권혁남 칼럼

전북도민 행복점수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우리 헌법 10조에도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엔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였음에도 우리 국민들의 행복점수는 몇 십 년 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필자가 전북애향운동본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지난 8월에 실시한 전북도민의식조사에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66.6점으로 보통수준을 약간 선회하였다. 그래도 4년 전 61.7점에 비하면 우리 도민들의 행복점수가 약 5점이나 높아진 점은 참으로 다행이다 싶다. 계층별 행복도를 살펴보면, 먼저 여성(67.3점)이 남성(65.9점)보다 약간 높고, 연령별로는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교육수준별로는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수준별로는 차이가 없었으나 직업별로는 전문직, 공무원, 교사계층이 72.4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무직, 가사돕기, 기타 직업군에서 61.5점으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부안-고창군민들이 70.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군산시민들이 63.5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성,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직업에 따라 행복점수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은 점이 두드러진다.그러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여러 조건들이 제시되었는데, 그것들은 인생관, 종교, 건강, 돈, 인간관계, 안전, 자유, 적응력, 희망, 자존심, 유머 등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매우 획기적인 연구를 하였다. 1939년부터 1942년 사이의 하버드 대학 재학생 중 268명을 선정(중간에 20명이 탈락하여 최종 248명)하여 60년 동안 2년마다 설문조사를, 5년마다 건강진단을 실시한 장기 연구결과를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으로 발표하였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7가지 행복의 조건을 발견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재산이나, 명예, 권력 등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 평생교육, 안정적 결혼생활, 금연, 음주조절, 규칙적 운동, 적당한 체중이었다.그래서 이번 전북도민의식조사 데이터를 가지고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이라는 고등통계를 사용하여 개인의 행복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밝혀보았다. 그 결과 성, 연령, 소득, 교육수준, 직업, 결혼여부 등은 개인의 행복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에 주관적 생활수준평가가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주관적 생활수준평가란 자신이 스스로 평가한 생활수준(상중하로 평가)을 말한다.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 사는 월 소득 1000만원인 사람이 스스로를 중류나 하류로 평가하는 반면에 시골에 사는 월 소득 200만원인 사람은 스스로를 상류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주관적 생활수준평가이다. 결국 실제소득, 학력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생활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역생활만족도였는데, 이웃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지역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베일런트 교수의 연구결과와 똑같이 흡연은 행복점수를 깎아내린다는 점이다.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두 가지만 실천하면 된다. 지역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면서 지역에 대해 사랑을 하고, 동시에 자신의 생활수준을 중간 이상으로 평가하면 된다. 행복,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 오피니언
  • 기고
  • 2015.09.09 23:02

지역신문이 사는 길

신문과 방송이 뉴스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이 뉴스를 직접 생산하는 시대가 되었다. 속보성 측면에서 이미 신문과 방송은 소셜미디어를 따라갈 수 없다.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을 때도 사람들은 바로 트위터를 연결했고, 공격 현장 주변에서 일반인들이 트위터로 상황을 중계하기도 하였다. 이러다 보니 신문과 방송은 뒷북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난 2012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제 64회 세계신문협회 총회(World Newspaper Congress)에서 뉴스란 15초 전에 알지 못했던 그 어떤 것으로 새롭게 정의되기도 하였다.그러면 신문은 이대로 죽는 건가? 신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소셜미디어 역시 한계가 있다. 트위터 등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달해줄 수는 있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트위터 등이 뉴스를 먼저 알리지만,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신문 몫으로 남는다. 결국 신문은 어떻게 하면 뉴스를 짜임새 있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할지를 생각해야한다. 다시 말해 사건의 원인과 배경, 의미, 전망 등을 분석하여 전달해 주는 뉴스의 문맥(context)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게 신문이 살 길이다.모바일 미디어시대에서 중앙지 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지역신문은 독자감소광고수익 감소경영 악화신문의 질 하락독자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지역신문도 살길이 있는가? 물론 있다.지역신문이 살기 위해서는 먼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뉴스 룸을 재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신문은 편집국을 빠른 뉴스(fast news)팀과 느린 뉴스(slow news)팀으로 재조직하였다. 빠른 뉴스는 온-오프라인에서의 속보를, 느린 뉴스는 신문 발간에 앞서 미리 많은 양의 기획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우리나라 지역민들이 지역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돈을 내면서 까지 읽을 만한 정보가 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지역민의 이목을 끄는 핵심 콘텐츠 부족이었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지면이 도지사나 시장, 군수 동정으로 도배되는 관공서 중심 기사로는 일반 독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전주시장 사진이 무려 여섯 번이나 실린 적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지역민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단체장이나 관청정보 보다는 지역생활정보를 알고 싶어서이다.예를 들어 보자. 독일의 진델핑어/뵈블링어 차이퉁은 직장인들의 가장 큰 지역생활정보가 점심식사 장소와 메뉴라는 점을 알고서 매일 3~4개의 식당이 제공하는 점심식사 메뉴 정보를 지면과 사이트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 식당 위치, 전화번호, 오늘의 점심메뉴, 가격, 좌석수, 흡연석 유무, 애완동물 동반가능여부, 주차가능여부, 엘리베이터 설치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해당 식당을 클릭하면 지도까지 나온다. 아울러 종이신문에 실린 쿠폰을 지참하는 독자에게는 가격을 할인해주도록 하였다. 지역신문독자들은 바로 이같이 피와 살이 되고 돈이 되는 정보를 원한다.지역신문이 살 길은 관청기사를 확 줄여버리고, 소셜미디어를 연결고리 삼아 독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호흡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together)와 함께 전략을 유지하면서 교육, 쇼핑, 먹거리 등 지역밀착형 생활정보의 발굴이 최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권혁남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 전북대 사회과학대학장,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5.07.29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