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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과 지역주의, 그리고 언론

‘홍어’ ‘전라디언’ ‘전라좀비’ ‘개쌍도’ ‘흉노’ ‘과메기’온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호남과 영남을 비하하는 말들이다. 온라인의 익명성 뒤에 숨어 상대 지역민에 대한 불신과 적대시는 물론이고 때로는 폄훼, 배척,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역감정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비극이자 국가발전과 사회통합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지역감정은 선거 때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는데, 선거가 바로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지역감정은 애향심의 발로이며, 지역주민들을 하나로 통합해주는 정기능도 갖고 있다. 그러나 자기 지역출신에 대한 맹목적 지지와 타 지역 출신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이 문제이다. 정당이나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표를 획득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전략이 가장 손쉽고도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분명 지역감정의 일차적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 역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 언론은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하거나 때로는 지역주민의 감정에 편승하여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해왔던 게 사실이다. 지역 언론은 선거기간에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인사 및 예산, 중앙정부의 정책 측면에서 ‘지역차별’ ‘지역소외’ ‘지역 역차별’ 등의 보도를 통해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김병선교수의 영호남 지역 언론의 지역주의 보도 분석에 따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영남지역 언론들은 ‘TK 차별, 소외론’을 주장한 반면, 호남지역 언론들은 ‘호남 역차별론’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완전히 역전되어 영남지역 언론들은 ‘TK 역차별론’을, 호남지역 언론들은 ‘호남 차별, 소외론’을 줄기차게 보도하였다고 한다. 실제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한 대구지역 신문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들만 보더라도 지역주의를 얼마나 많이 강조하였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영남편중인사 TK는 빼주소…15년째 푸대접’ ‘YS도 DJ도 盧도 홀대…고위공직 TK씨가 말랐다’ ‘대구경북 못 잡아먹어 안달 난 대한민국’ ‘호남홀대? 10년간 TK인사 숙청 잊었나’ ‘예산·국책사업·SOC 西高東低 심하다’ ‘우리가 남이가의 정신으로’영남지역 언론만 이러는 게 아니다. 호남지역 언론 역시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지역 언론의 보도태도는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일부 지역 언론은 “지역주민의 편에 서서 지역의 인물을 키우고 지역의 이익을 강조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물론 지역주의는 지역 언론이 존재해야할 이유이자 핵심적인 가치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역민들을 지역감정에 눈멀게 하여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타 지역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을 심어주는 것이 문제이다.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언론은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내뱉는 지역감정 발언에 대한 무분별한 인용보도는 물론이고, 지역감정에 편승하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일체의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역 문제의 핵심은 지방과 지방 사이가 아니라 중앙과 지방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 언론은 더 이상 영호남지역 등의 편중, 홀대, 푸대접과 관련된 냉소적 보도 보다는 수도권과 지방과의 차별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제 지역 언론이 지역주의의 확대 재생산자로서의 역할을 과감히 버리고 지역감정 해결을 위한 전도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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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2 23:02

이웃과 잘 지내십니까

다음의 질문들에 그렇다 또는 아니다로 답해보자. ① 앞집 또는 옆집, 위아래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② 아파트 엘리베이터 속에서 만나는 낯선 이웃과 인사하는가 ③ 휴가를 떠날 때 우편물이나 신문 등의 처리를 부탁할 이웃이 있는가 ④ 택배를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할 이웃이 있는가 ⑤ 새로 이사 왔다고 떡을 받은 적이 있는가 ⑥ 층간소음, 이해관계 등으로 이웃과 다퉈본 적은 없는가.그렇다에 응답한 문항이 절반이 채 되지 않은 사람은 이웃공동체 생활에 문제가 있다 하겠다. 가족공동체마저 위험에 빠진 요즈음 이웃공동체가 온전하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다.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심, 층간소음 등으로 인한 이웃과의 갈등 등으로 이웃공동체 의식이 실종되어가고 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신화로만 남아있다.전북애향운동본부가 의뢰해 필자가 지난 8월에 실시한 전북도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에 사는 사람들보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이웃과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89.1%가 이웃과 친하게 지내거나 적어도 인사라도 하고 지내고 있다.반면에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과 잘 지내지 못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앞집 또는 옆집, 위층 집, 아래층 집 등에 따라 잘 지내는 비율에서 큰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먼저 앞집 또는 옆집과는 77.6%가 적어도 인사라도 하는 등 잘 지내는 반면, 아래층 집과는 59.5%가, 그리고 위층 집과는 56.1%만이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위아래층 집 보다는 옆집 또는 앞집과 더 잘 지내는 것은 얼굴을 대하는 빈도의 차이 때문일 것이고, 아래층 집보다는 위층 집과 사이가 더 안 좋은 것은 층간소음문제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다가구주택에 사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으로 충돌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층간소음 문제로 불만이나 항의를 하거나 받은 적이 있다가 11.2%, 말싸움까지 간 경우가 4.5%로 전체의 15.7%가 층간소음문제로 이웃과 충돌한 적이 있었다. 이어서 엘리베이터에서 잘 모르는 이웃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37.8%만이 대부분 서로가 인사를 나누는 편이다고 하였고, 44.6%는 인사를 하는 경우와 안하는 경우가 반반이다고 하였으며, 17.6%는 대부분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고 하였다. 결국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아도 잘 모르는 이웃에는 소 닭쳐다보듯이 대면 대면하는 셈이다. 또한 이웃 간에 충돌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11.3%가 평화적인 해결책 보다는 행정기관에 민원을 내거나 법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하였다.인정 넘치고 살기 좋기로 소문난 우리 지역에 이웃 간의 연대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이제는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스킨십을 높이고, 이웃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모두 나서서 협력과 봉사 활동 모임, 학연 지연 혈연 모임, 운동 학습 취미 활동 모임과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웃에 대한 존중과 포용의 정신, 봉사와 협력 정신, 이웃에 대한 친절과 신뢰 정신 이 넘쳐나는 전북 지역 공동체의식이 되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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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1 23:02

전북도민 행복점수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우리 헌법 10조에도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엔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였음에도 우리 국민들의 행복점수는 몇 십 년 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필자가 전북애향운동본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지난 8월에 실시한 전북도민의식조사에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66.6점으로 보통수준을 약간 선회하였다. 그래도 4년 전 61.7점에 비하면 우리 도민들의 행복점수가 약 5점이나 높아진 점은 참으로 다행이다 싶다. 계층별 행복도를 살펴보면, 먼저 여성(67.3점)이 남성(65.9점)보다 약간 높고, 연령별로는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교육수준별로는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수준별로는 차이가 없었으나 직업별로는 전문직, 공무원, 교사계층이 72.4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무직, 가사돕기, 기타 직업군에서 61.5점으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부안-고창군민들이 70.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군산시민들이 63.5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성,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직업에 따라 행복점수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은 점이 두드러진다.그러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여러 조건들이 제시되었는데, 그것들은 인생관, 종교, 건강, 돈, 인간관계, 안전, 자유, 적응력, 희망, 자존심, 유머 등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매우 획기적인 연구를 하였다. 1939년부터 1942년 사이의 하버드 대학 재학생 중 268명을 선정(중간에 20명이 탈락하여 최종 248명)하여 60년 동안 2년마다 설문조사를, 5년마다 건강진단을 실시한 장기 연구결과를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으로 발표하였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7가지 행복의 조건을 발견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재산이나, 명예, 권력 등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 평생교육, 안정적 결혼생활, 금연, 음주조절, 규칙적 운동, 적당한 체중이었다.그래서 이번 전북도민의식조사 데이터를 가지고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이라는 고등통계를 사용하여 개인의 행복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밝혀보았다. 그 결과 성, 연령, 소득, 교육수준, 직업, 결혼여부 등은 개인의 행복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에 주관적 생활수준평가가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주관적 생활수준평가란 자신이 스스로 평가한 생활수준(상중하로 평가)을 말한다.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 사는 월 소득 1000만원인 사람이 스스로를 중류나 하류로 평가하는 반면에 시골에 사는 월 소득 200만원인 사람은 스스로를 상류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주관적 생활수준평가이다. 결국 실제소득, 학력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생활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역생활만족도였는데, 이웃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지역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베일런트 교수의 연구결과와 똑같이 흡연은 행복점수를 깎아내린다는 점이다.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두 가지만 실천하면 된다. 지역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면서 지역에 대해 사랑을 하고, 동시에 자신의 생활수준을 중간 이상으로 평가하면 된다. 행복,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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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9 23:02

지역신문이 사는 길

신문과 방송이 뉴스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이 뉴스를 직접 생산하는 시대가 되었다. 속보성 측면에서 이미 신문과 방송은 소셜미디어를 따라갈 수 없다.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을 때도 사람들은 바로 트위터를 연결했고, 공격 현장 주변에서 일반인들이 트위터로 상황을 중계하기도 하였다. 이러다 보니 신문과 방송은 뒷북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난 2012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제 64회 세계신문협회 총회(World Newspaper Congress)에서 뉴스란 15초 전에 알지 못했던 그 어떤 것으로 새롭게 정의되기도 하였다.그러면 신문은 이대로 죽는 건가? 신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소셜미디어 역시 한계가 있다. 트위터 등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달해줄 수는 있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트위터 등이 뉴스를 먼저 알리지만,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신문 몫으로 남는다. 결국 신문은 어떻게 하면 뉴스를 짜임새 있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할지를 생각해야한다. 다시 말해 사건의 원인과 배경, 의미, 전망 등을 분석하여 전달해 주는 뉴스의 문맥(context)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게 신문이 살 길이다.모바일 미디어시대에서 중앙지 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지역신문은 독자감소광고수익 감소경영 악화신문의 질 하락독자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지역신문도 살길이 있는가? 물론 있다.지역신문이 살기 위해서는 먼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뉴스 룸을 재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신문은 편집국을 빠른 뉴스(fast news)팀과 느린 뉴스(slow news)팀으로 재조직하였다. 빠른 뉴스는 온-오프라인에서의 속보를, 느린 뉴스는 신문 발간에 앞서 미리 많은 양의 기획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우리나라 지역민들이 지역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돈을 내면서 까지 읽을 만한 정보가 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지역민의 이목을 끄는 핵심 콘텐츠 부족이었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지면이 도지사나 시장, 군수 동정으로 도배되는 관공서 중심 기사로는 일반 독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전주시장 사진이 무려 여섯 번이나 실린 적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지역민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단체장이나 관청정보 보다는 지역생활정보를 알고 싶어서이다.예를 들어 보자. 독일의 진델핑어/뵈블링어 차이퉁은 직장인들의 가장 큰 지역생활정보가 점심식사 장소와 메뉴라는 점을 알고서 매일 3~4개의 식당이 제공하는 점심식사 메뉴 정보를 지면과 사이트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 식당 위치, 전화번호, 오늘의 점심메뉴, 가격, 좌석수, 흡연석 유무, 애완동물 동반가능여부, 주차가능여부, 엘리베이터 설치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해당 식당을 클릭하면 지도까지 나온다. 아울러 종이신문에 실린 쿠폰을 지참하는 독자에게는 가격을 할인해주도록 하였다. 지역신문독자들은 바로 이같이 피와 살이 되고 돈이 되는 정보를 원한다.지역신문이 살 길은 관청기사를 확 줄여버리고, 소셜미디어를 연결고리 삼아 독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호흡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together)와 함께 전략을 유지하면서 교육, 쇼핑, 먹거리 등 지역밀착형 생활정보의 발굴이 최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권혁남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 전북대 사회과학대학장,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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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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