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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생활과 행복점수 간의 상관관계

이웃집과 잘 지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등의 공동생활이 쉽지 않다. 층간 소음으로 위아래집이 다투고, 아랫집으로부터 올라오는 담배 연기가 여간 신경 쓰이게 만든다. 이뿐이 아니다. 이웃집 개짓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갑자기 달려드는 이웃집 개에게 공격당하기도 한다.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웃과 같이 타도 서로가 데면데면하고 엘리베이터에 같이 있는 시간이 상당히 불편하고 어색해진다. 이러니 이사 떡 돌리기, 이웃집 방문,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거나 물건을 빌리는 일, 이웃과 서로 돕기 등은 언감생심일 뿐이다. 이제 이웃사촌은 사전에서나 찾아보게 되었다.필자가 지난 8월 전북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이웃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지난 1년 동안 이웃집을 방문한 비율은 44.0%에 불과하였다.또한 지난 1년 동안 이웃집과 음식이나 물건을 빌리거나 빌려준 적이 있는가를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3%만이 있다고 하였다. 지난 1년 동안 이웃집 일을 도와주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41.4%만이 그렇다고 하였다. 수도권에 비해 농촌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 전북지역에서 이웃과 가까이 지내는 비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는 이웃공동체 의식이 거의 실종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이처럼 우리 전북지역의 이웃공동체의식이 나날이 약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도민들의 행복점수는 해마다 높아져가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이번 조사에서 도민들의 행복점수는 2011년 백점 만점에 61.7점, 2015년 66.6점, 2017년 69.9점으로 6년 전에 비해 8.2점이 높아졌다.물론 절대적인 행복점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해마다 도민들의 행복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계층별로 보면 여성(71.0점)이 남성(68.9점)보다, 종교를 가진 사람(71.3점)이 무종교자(68.1점)보다,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았다.연령별로는 50대(71.8점)가 가장 높은 반면에 60대 이상(67.5점)이 가장 낮았다. 직업별로는 공무원이 79.4점으로 가장 높았다. 역시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인 모양이다.그러면 이웃과 교류도 잘하고 지역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등 지역생활을 잘하는 것과 행복점수 간에 관계가 없을까? 이번 전북도민의식조사 데이터를 가지고서 회귀분석이라는 고등통계를 사용하여 개인의 행복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연령, 교육수준, 직업, 결혼여부, 거주지역의 도시화수준 등은 개인의 행복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반면에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행복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어서 지역사람들에 대한 신뢰성이 두 번째 요인으로 나타났다.이웃집 방문, 이웃집과 음식이나 물건 빌리기, 이웃집과 도움주고받기 등은 행복점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결론적으로 지역생활을 잘할수록 행복해진다. 지역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웃들을 신뢰하고, 화목하게 지내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행복도가 높아진다. 이웃 간에 정 많고 살갑기로 소문난 우리 전북지역의 공동체의식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이웃에 대한 관심, 스킨십을 높이고, 이웃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행정기관과 민간단체 등이 앞장서 각종 봉사, 취미활동, 친목 모임과 프로그램들을 활성화시켜 지역공동체의식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도민들의 지역생활 행복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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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10 23:02

전북도민의 지역차별 피해의식

추석 연휴에 묻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9월 25일에 우리 지역 출신 유성엽 의원이 출신지역 차별인사금지 특별법안을 대표발의 하였다. 유 의원 등은 제안 이유에서 출신지역 차별은 우리사회의 병폐로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정치와 결부되어 정권에 의하여 전략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적폐 중의 적폐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참으로 옳은 지적이고 의미 있는 법안발의라 하겠다.호남사람들에게 지역차별은 정말로 지긋지긋하다. 필자가 지난 8월 전북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도민의 74.6%가 전북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차별을 받아 왔다고 응답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개인적으로 전북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9.6%가 그런 적이 있다고 하였다. 차별을 경험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어느 지역 출신으로부터 차별을 받았는지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과반수인 53.2%가 경상도라고 하였으며, 21.2%는 수도권이라고 응답하였다.결국 대다수의 전북도민들은 지역차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5명 중 2명꼴로 개인적으로 지역차별을 직접 체험하였고, 지역차별의 가해자로 경상도를 지목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이러한 의식은 역대 정권 중에서 전북을 가장 차별한 정권을 물어본 질문에서도 잘 나타난다. 전북도민들은 역대 정권 중에서 박근혜(28.4%) 정권이 전북을 가장 차별하였으며, 이어서 이명박(21.1%), 박정희(20.1%), 전두환(17.2%) 정권 순으로 많이 지적하였는데, 모두가 TK정권이다. 반대로 전북 발전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정권으로는 김대중(31.1%), 노무현(27.2%) 정권이었으며, 출범한지 겨우 몇 달 밖에 되지 않은 문재인 정권이 14.4%로 세 번째로 높았다.우리 지역이 차별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정치권의 지역감정 조장(38.1%)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도세가 약해서(21.6%), 지역정치인들의 정치력과 리더십 부족(19.8%) 순으로 많았다. 선거철만 되면 영호남 정치인들은 상대지역을 폄하, 공격하고 때로는 피해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표를 얻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상대 지역민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왜곡 날조된 내용을 그대로 학습, 전수시켜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시키고 말았다. 지역차별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영호남의 젊은이들이 상대 지역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은어들인 홍어 전라디언 전라좀비 개쌍도 흉노 과메기 등은 모두 정치인과 기성세대가 심어준 산물이라 하겠다.사마천의 사기에서 연횡책의 대가인 장의(張儀)가 말하기를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衆口鍊金, 중구연금), 여러 사람의 헐뜯음은 뼈도 깎는다(積毁銷骨, 적훼소골)고 하였다(김영수, 사기의 리더십). 그동안 잘못된 지역감정과 지역차별로 인해 뼈가 깎이고 살이 찢겨진 전북도민들은 스스로 가장 앞장서서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북도민의 77.0%가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의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면 도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무엇을 기대할까? 그것은 그동안 우리 지역이 차별받은 분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것은 국가예산(49.2%), 정치, 대기업유치(똑같이 25.7%), 인사(21.3%)이다.결국 우리 도민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국가예산과 기업유치에 차별을 두지 말고 정치와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이게 전북 몫 찾기의 핵심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도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던 전북도민의 간절한 바람이 문재인 정권에서는 과연 이루어질지 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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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13 23:02

전주MBC 앵커의 마지막 방송

KBS와 MBC노조가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의 동시 총파업은 2012년 이후 만 5년 만이다. 두 방송사 노조의 공통된 요구사항은 공영방송 개혁과 공영방송을 망쳐놓은 경영진의 퇴진이다. 지난 1일 전주MBC 김한광 앵커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마지막으로 방송한 메인뉴스 오프닝 멘트가 전국적인 화제다. 오늘이 제가 진행하는 마지막 뉴스데스크입니다. 돌아보니 온통 무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은 그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MBC는 참담하게 망가졌습니다. 지역방송 전주 MBC는 그 역할을 다할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공영방송 장악은 집요하고도 무도했습니다. 저희들 안에서 저항하고 한순간도 싸움을 멈춘 적 없었지만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또 실망하고 화나 있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 여기서 포기할 수 없어서 다음 주부터 어쩌면 마지막이 될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투쟁에 나섭니다. 올해로 기자생활 25년차인 김한광 기자의 오프닝 멘트는 오늘날 MBC사태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으면서 참으로 용기 있는 반성이자 쓰디쓴 자기고백이다. 2009년 4월 13일 의 신경민 앵커가 뱉은 뼈있는 클로징 멘트 이후 MBC뉴스를 본 적이 없는 필자는 김한광 앵커의 오프닝 멘트를 페이스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신경민 앵커가 강제하차하면서 MBC뉴스는 사실상 뉴스시장에서 스스로 하차하였다. 뉴스는 물론이고 등 시사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최고의 보도매체로 자리매김했던 MBC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측근인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보도기능은 포기하고 오직 오락매체로 전락하였다. 김재철-김종국-안광한-김장겸 등 특정 대학의 선후배가 연달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MBC는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만다. 최고의 방송사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멸시받는 최악의 방송사로 추락하고 말았다. MBC는 취재 잘하고 프로그램 잘 만드는 기자나 PD보다는 정권에 충성하거나 말 잘 듣는 언론인을 요구하였다. MBC경영진은 언론다운 언론을 만들어 보려는 수백 명의 방송인들에게 해직과 중징계를 가했다. 이들의 빈자리엔 시용직이나 경력직을 뽑아 메우면서 오직 정권과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권력의 주구방송, 어용방송이 되고 말았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9년에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조사에 의하면 당시 신문과 방송 중 가장 신뢰받는 매체는 MBC로서 32.1%의 신뢰도를 보였고, KBS(29.9%) 보다도 더 높았다. 이랬던 MBC가 오늘날 어떻게 되었나. 지난 8월에 한국기자협회가 기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의하면 기자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모두 JTBC(각각 27.4%, 30.3%)를 꼽았다. MBC는 어떤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겨우 1.0%로 8위, 가장 신뢰받는 매체에서는 1.3%로 9위에 불과했다. 종편 JTBC에 비해 인력, 조직, 제작비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하고, 2009년까지만 해도 최고로 신뢰받던 MBC가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방송으로 추락하였다. 공영방송 KBS와 MBC가 많이도 말고 JTBC만큼만 해도 떠났던 시청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겠는가? 최고의 방송을 최악의 바닥방송으로 실추시킨 장본인인 김장겸 사장이 정권에 의한 언론탄압이라고 하면서 언론자유 수호 운운하고 있다.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지난 9년 동안 억압받았던 언론자유를 회복하고, 권력의 시녀와 국책방송으로 전락한 양방송사의 공영성과 신뢰성을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 이번 KBS와 MBC의 파업을 지지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이 권력으로부터 제대로 독립할 수 있도록 법적, 구조적 개혁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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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8 23:02

'도민 행복청'을 신설하자

돈은 많지만 덜 행복한 사람과 돈은 부족하지만 좀 더 행복한 사람 중에서 택일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이제는 물질보다는 행복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한 국가와 도시의 발전수준을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생산(GNP) 등의 양적 측면에서 측정하던 패러다임이 이제는 삶의 질과 웰빙, 행복 수준에서 측정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그 동안 물질적 풍요는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래서 한 국가 또는 지역의 발전수준은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측정되어왔다.그러나 국가나 지역, 도시들이 경제성장만으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에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2011년 OECD의 보다 나은 삶 인덱스(The Better Life Index)와 2012년 UN의 세계행복보고서(The World Happiness Report)가 경제적 측면에서의 측정보다는 행복수준의 측정을 통한 사회발전수준 평가로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 각 국가나 지역단체들은 시민행복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우선순위로 추구하고, 사회발전방향을 양적성장에서 질적 성장을 더 우선하는 성장 정책으로 바꾸었다.국가나 도시가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시민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중진국들도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의 질적 성장을 통하지 않고서는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알게 되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성장 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계층 간의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행복을 국가정책의 기본으로 삼을 때가 되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부탄을 방문하고 귀국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면, 정부의 존재 가치가 없다는 부탄 법전에 나오는 글을 인용하는 등 부탄의 행복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 알다시피 부탄은 국민의 97%가 행복해 하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이다. 부탄은 2008년 국왕 직속으로 부탄 국민총행복위원회를 두는 등 국내총생산(GDP) 대신에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 ess)을 국정지표로 삼고 있다. 국가의 발전은 국민이 얼마나 행복한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부탄의 국정철학인 것이다.국내에서도 각 지자체들이 지역주민의 행복증진을 최우선의 정책목표로 설정하면서 지역주민이 체감하는 행복의 조건 및 실상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이 행복지표 개발 및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복지표와 행복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5년, 대전시가 2016년에 행복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공표하였다.우리 전라북도 도청이 시행하는 모든 정책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도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 향상에 두어야 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성장이 뒤떨어져있는 전라북도가 단기간 내에 타 지역을 경제력으로 앞지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양적 성장에 초점을 두는 정책보다는 도민들의 웰빙, 삶의 질, 행복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도지사 직속으로 도민 행복청 부서를 새로 만들자. 이 기구는 도민 행복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정책 개발은 물론이고 도청의 모든 정책들이 도민 행복수준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자. 그래서 우리 전북이 타 지역보다 경제력으로는 떨어지지만 도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수준이 전국 최고의 도시인 사람 중심도시, 행복도시 전북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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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1 23:02

가짜뉴스

뉴스란 사실(fact)과 의견(opinion)의 결합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서 기자 개인 또는 관계자나 제 3자의 의견을 반영시킨 것이다. 사실과 의견 중 사실에 방점을 찍으면 객관적 저널리즘이고, 사실보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면 해석적 저널리즘이 된다.그런데 최근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새로운 뉴스가 등장하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바로 가짜뉴스(fake news)다. 특히 선거 때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 때문에 유권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5월 9일에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가짜뉴스들이 기승을 부렸던가.필자도 거의 매일 카카오톡을 통해 참으로 황당한 가짜뉴스들을 받아보았다. 문재인은 빨갱이다 90대의 이희호 여사가 수조원의 재산가인 50대 남자와 재혼한다. 얼핏 봐도 실소가 나올 정도로 수준 낮은 가짜뉴스가 진짜뉴스와 똑같은 기사형식을 갖춰 전달되니 사람들은 헛갈릴 수밖에 없다.올해 1월부터 5월 초까지 중앙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가 적발한 사이버상의 선거법 위반행위를 보면 가짜뉴스를 포함한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등이 2만 5466건이었다. 가짜뉴스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앓고 있는 골칫거리다.미국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장 많이 전파되어 선거에 영향을 미쳤던 대표적인 가짜뉴스들로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힐러리가 IS에 무기를 팔았다 힐러리가 피자가게로 위장한 장소에서 미성년자 성매매조직을 운영했다 등을 들 수 있다. 2016년 8월부터 11월 초까지 미국에서 공유된 대선관련 가짜뉴스는 870만 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간에 뉴욕타임스, CNN 등에 공유된 진짜뉴스는 736만 건으로 가짜 뉴스가 약 20% 더 많았다. 독자들의 반응과 댓글도 진짜뉴스보다는 가짜뉴스에 훨씬 더 많았다. 이쯤 되면 거짓이 진실을 압도한 것이다.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6년 올해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했을 정도다. 페이스 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정보의 중요한 유통 창구가 되고, 동시에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이 맞아떨어지면서 가짜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금방 알아차릴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심리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는 기성 언론에 실리는 박 전 대통령 비리 관련 기사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반면에 주로 카카오 톡을 통해 전달되는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가짜뉴스는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딱 들어맞기 때문에 열광할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해 더욱 더 자기 확신에 빠지게 된다. 이들에게 가짜뉴스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개개인의 일편단심을 강화시켜주고, 조직의 연대의식을 유지시켜주는 산소호흡기인 셈이다.가짜뉴스는 허위사실로 인해 특정인이나 단체에 대한 명예를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진실 된 여론을 형성시키는 공론장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고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가짜뉴스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망에서 가짜뉴스를 탐지하고 표시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반국민들에게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교육하듯이 가짜뉴스 피해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법, 가짜뉴스를 무분별하게 퍼 날랐을 때 오는 법적, 윤리적 책임 등을 교육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보이스 피싱보다 더 악독한 가짜뉴스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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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4 23:02

안철수의 프레임 싸움 전략

제가 MB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 안철수 후보는 크게 앞서가던 문재인 후보를 거의 따라 잡았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문후보를 앞서기 까지 하는 등 기세등등했던 안 후보가 4월 23일에 있었던 대선 3차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깜짝 질문을 던지는 순간 선거는 사실상 끝나고 말았다. 안 후보의 이런 질문들은 며칠간 각종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큰 웃음거리가 되었고, 종국에는 홍준표 후보에게도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안 후보는 네거티브 출처가 민주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러한 질문들을 던졌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스스로 상대방의 프레임만을 활성화시켜주었다. 한마디로 상대방이 토끼몰이용으로 사용한 덫(프레임)을 호랑이 덫(프레임)으로 확대 재생산 시켜준 셈이다.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정치는 프레임 싸움이라고 하였다.프레임이란 쉽게 말해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안경의 색깔이 파란색이면 세상이 온통 파란색으로 보일 것이고, 안경이 뒤틀렸다면 온 세상이 뒤틀리게 보인다. 기존에 지배적이던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대중들의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꿔놓기 때문에 이는 곧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햇볕정책이란 프레임으로 대북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꿔버렸다.이에 보수정당에서는 퍼주기 정책이란 프레임을 동원하여 햇볕정책을 비판하였다. 햇볕정책-퍼주기 정책 프레임 싸움은 똑같은 현상을 정반대로 바라보는 생각들의 충돌이다.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언어가 프레임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려면 다르게 말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사용한 프레임을 부정할 때도 상대방이 사용한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하면 오히려 그 프레임이 활성화되고 만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하기 때문에 코끼리가 아닌 다른 프레임을 사용하여 코끼리 프레임을 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안철수와 똑같은 프레임 실패를 겪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심한 사임압력을 받자 TV연설을 통해 국민설득에 나섰다. 그런데 닉슨이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국민이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프레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를 보자.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간의 세금감면-증세 싸움에서 공화당은 세금 구제(tax relief)란 프레임을 사용하였다. 즉 세금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금 고통을 해결해주는 사람은 영웅이고, 이것을 방해하는 세력은 나쁜 사람들로 프레임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레이코프는 일반 국민들이 잘못알고 있는 또 다른 프레임을 들었다. 바로 연금이다. 우리는 흔히 연금이란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하사하는 선물 또는 혜택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다. 그러나 레이코프는 연금이란 이미 제공한 노동에 대한 지연된 급여라는 것이다. 연금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급여가 아니라 내가 벌어들인 급여의 일부를 고용주가 나중에, 나의 퇴직 이후에 지급하기 위해 떼어다 투자해둔 돈이라는 것이다.여야 간 정권교체는 프레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정권이 바뀌니 모든 게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이참에 우리도 정치구조, 대통령, 민주주의 등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혁명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장관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나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치열한 싸움이 계속될 개헌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치열한 개헌 논쟁에서 과연 어떤 프레임들이 동원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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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6 23:02

문 대통령에 대한 전북도민의 바람

세상이 이렇게 쉽게 바뀔 수가 있네요 너무 행복해요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채 열흘이 되기도 전에 국민들의 감탄과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나라다운 나라, 대통령다운 대통령에 몹시도 목말라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다. 사이다처럼 시원했던 문대통령의 취임 직후의 행동들을 보자.취임식을 약식으로 마치자마자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하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비정규직 1만 명을 연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였다.이어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토록 하였다. 스승의 날을 맞아서는 세월호 참사 때 순직한 기간제 교사 두 명의 순직을 인정하도록 하였다. 이뿐이 아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30년이 넘은 석탄화력발전소를 6월 한 달간 가동 중단하도록 지시하였다.청와대 내부도 확 달라졌다. 신임 총리와 비서실장 등을 국민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대통령 집무실도 청와대 본관에서 비서동으로 옮겼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가장 신선했던 장면은 수석들과 함께 재킷을 벗어들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산책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날 많은 신문들의 1면 톱 사진으로 장식한 그 한 장의 사진은 정권이 교체되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었고, 동시에 앞으로 청와대 문화가 확 바뀔 것임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진이었다.이제 문재인 정부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은 신의 한수라는 극찬을 받기도 하였다. 청와대 일반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서 직접 식판에 밥을 담고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 당선되자마자 야당 당사를 직접 찾아가 야당 지도부와 연달아 회동을 한 장면도 매우 인상적이었다.박근혜 정부의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문고리 3인방처럼 문 대통령과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소위 3철을 비롯한 선거 일등공신들이 일제히 자리를 마다하고 떠난 것도 과거에 보지 못했던 훈훈한 미담이다.지금까지 열거한 것들은 어쩌면 대통령이 해야 할 당연한 행동이다. 지난 9년간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되었던 비정상, 비상식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을 왜 그리도 멀리 돌아왔는지 참으로 안타깝다.이번 선거에서 65%라는 전국 최고의 높은 지지율을 보여준 우리 전북도민들도 내손으로 대통령을 제대로 뽑았다고 기뻐들 한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이후 오랜만에 이기는 선거를 해냈다는 뿌듯한 성취감을 갖기도 한다. 필자가 잘 아는 전직 중견언론인은 원래가 열렬한 안철수 지지자였다. 그런데 투표일 전 6일 동안의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보수 후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는 소문에 겁이 나서 문재인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었단다. 이번에는 무조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에 전략적 투표를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호남인들이 문재인을 전폭적으로 선택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지난 10년 동안 쌓인 수많은 적폐들을 깨끗이 청산하고 제발 지역차별 없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일단 시작은 좋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통상적으로 용비어천가를 불러대는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야당과 언론은 문 대통령을 사정없이 흔들어댈 것이다.문 대통령은 당장 여소야대에서의 통합과 협치, 헌법 개정, 일자리 창출 등 경제문제, 북한 핵, 사드배치를 둘러싼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그러나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민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를 잘 지켜본 문 대통령은 군주민수(君舟民水)를 깊이 새겨야 한다. 문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지금의 민심이 한순간 폭풍과 풍랑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북도민이 문 대통령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최초로 성공한 대통령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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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19 23:02

대선의 마지막 남은 변수들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장외에서도 유권자들끼리의 말싸움이 장난 아니다. 요즘 모임에 가보면 문과 안을 두고서 서로 핏대 올리고 싸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직장 동료와 친구는 물론이고 한 집안에서 조차 지지후보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과거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어왔던 호남지역민들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선거를 치르고 있다.그러나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국민의 당에 의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어쨌거나 이제 남은 관심은 과연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이며, 지금의 판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느냐이다. 지금 시점에서 후보자와 관련된 요인들인 소속 정당, 이미지, 출신배경과 경력 등은 이미 지지율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본다.결국 앞으로의 판세변화에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로는 우선적으로 미디어 관련 요인들을 들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언론의 선거보도 프레임, 여론조사, TV토론, 정치광고 등 네 가지이다.지금 모든 언론은 문-안 양강 구도로 프레임을 짜고 오직 두 후보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론의 선거보도는 마라톤 중계방송과 같다. 마라톤 중계방송 카메라는 오직 선두권만 비쳐준다. 선두권에서 멀어지면 국민들의 눈과 마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아무리 용을 써도 언론의 양강 구도 프레임이 깨지지 않는 이상 반전은 어렵다.또한 매일같이 쏟아지는 여론조사가 판세를 바꿀 수 있다. 흔히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든다고 한다. 맞다. 지난 몇 달을 뒤돌아보자.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 안철수의 지지도 상승 움직임을 언론이 주목하자마자 이들의 지지도는 급속히 상승하였다. 그러나 반대로 언론이 특정 후보의 지지도 하락을 언급하면 그 후보의 지지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말았다.흔히 언론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여론조사에 반응한다고 한다. 언론은 여론조사에서 상승변화가 일어나는 후보에게는 집중적인 관심과 호의를 보이지만 반대로 하향곡선을 보이는 후보에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순간 돌아서버린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시점에 조사된 여론조사가 제각기 달라 헷갈린다고 말한다. 비전문가인 유권자들이 판세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같은 시점에 보도된 여러 여론조사결과들을 후보자별로 합산하여 평균값을 내보는 일일 것이다.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TV토론 역시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첫 번째 TV토론에서 부진했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TV토론은 이미 지지후보를 결정한 유권자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TV토론에서 완패했음에도 결국은 당선되었고,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상대로 세 차례 토론을 모두 이겼음에도 선거에서는 지고 말았다.또한 이번 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승민,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변화가 없다. 이를 두고서 TV토론은 지지후보를 이미 결정한 사람들만이 주로 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단 며칠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정치광고도 변수다. 이제 곧 등장할 TV정치광고 역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지난 1997년 김대중 후보의 DJ와 함께,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눈물, 2007년 이명박 후보의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 광고 등은 매우 파괴력이 있었던 광고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과연 어떤 정치광고가 뜨게 될지 궁금해진다.미디어 요인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아직 남아있다. 그것은 후보의 정책과 말실수, 헛발질, 그리고 계층별 투표율이다. 특히 계층별 투표율은 결정적이다. 단순하게 지역, 연령, 직업적으로 어떤 계층이 투표장에 더 많이 가느냐가 당락을 가른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절실히 바라는가? 그렇다면 만사 제치고 투표장에 나가자. 그것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촛불정신의 마무리 작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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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1 23:02

전북 몫 찾기는 이기는 선거에서 시작

한 달여 남은 대선을 앞두고 우리 지역에서 전북 몫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 몫 찾기 얘기를 듣고 있자면 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든다. 다른 지역에서는 정권창출입네 정권재창출입네 떠들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정권은 언감생심이고 겨우 지역차별이나 없게 해달라고 읍소하고 있으니 말이다.2012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출신의 후보는 없다. TK지역은 무려 40년(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동안 정권을 잡았다. PK도 10년(김영삼, 노무현) 동안 정권을 잡았고, 이번에도 이곳 출신 후보자들 중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호남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하다. 지역적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선거판에서 DJ의 당선은 지금 생각해도 기적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정동영 후보가 참패한 이후 호남에서 대선 후보의 씨가 말라버렸다. 아마도 대통령중심제 권력구조가 계속되는 한 호남출신 대통령은 기대하기 어렵다. 애써 부정하고 실컷 분노해도 엄연한 현실이 그렇다.전북 몫을 찾기 위해 전북도청은 농산업, 혁신도시, 신산업, 새만금, 문화관광, 균형발전, SOC, 지역현안 등 8개 분야에서 47개 과제를 발굴하고서 후보자들로 하여금 대선공약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전북 몫 찾기는 호남의 차별척결과 동시에 호남 내에서의 차별 해소문제를 담고 있다. 우리 지역의 적지 않은 사람들은 호남이 인사, 예산, 조직상으로 차별받는 것도 서러운데, 전북이 호남 속에서 받는 이중차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우리 전북은 욕먹거나 안 좋은 일에 있어서는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싸잡혀 피해를 보고, 어쩌다 좋은 일이나 보상 받을 때는 아랫동네 광주 전남에 다 빼앗긴다는 것이다.구체적으로 공공기관 49곳 가운데 전북에 남은 공공기관은 겨우 4곳뿐이고 나머지 45곳은 광주전남에 호남본부가 설치되어있다. 일부에서는 호남 속에서 변방으로 전락한 전북지역의 몫을 찾기 위해서는 호남이 아닌 전북이라는 독자권역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지난달 전북기자협회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이러한 전북의 요구에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수긍하였다. 우리의 전북 몫 찾기 요구는 당연한 것이고 대선주자들의 반응 역시 일단은 긍정적이다.그러면 이제 전북 몫 찾기를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가 문제다. 필자는 전북 몫 찾기로 인해 자칫 이웃사촌인 광주전남과의 갈등과 호남의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독자권역으로의 독립은 오히려 더 큰 소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호남의 파이를 넓히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결국 방법은 하나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도민들의 전략적 투표를 통해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이다. 총선이 바람만 불면 앞뒤가 순식간에 바뀌는 돛단배 선거라면, 대선은 앞뒤가 바뀌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항공모함 선거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선거판세가 끝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선에서 도민들이 두세 명의 후보에게 표를 분산시키면 우리의 의지가 분산될 뿐만 아니라 생색도 나지 않는다.따라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전폭적으로 몰아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 후에 우리가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과거에 80~90% 몰표를 주었지만 돌아온 건 차별뿐이었다고. 그러나 이제는 후보자들이 호되게 야단맞았고, 차별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분명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 말고는 매번 지는 선거만 해왔다. 그래서 우리 지역이 요 모양 이 꼴인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지는 선거만 할 것인가? 이제는 이기는 선거를 만들어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어보자. 전북 몫 찾기는 이기는 선거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도 선거 승리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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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24 23:02

박근혜 게이트와 방송개혁

많은 사람들이 요즘 뉴스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고들 한다. 뉴스가 드라마, 예능보다 더 재미있고 뉴스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가져다준 선물이다.지난 해 10월 24일 밤 JTBC 8시 뉴스가 터뜨린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는 방송계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대형 사건이었다. 평소 시청률이 2-3% 수준이었던 JTBC의 8시 뉴스룸은 그 날 이후 1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동시간대 경쟁 뉴스들인 MBC와 SBS의 지상파뉴스를 압도하고 있다. 종편뉴스로는 상상할 수 없는 꿈의 시청률이다.지난 2일 밤 덴마크에서 정유라 체포 장면을 특종 보도한 JTBC 뉴스룸의 시청률은 11.35%로 역대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에 SBS 8뉴스는 5.4%, MBC 뉴스데스크는 5.0%의 시청률에 불과했다. 같은 날 KBS 9시 뉴스는 17.7%의 시청률을 보였으나 광주지역에서는 JTBC 24.2%, KBS 13.6%의 시청률로 호남지역에서 JTBC의 절대 강세가 다시 확인되었다.JTBC의 그린 라이트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12월 방송사 뉴스 선호도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45%가 JTBC를 가장 선호한다고 하였다. 놀라운 변화다. 선두주자였던 KBS는 18%로 1위와 현격한 격차를 보인 2위로 추락했고, 이어서 YTN(10%), MBC(5%), SBSTV조선MBN(이상 3%), 채널A연합뉴스(이상 2%) 순이었다. 한마디로 JTBC가 국민방송이 된 것이다.다급해진 SBS는 지난 연말에 조직개편 및 보도책임자들을 교체했다. SBS의 신임 사장은 대국민 사과하였고, 8시 뉴스 앵커 역시 소홀했고 부족했고 외면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SBS 8시뉴스의 시작점은 반성입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정작 편파 왜곡방송의 주범인 공영방송 KBS와 MBC는 어떠한 사과나 반성, 그리고 보도책임자 교체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보도내용에서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단적으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다시 날개를 달았는데도 같은 탐사프로그램들인 KBS의 추적 60분, MBC의 PD수첩은 여전히 잠잠하다.이 모든 것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때문이다. KBS이사회는 여당 추천이사 7명, 야당 추천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MBC주식의 70%를 갖고 있는 공익재단 방송문화진흥회(나머지 30%는 정수장학회 소유)의 이사진은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의 지배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KBS와 MBC 사장 선임은 전적으로 청와대가 결정하기 때문에 공영방송 사장과 간부들은 시청자보다는 오로지 청와대 눈치만을 볼 수밖에 없다.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시는 공영방송이 청와대 방송이 되지 않도록 이사진 구성비율의 개선,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송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필자가 계속 주장해온 이른바 프랑스 방송의 보도 3등분 원칙을 도입해야한다고 본다. 1982년부터 프랑스의 모든 방송사는 3등분 원칙에 따라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야당 등 3집단에게 똑같은 방송 시간을 배분하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련 소식이 너무 많고, 여당에 비해 야당의 목소리는 거의 방송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프랑스처럼 모든 지상파 방송은 전체 보도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 방송시간을 정부, 여당, 야당 등 3자에게 균등 할애해야 한다고 본다.이번에 제대로 된 방송개혁이 이뤄져 독립적인 방송이 탄생하게 된다면 다시는 박근혜 같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을 것이고, 당선된 대통령이 딴 마음을 먹을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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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1 23:02

언론도 공범자다

범죄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이 막가고 있다. 마치 자동차 사고를 내고 이성을 잃은 채 신호무시, 과속, 중앙선 침범, 역주행 등 온갖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도망치는 뺑소니 차량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의 막무가내 폭주 때문에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정상적인 혼을 가진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는 할 수 없는 버티기와 꼼수, 계속되는 거짓말, 여기에 국민과 나라 걱정은 티끌만치도 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몸보신에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에 국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중국 전국시대 인물인 한비(韓非)는 그의 저서 한비자 12편 망징(亡徵)에서 나라가 망할 47가지 조짐을 열거하면서 군주가 점술을 믿고 제사 지내기를 즐기거나 군주가 특정 사람만 믿고 창구로 삼고 군주가 고집이 세서 화합하지 못하고, 간언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자신만을 위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벌레가 먹었기 때문이고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틈이 생겼기 때문이지만 강풍이 불지 않으면 부러지지 않고 큰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김완중, 한비자). 다시 말해 벌레가 나무를 파먹었다고 해서 반드시 부러지는 것은 아니며, 틈이 벌어진 담장이 무조건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강풍이나 큰비가 동반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검찰 조사에서도 밝혀졌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출범 전부터 벌레 먹은 나무나 틈 벌어진 담장과 같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동안 강풍과 큰비 역할을 한 검찰과 언론 덕분에 정권이 지탱해 온 것이다. 그러다 지난 10월 24일 밤 한국의 워싱턴포스트라 할 수 있는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PC 한 방을 터뜨리면서 모든 언론이 일제히 돌아섰다. 백만 촛불에 놀란 검찰도 뒤늦게 제정신을 차리면서 박 정권은 상상초월의 강풍과 큰비를 맞고 몰락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호랑이가 개, 돼지를 복종시키는 까닭은 발톱과 이빨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박 대통령은 발톱인 언론과 이빨인 검찰을 모두 잃고 말았다.우연히도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부터 1979년까지 만18년을 통치하였고,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 역시 1998년부터 2016년까지 똑같이 18년 만에 정치활동을 실질적으로 마감하게 되었다. 정치생명 마감일자마저 놀랍게도 아버지는 10월 26일, 딸은 10월 24일로 거의 같다. 평행이론이 박 대통령 부녀에게도 작용한 걸까?박 대통령이 벌레 먹은 속 빈 나무이고 틈 벌어진 부실 담장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계속 눈감아주고 그 대가로 자신의 이득만을 챙겨온 친박 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은 모두 공범자다. 특히 박 정권에 매우 충실한 사냥개로서 정권에 불리한 진실 은폐, 축소 및 삭제, 사실 왜곡, 편파 방송해온 공영방송들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큰 곤욕을 치렀다. 집회 현장에서 KBS, MBC 취재진은 니들도 공범, KBS에 내는 수신료를 JTBC에 내겠다, 기레기들, 쪽팔린 줄 알아라 등의 온갖 비난을 받고 쫓겨났다. MBC는 기자의 마이크에서 MBC 태그를 떼고 카메라 로고도 가린 채 중계차 마크 없이 몰래 취재를 해야만 했다고 한다.이번에 언론은 크게 깨달을 것이다. 언론도 대통령에 못지않은 강력한 힘을 스스로 갖고 있다는 사실과 권력에 아첨하거나 굴종하지 않고 정론을 펴는 언론만이 국민의 성원을 받을 수 있음을 잘 알게 되었다. 권력과 언론의 힘은 모두 다 오직 국민과 같이 할 때만이 강해진다는 불멸의 진리를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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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23 23:02

김영란법, 언론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공무원과 기자, 경찰관 셋이서 식당에서 식사 했는데 누가 밥값을 냈을까? 정답은 식당주인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공직자들의 부패를 꼬집은 잘 알려진 풍자퀴즈이다. 그러나 지난 9월 28일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인해 더 이상 식당주인이 밥값을 낼 수도 없게 되었으니 이제 이런 풍자는 역사 속의 유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매우 심각하다. 필자가 지난 2012년 전북도민들을 대상으로 각 직업종사자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교사가 가장 신뢰도가 높았으나 100점 만점에 겨우 61점에 지나지 않았다. 이어서 의사(59.2), 교수(55.0) 순으로 높았으며, 공무원은 51.9점으로 5위, 경찰은 51.2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종교인, 언론인, 법조인, 정치인 등의 신뢰점수는 40점대 이하로 매우 낮았다. 모든 분야의 부정부패로 인해 각 사회기관에 대한 불신이 매우 팽배해 있음을 알 수 있다.김영란법의 대상으로 언론이 포함되자 일부 언론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칭 최고의 신문이라고 하는 조선일보는 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이라고 하였다. 국가기간통신사란 명목으로 매년 수백억 원(2015년은 약 350억 원)의 국민 세금을 지원받고 있는 연합뉴스는 김영란법, 농수축산 브랜드 남도미향 10년 명성 흔드나 같은 감성적 기사를 들이댔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한국기자협회는 김영란법이 언론자유를 위축시킨다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까지 하였다.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언론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언론인에게도 공직자에 버금가는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면서 합헌으로 결정했다.사실 언론이 김영란법에 포함된 것은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 모든 기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기자들은 고급 음식점 향응, 골프 대접, 취재 빙자 해외여행, 명절 선물, 이권 및 인사 청탁에 이르기까지 온갖 공짜와 혜택은 다 받았다.한 마디로 자기 지갑은 열지 않고 얻어먹는 데 익숙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관공서와 기업들은 기자들의 무리한 협찬과 광고 요구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다.언젠가 오랫동안 기관장을 지내다가 퇴임한 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퇴임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그 분은 매일같이 광고와 협찬해달라는 기자들의 등쌀로부터 해방된 것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했다.이제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취재환경을 맞이하게 된 언론과 언론인은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 기자들은 더 이상 개인적 청탁은 물론이고 함부로 광고와 협찬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그동안 중앙지들은 소위 섹션지면을 광고형 기사로 도배질하였다. 평가 잘 받았다는 대학이나 기업 소개, 수술 잘한다는 병원, 알 수 없는 상 받았다는 공공기관 대표나 지자체 단체장, 가 볼만 한 여행지 소개 등은 모두 광고나 협찬을 받고서 써주는 홍보기사들이다. 그런데도 기사 속에는 협찬을 받았다는 단 한 줄의 고지도 없다. 자칭 정론지가 홍보지로 전락해도 되느냐고 지적하면 모두가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이제 언론인은 사이비 기자, 기레기라는 불신과 조롱으로부터 졸업할 때가 되었다.그런 면에서 김영란법은 언론과 언론인에게는 분명 새로운 기회이다. 김영란법은 언론인들로 하여금 비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정상으로 회복시킴으로써 떳떳하고 당당한 사회의 심판자와 목탁이라는 본연의 이미지를 되살릴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될 것이다. 김영란법은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지역언론에게 단기적으로는 큰 타격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신문의 난립문제 등을 풀어줄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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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5 23:02

심각한 위기에 빠진 언론 자유

밤낮 가리지 않는 무더위 때문에 여름나기가 무척 힘들다. 지금까지 에어컨 없이 잘 버텨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날도 더워 짜증스러운데 나라 돌아가는 꼴은 우리를 더욱 열 받치게 한다. 사드배치로 국론이 완전히 분열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마찰이 우려스럽다. 여기에 진경준, 우병우, 이건희, 롯데그룹 오너 일가 등 정치경제 권력자들의 도를 넘는 뻔뻔한 행태는 국민들을 절망케 만든다.그런데도 TV뉴스는 태평성대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건은 깜깜무소식이거나 뒷전이고, 허구한 날 청와대 입맛에 맞는 기삿거리나 북한 소식을 중요뉴스로 들이대는 공영방송은 아직도 70~80년대 어두운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논란이 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방송 외압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오죽하면 KBS, MBC 등의 공영방송보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가 공영방송 같다는 소리를 듣겠는가. 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지난 연말에 개최한 2015 미디어 어워드에서 JTBC는 2년 연속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로 선정되었다. 2위는 한겨레, 3위 경향신문, 4위 YTN, 그리고 KBS가 겨우 5위를 차지했다. 자칭 공영방송 MBC는 아예 존재도 없다. 노무현 정부 때까지 최고의 신뢰미디어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공영방송 KBS와 MBC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추락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지난 4월에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31위였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계속 떨어지다가 지난해 60위에 이어 올해 70위로 또 떨어졌다. RSF는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 미디어와 정부 당국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장되어있다. 정부는 비판을 점점 더 참지 못하고 있고 이미 양극화된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역시 2016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66위로 평가했다.떨어지는 것은 언론자유도 만이 아니다. 유엔이 조사한 2016 세계 행복 보고서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행복도는 58위로 해가 갈수록(2년 전 41위, 지난해 47위) 떨어지고 있다. 가장 행복한 국가는 덴마크였으며, 이어서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호주, 스웨덴 순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국민행복지수와 국가언론자유지수 간에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도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핀란드에 이어 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뉴질랜드 모두 행복지수가 높았다. 이들 국민행복지수와 언론자유도가 최상위인 국가들이 부정부패가 없는 맑고 투명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권력을 감시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잘 보장되었기 때문이다.따라서 한 나라의 언론의 자유는 곧 국민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임은 틀림없다.권력자들은 온갖 편법 불법행위를 맘대로 저지르고 있고,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은 삼포세대, 헬조선, 지옥탈출을 외치고 있다. 여기에 권력을 비판 감시해야 할 언론이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어찌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흔히 한 나라의 언론 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같다고 한다. 결국 깨어있는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비판과 감시만이 우리의 소중한 언론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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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0 23:02

완주·전주 통합 다시 추진하자

1935년 천 년 도시 전주가 일제에 의해 전주부와 완주군으로 강제 분리되면서 지금까지 만 81년 동안 분단이 지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하나의 생활권임에도 단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정, 경제, 교육, 교통,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불편과 불이익을 겪고 있다. 다 아는바와 같이 전주는 공장과 주택부지가 부족한 반면에 완주는 도시 브랜드가 약하고 문화 교육시설의 낙후로 인해 각기 독자적으로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 만약 완주의 천연자원과 전주의 도시 브랜드가 결합하고, 전주의 탄소밸리와 완주의 과학산업단지가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20년 동안 모두 세 차례(1997년, 2009년, 2013년)에 걸친 완주-전주 통합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지난 3년의 세월 속에 통합실패의 후유증과 아픔이 어느 정도 삭혀진 현시점에서 전주와 완주의 분단으로 인한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행정, 생활의 구조와 이에 따른 지역발전 지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도 당장 2년 후인 2018년에 지방선거가 다가오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주민투표가 이뤄져야만 한다. 남북한의 현실처럼 분단이 길어질수록 통합은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4번째 통합을 추진해야한다. 공교롭게도 도농통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여수시-여천시-여천군 통합, 그리고 여건과 환경이 우리와 똑같았던 청주-청원 모두 3전 4기 끝에 성공하였다.조선시대 나라 재정의 40%를 담당했던 호남의 중심 전라북도는 3% 인구에 1.5% 경제력으로 쇠락하였다. 한양, 평양에 이어 조선의 3대 도시였던 전주는 5대, 7대, 10대 도시로 계속 추락하다가 지금은 겨우 20대 도시에 턱걸이 하고 있다. 완주-전주 통합도시는 광주, 대전에 못지않은 거점도시로서 전라북도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갈 강력한 엔진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과거의 통합추진이 실패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당시 완주지역의 국회의원과 지역정치인, 지역유지 등의 완강하고 조직적인 반대이다. 다른 하나는 완주군민들이 통합이 가져올 긍정적 변화와 이익 등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한 채 완주군 기득권층이 만들어낸 소위 3대 폭탄(세금 폭탄, 전주시 빚 폭탄, 혐오시설 폭탄) 등의 각종 유언비어와 선동에 휩쓸렸기 때문이다.다시 시작하는 통합추진은 정치인들이 적극 앞장서야만 한다. 이것이 과거의 실패에서 얻은 큰 교훈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정동영, 정운천, 김광수 의원 모두 완주-전주 통합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정동영 의원은 통합 무산은 정치인들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다. 당선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하였다. 2013년 당시 전주시장으로서 통합이 실패하자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송하진 지사는 물론이고, 김승수 전주시장과 시의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무엇보다도 안호영 완주지역 국회의원, 박성일 완주군수와 지방의원, 지역유지들을 공감시키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들에 대한 통합시의 선출직, 임명직 추대를 전주시민의 이름을 걸고 공개적으로 약속해라. 한마디로 모든 걸 양보하고 올인하라는 것이다.최근 전주시 일부 시의원들이 2013년 통합 논의 때 만들었던 완주-전주 지역 간 상생 조례 내용을 폐지하겠다고 나선 건 참으로 소아병적인 행위로서 완주군민과 전주시민들을 다 같이 모욕하는 일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통합에 사사건건 걸림돌로만 작용하였던 지역정치인들이 이제는 통합의 지렛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아무래도 4번째 통합추진이 성공해도, 실패해도 그것이 마지막 시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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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2 23:02

총선 여론조사의 참담한 실패와 대책

413 국회의원 총선은 끝났다. 하지만 제 1당조차 예측하지 못해 전 국민을 커다란 혼동과 충격에 빠뜨린 여론조사에 대한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선거결과가 나오자 유권자들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언론사 모두가 여론조사에 속은 것을 매우 분통해 했다.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전라북도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주 선거구들만 보자. 투표일 1~2주일을 앞두고서 도내 언론사들은 없는 살림 털어서 야심차게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지만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데에는 모두 실패하였다. 물론 조사시점과 투표일과의 시차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겠지만 근본적으로 조사가 잘못된 것이다.먼저 전주갑 선거구의 경우 3개 여론조사 모두 더불어 민주당 김윤덕 후보가 국민의당 김광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전주KBS-전북일보는 1.3%포인트, 뉴스1은 2.7%포인트, 전주MBC-JTV-전북도민일보는 무려 22.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투표일 당일에 투표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3사 출구조사 조차도 김윤덕 후보가 2.7%P 차이로 승리하리라고 예측하였으나 결과는 김광수 후보가 1.1%P 차이로 당선되었다.전주을 선거구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실시된 3개 언론사 여론조사는 모두 더불어 민주당 최형재 후보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1.3%P, 2.9%P, 2.6%P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출구조사만큼은 정후보가 2.4%P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하였고, 선거결과 역시 정후보가 불과 111표인 0.2%P 차이로 승리하였다.전주병 선거구는 사전 예측이 갈렸었다. 3개 언론사가 실시한 사전조사들 중 2개사는 김성주 후보가, 1개사는 정동영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전주KBS-전북일보와 전주MBC-JTV-전북도민일보는 각각 4.5%P, 4.8%P 차이로 김성주 후보가, 반면에 뉴스1은 2.1%P 차이로 정동영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정후보가 1.9%P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실제 결과는 정후보가 불과 0.7%P 차이로 이겼다.이번 총선여론조사들이 민의를 반영하기 보다는 오히려 민의를 왜곡시키다 보니 여론조사 무용론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유해론 까지 등장할 지경이다. 대부분의 정당들은 전적으로 여론조사에 근거하여 내부 경선을 치렀는데, 엉터리 여론조사로 인해 떨어진 후보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겠는가?그러나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여론조사를 없애거나 금지하기는 어렵다. 마치 자동차 사고가 난다고 자동차를 없애자는 것과 같다. 자동차 기능과 도로환경을 개선하여 자동차 사고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듯이 여론조사 역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대안으로 안심번호 이용 확대, 무선전화조사 비율 확대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선거철에 잠시 생겼다 사라지는 수백 개의 떴다방 여론조사회사들을 규제하고 정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들 엉터리 여론조사회사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조사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아울러 ARS조사를 하기 때문에 조사비용이 면접전화조사의 10~2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선거여론조사회사에 대한 자격조건을 대폭 강화하여 엉터리 여론조사가 들어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언론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언론사들은 조사경비가 싸다는 이유로, 때로는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여론조사의 질을 검증하지 않고서 마구잡이로 보도하고 있다.앞으로 언론은 무선전화조사를 병행하지 않은 조사나 ARS조사 같은 신뢰도가 낮은 여론조사는 아예 실시하지도 말고 보도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실패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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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7 23:02

사이비 선거여론조사 방지법 강화해야

권력은 여론조사에서 나온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세계 최초로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를 이룬데 자극을 받은 한나라당이 2005년 국민참여선거인단을 통한 공직후보 선출을 아예 당헌당규로 채택하여 정당의 후보 선출에서 여론조사가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이후로 모든 정당들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00%까지 여론조사에 의존하여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등 모든 후보들을 뽑고 있다.그래서 후보들은 여론조사에서의 승리는 곧 선거에서의 승리로 인식하여 선거의 시작부터 끝까지 여론조사에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론조사의 부실, 왜곡, 조작, 악용들과 관련된 고발, 고소, 항의 등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여론조사는 본질적으로 문제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표본추출, 질문내용, 조사방식, 조사시점, 조사주체 등에 따라 조사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선거여론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모집단을 잘 대표할 수 있는 대표표본의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유선전화의 경우 전화번호부 등재율이 채 50%가 되지 않고, 무선전화 가입자 리스트는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표본추출이 불가능하다. 또한 유무선 전화가입자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도 조사결과가 달라지는데, 유선전화에 비율을 좀 더 높이면 여당 후보가, 무선전화에 비율을 높이면 야당후보가 유리하게 나온다. 조사시점도 중요한데, 주중과 낮에 조사하면 여당 지지자들이 과대 표본추출되고, 밤과 주말에 조사하면 주중과 낮 조사보다 야당 지지자들이 많이 조사된다.설사 완벽한 대표표본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질문내용에 따라 결과가 확 달라진다. 선거여론조사에서는 후보의 지지도를 물어보느냐 아니면 선호도 또는 적합도를 물어보느냐에 따라 후보의 운명이 결정된다.일반적으로 후보의 지지도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후보의 선호도는 어느 후보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적합도는 00당 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과거의 사례를 보면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등 열성적인 지지층을 갖고 있는 후보들은 지지도 질문을 선호했고, 정몽준, 이명박, 안철수 등 갑작스럽게 인기가 떠오른 후보들은 선호도 또는 적합도 질문을 선호했다.후보들 간에 타협된 최종 질문이 지지도 또는 선호도(적합도)에 방점을 두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었다.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때 최종 합의된 질문은 이회창 후보와 견주어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로 노무현, 정몽준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로 결정됐다.두 후보의 주장을 절충한 질문이었지만, 질문의 방점은 지지도에 있었다. 사생결단식으로 치러진 2007년 대선의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극적으로 타협한 질문은 누구를 지지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십니까였다. 역시 선호도를 선호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였다.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 방식이 선호되고 있고, 시간과 경비 절감 차원에서, 그리고 여론조사를 대신할 수 있는 마땅한 방식이 없다는 이유로 각 정당들은 여론조사에 의한 공천방식을 고수하고 있다.우리가 선거여론조사에 의존하고 정치적 파워를 더 많이 부여할수록 여론조사에 의한 혼란과 피해는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다.이제 부정확하고 왜곡 조작된 여론조사에 국가적, 정치적 중요 결정을 맡겨서는 안 된다. 사이비 여론조사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객관성 확보, 그리고 여론조사의 공표와 관련된 법적 규제의 강화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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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9 23:02

총선 출마자들 위한 체크리스트

오늘로써 20대 총선이 정확히 3개월 남았다. 신문에는 매일같이 출마선언을 하거나 예비후보자 등록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고, 누구누구는 아직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그런데 어째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출마자 중 누구는 깜냥이 부족하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 그렇게도 자신을 모르는 가 등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욕까지 얻어먹기도 한다.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자가 점검을 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필요하지 않을까?미국의 저명한 정치컨설턴트이자 정치평론가인 포첵스(R.A.Faucheux)는 그의 저서(정치캠페인 솔루션)에서 후보자들이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 검토해야 할 몇 가지 점검항목들을 제시한 바 있다.4월 총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미 출마 선언한 후보들도 다음 체크리스트를 냉정하게 점검해 보고 좋은 판단하기 바란다.첫째,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일인가? 과거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들을 보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단지 주변의 권유 등에 의해 충동적으로 출마한 사람들도 있다. 둘째, 국회의원 직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국회의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국회의원이 되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모르거나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은 후보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셋째, 선거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하던 일을 병행하면서 선거판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교수가 강의하면서, 변호사가 재판하면서 선거를 치른다고 가정해 보라. 하던 일을 그만두고 선거에 전력투구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번이 적기인가? 세상만사 다 때가 있는 법. 준비가 덜 되었거나, 선거 구도가 좋지 않은 데에도 한 박자 빨리 나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다섯째, 네거티브 선거를 감당할 수 있는가? 본래 선거란 한 사람의 최선의 모습과 최악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게 된다. 티끌만한 흠도 전봇대만큼의 크기로 뻥튀기하는 게 선거판이다. 도덕적 결벽주의자나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정치에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오직 얼굴이 두껍고 용기가 가상하거나 아무리 맞아도 끄떡하지 않는 맷집 좋은 사람만이 정치에 적격이라 하겠다.여섯째, 당선가능성이 있는가? 선거판에 3분의 1법칙이라는 게 있다. 자신을 지지한다고 한 사람들의 1/3은 선거에 관심이 없고, 1/3은 다른 후보를 찍을 사람이며, 오직 1/3만이 자신을 찍을 사람들이다.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한 사람들의 겨우 1/3만이 실제로 지지하는데,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일곱째, 낙선에 따른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가? 선거란 승자보다는 패자가 더 많은 법. 선거에 떨어진 사람들이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인간에 대한 불신감, 금전적 타격, 가족 간의 불화 등이라고 한다.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한다. 여덟째, 선거자금은 충분한가? 오늘날의 선거는 돈 선거이다. 돈이 없거나 주변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모금할 자신이 없으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고통을 당해도 괜찮은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의 가족들은 매우 힘들어한다. 후보의 가족들은 후보와 관련된 온갖 유언비어, 조롱, 비난을 감당해야 하며, 미치도록 선거판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위 아홉 가지 점검항목들을 냉정히 검토해보았는가? 그래도 가고 싶고 가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부디 좋은 여행이 되기 바란다. 아울러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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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3 23:02

총선과 지역주의, 그리고 언론

‘홍어’ ‘전라디언’ ‘전라좀비’ ‘개쌍도’ ‘흉노’ ‘과메기’온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호남과 영남을 비하하는 말들이다. 온라인의 익명성 뒤에 숨어 상대 지역민에 대한 불신과 적대시는 물론이고 때로는 폄훼, 배척,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역감정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비극이자 국가발전과 사회통합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지역감정은 선거 때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는데, 선거가 바로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지역감정은 애향심의 발로이며, 지역주민들을 하나로 통합해주는 정기능도 갖고 있다. 그러나 자기 지역출신에 대한 맹목적 지지와 타 지역 출신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이 문제이다. 정당이나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표를 획득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전략이 가장 손쉽고도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분명 지역감정의 일차적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 역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 언론은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하거나 때로는 지역주민의 감정에 편승하여 지역감정을 확대 재생산해왔던 게 사실이다. 지역 언론은 선거기간에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인사 및 예산, 중앙정부의 정책 측면에서 ‘지역차별’ ‘지역소외’ ‘지역 역차별’ 등의 보도를 통해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김병선교수의 영호남 지역 언론의 지역주의 보도 분석에 따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영남지역 언론들은 ‘TK 차별, 소외론’을 주장한 반면, 호남지역 언론들은 ‘호남 역차별론’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완전히 역전되어 영남지역 언론들은 ‘TK 역차별론’을, 호남지역 언론들은 ‘호남 차별, 소외론’을 줄기차게 보도하였다고 한다. 실제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한 대구지역 신문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들만 보더라도 지역주의를 얼마나 많이 강조하였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영남편중인사 TK는 빼주소…15년째 푸대접’ ‘YS도 DJ도 盧도 홀대…고위공직 TK씨가 말랐다’ ‘대구경북 못 잡아먹어 안달 난 대한민국’ ‘호남홀대? 10년간 TK인사 숙청 잊었나’ ‘예산·국책사업·SOC 西高東低 심하다’ ‘우리가 남이가의 정신으로’영남지역 언론만 이러는 게 아니다. 호남지역 언론 역시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지역 언론의 보도태도는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일부 지역 언론은 “지역주민의 편에 서서 지역의 인물을 키우고 지역의 이익을 강조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물론 지역주의는 지역 언론이 존재해야할 이유이자 핵심적인 가치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역민들을 지역감정에 눈멀게 하여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타 지역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을 심어주는 것이 문제이다.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언론은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내뱉는 지역감정 발언에 대한 무분별한 인용보도는 물론이고, 지역감정에 편승하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일체의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역 문제의 핵심은 지방과 지방 사이가 아니라 중앙과 지방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 언론은 더 이상 영호남지역 등의 편중, 홀대, 푸대접과 관련된 냉소적 보도 보다는 수도권과 지방과의 차별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제 지역 언론이 지역주의의 확대 재생산자로서의 역할을 과감히 버리고 지역감정 해결을 위한 전도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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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2 23:02

이웃과 잘 지내십니까

다음의 질문들에 그렇다 또는 아니다로 답해보자. ① 앞집 또는 옆집, 위아래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② 아파트 엘리베이터 속에서 만나는 낯선 이웃과 인사하는가 ③ 휴가를 떠날 때 우편물이나 신문 등의 처리를 부탁할 이웃이 있는가 ④ 택배를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할 이웃이 있는가 ⑤ 새로 이사 왔다고 떡을 받은 적이 있는가 ⑥ 층간소음, 이해관계 등으로 이웃과 다퉈본 적은 없는가.그렇다에 응답한 문항이 절반이 채 되지 않은 사람은 이웃공동체 생활에 문제가 있다 하겠다. 가족공동체마저 위험에 빠진 요즈음 이웃공동체가 온전하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다.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심, 층간소음 등으로 인한 이웃과의 갈등 등으로 이웃공동체 의식이 실종되어가고 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신화로만 남아있다.전북애향운동본부가 의뢰해 필자가 지난 8월에 실시한 전북도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에 사는 사람들보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이웃과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89.1%가 이웃과 친하게 지내거나 적어도 인사라도 하고 지내고 있다.반면에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과 잘 지내지 못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앞집 또는 옆집, 위층 집, 아래층 집 등에 따라 잘 지내는 비율에서 큰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먼저 앞집 또는 옆집과는 77.6%가 적어도 인사라도 하는 등 잘 지내는 반면, 아래층 집과는 59.5%가, 그리고 위층 집과는 56.1%만이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위아래층 집 보다는 옆집 또는 앞집과 더 잘 지내는 것은 얼굴을 대하는 빈도의 차이 때문일 것이고, 아래층 집보다는 위층 집과 사이가 더 안 좋은 것은 층간소음문제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다가구주택에 사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으로 충돌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층간소음 문제로 불만이나 항의를 하거나 받은 적이 있다가 11.2%, 말싸움까지 간 경우가 4.5%로 전체의 15.7%가 층간소음문제로 이웃과 충돌한 적이 있었다. 이어서 엘리베이터에서 잘 모르는 이웃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37.8%만이 대부분 서로가 인사를 나누는 편이다고 하였고, 44.6%는 인사를 하는 경우와 안하는 경우가 반반이다고 하였으며, 17.6%는 대부분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고 하였다. 결국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아도 잘 모르는 이웃에는 소 닭쳐다보듯이 대면 대면하는 셈이다. 또한 이웃 간에 충돌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11.3%가 평화적인 해결책 보다는 행정기관에 민원을 내거나 법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하였다.인정 넘치고 살기 좋기로 소문난 우리 지역에 이웃 간의 연대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이제는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스킨십을 높이고, 이웃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모두 나서서 협력과 봉사 활동 모임, 학연 지연 혈연 모임, 운동 학습 취미 활동 모임과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웃에 대한 존중과 포용의 정신, 봉사와 협력 정신, 이웃에 대한 친절과 신뢰 정신 이 넘쳐나는 전북 지역 공동체의식이 되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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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1 23:02

전북도민 행복점수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우리 헌법 10조에도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엔에서도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였음에도 우리 국민들의 행복점수는 몇 십 년 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필자가 전북애향운동본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지난 8월에 실시한 전북도민의식조사에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66.6점으로 보통수준을 약간 선회하였다. 그래도 4년 전 61.7점에 비하면 우리 도민들의 행복점수가 약 5점이나 높아진 점은 참으로 다행이다 싶다. 계층별 행복도를 살펴보면, 먼저 여성(67.3점)이 남성(65.9점)보다 약간 높고, 연령별로는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교육수준별로는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수준별로는 차이가 없었으나 직업별로는 전문직, 공무원, 교사계층이 72.4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무직, 가사돕기, 기타 직업군에서 61.5점으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부안-고창군민들이 70.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군산시민들이 63.5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성,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직업에 따라 행복점수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은 점이 두드러진다.그러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여러 조건들이 제시되었는데, 그것들은 인생관, 종교, 건강, 돈, 인간관계, 안전, 자유, 적응력, 희망, 자존심, 유머 등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매우 획기적인 연구를 하였다. 1939년부터 1942년 사이의 하버드 대학 재학생 중 268명을 선정(중간에 20명이 탈락하여 최종 248명)하여 60년 동안 2년마다 설문조사를, 5년마다 건강진단을 실시한 장기 연구결과를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으로 발표하였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7가지 행복의 조건을 발견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재산이나, 명예, 권력 등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 평생교육, 안정적 결혼생활, 금연, 음주조절, 규칙적 운동, 적당한 체중이었다.그래서 이번 전북도민의식조사 데이터를 가지고서 우리 전북도민들의 행복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이라는 고등통계를 사용하여 개인의 행복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밝혀보았다. 그 결과 성, 연령, 소득, 교육수준, 직업, 결혼여부 등은 개인의 행복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에 주관적 생활수준평가가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주관적 생활수준평가란 자신이 스스로 평가한 생활수준(상중하로 평가)을 말한다.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 사는 월 소득 1000만원인 사람이 스스로를 중류나 하류로 평가하는 반면에 시골에 사는 월 소득 200만원인 사람은 스스로를 상류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주관적 생활수준평가이다. 결국 실제소득, 학력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생활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역생활만족도였는데, 이웃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지역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베일런트 교수의 연구결과와 똑같이 흡연은 행복점수를 깎아내린다는 점이다.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두 가지만 실천하면 된다. 지역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면서 지역에 대해 사랑을 하고, 동시에 자신의 생활수준을 중간 이상으로 평가하면 된다. 행복,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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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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