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변호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변호사의 천국답게 대략 1백만명의 변호사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변호사의 70%정도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한다. 그렇게 숫자가 많다보니 미국사회에서 존경과 신망을 받는 저명 변호사도 많지만 사건 수임에 혈안이 된 일반 브로커 수준을 넘지 못하는 저질 변호사도 수두룩 하다.
벌이가 시원치 못해 사무실도 못갖춘 변호사가 공중전화 부스를 연락처로 의뢰인과 상담하는 경우도 있고 돈이 되는 수임사건이면 마피아와도 손을 잡는것이 일부 미국 변호사들의 생리다. 하긴 강도나 절도 마약사범 같은 범죄자들도 경찰에 검거되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변호사이고 그들은 형량(刑量)을 저울질하면서 필요하면 경찰이나 검찰과도 협상을 벌이는 것이 미국 사법제도의 관행이다. 걸핏하면 총질을 해대고 폭력이 난무하는 범죄천국 미국에서 살인사건 검거율이 40%선에 머물정도로 치안에 허점을 보이는데는 이런 변호사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죽하면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워렌 버거 같은 사람이 ‘굶주린 메뚜기처럼 변호사가 넘쳐 흐르는 사회’라고 개탄하면서 망국론까지 들먹였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는 가장 선망받는 직업군(職業群)으로 꼽힌다. 엘리트 명망가들도 많다. 그러나 문민정부 사법개혁에 따라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희소가치가 줄고 잇딴 비리사건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현재 개업변호사만 4천명을 넘고 있으니 일탈과 비행을 저지르는 변호사가 없을수 없을 것이다. 엊그제 박모변호사가 사기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기 하루전에 미국으로 도피한데 이어 이번에는 3천9백억원대 금융 사기범의 국외도주에 담당 변호사가 핵심역할을 한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이러다가는 우리도 변호사 망국론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자성론이 나오는 모양이다. 변호사는 사회 정의구현의 최후 보루이다. 변호사가 썩으면 그 사회는 곱절로 곪아 터질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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