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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동전 한 닢



 

조선 중기의 문인인 이원익(李元瀷)이 하루는 어느 연못가를 지나는데 어린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 사연을 물은 즉, 동전 한 닢을 연못속에 빠뜨렸다는 것이었다. 이원익은 사람들을 시켜 연못물을 모두 퍼낸 뒤 동전 한 닢을 찾아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연못물을 퍼낸 사람들에게는 수고비로 열 닢을 주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하안이“한 닢의 동전을 찾으려고 열 닢을 쓰셨으니 손해가 아닌가요”하고 물엇다. 그런데 이원익의 대답이 뜻밖이었다. “동전 한 닢이 연못에 빠져있으면 나랏돈 가운데 한 닢이 줄어들지만, 열 닢을 들여서라도 한 닢을 건져내면 우리나라도 돈이 한 닢 느는 거싱고, 열 닢이야 나에게서는 나가지만 누가 쓰든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것 아니냐?”

 

이처럼 작게 보면 설령 손해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크게 보면 손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을 뒤집으면 가능한 일들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급급해 하여 결과만을 중시하거나 일의 효율성만을 따져서 매사를 그저 쉽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질없는 말로 들리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새겨 봄직한 이야기이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는 크게 들리지만 거대한 바닷물의 흐르는 소리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들리지 않는 것도 들으려 하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작은 이익을 포기하고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고,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참을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돌아가는 것이 좋다면 돌아서 가야하는 것이다.

 

일이란 것이 그렇다. 마치 물이 흐르듯 순리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너무 인위적으로 물살을 잡고 물길을 돌리려고 해서는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현재 추진중인 전북도의 현안사업들을 지켜보면서 관계당국이 앞으로 각종 사업을 결정하거나 추진할 때에는 마치 동전 한 닢을 찾는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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