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1:56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컴퓨터 바둑



 

1997년 5월11일 미국 IBM사가 개발한 슈퍼 컴퓨터 ‘딥 블루’와 세계 체스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역사적인 지능게임에서 슈퍼컴이 2승3무1패로 ‘카스 파로프’를 꺾자 전 세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매스컴마다 특집기사가 쏟아지고 과학계와 산업계에선 ‘인간을 능가한 컴퓨터’의 등장이 몰고 올 파장을 놓고 논란이 분분했다.

 

‘딥 블루’는 높이 2m, 무계 1.4t의 덩치에 1초에 2억개의 논리함수를 처리하고 5백억가지의 경우의 수를 계산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여기에 세계 챔피언급 고수가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여 과거 1백년간 벌어졌던 주요대국 자료를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카스파르프’에 대항시켰던 것이다.

 

컴퓨터가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겼다면 바둑에서도 세계 최강 고수를 꺾을 수 있을까? 대답은 아직까지는 ‘천만의 말씀’이다. 그 이유로 체스는 64칸에서 규칙적인 행마에 따라 수를 읽는데 비해 바둑은 가로×세로 19로(路) 3백61개의 점위에서 무궁무진한 수싸움이 벌어지는 점을 든다. 체스는 연산(演算)이 가능하지만 아무런 제약없이 돌을 놓는 바둑은 사실상 유형화가 불가능하다. 초당 2억개의 행마를 탐색하는 ‘딥 블루’도 산술적으로 바둑에서 돌 하나가 가져오는 모든 가능성을 다 계산하는데 아마도 수년간은 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바둑 실력은 1972년 미국의 UCLA대학이 처음연구를 시작한 이후 잉창치(應昌치)나 포스트컵등 세계 컴퓨터바둑대회가 생겨나면서 이제 겨우 8급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1987년 대만의 잉창치 바둑재단이 프로기사를 꺾는 소프트웨어에 내건 현상금 1백50만달러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공대-가로수닷컴배 제1회 국제컴퓨터바둑대회에서 중국의 프로그램 ‘고메이트(Goemate)’가 우승, 1천5백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미국·영구등 8개국 18개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전즈싱(蔯志行)이란 사람이 개발한 ‘고메이트’가 7전 전승으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것. 프로바둑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둔 전주출신 신산(神算)이창호(李昌鎬)가 버티고 있는 우리나라가 컴퓨터바둑대회에서는 맥을 못주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