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4-04 12:02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지역일반
일반기사

[건축상담] 한 평은 사방 여섯자에 3.3제곱미터



 

◆문=땅이나 건축물의 규모를 나타낼 때는 습관적으로 평(坪)이란 단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도 몇 평, 몇 평이라고 해야만 이해가 빨리 갑니다. 한 평의 기준은 무엇이며, 몇 제곱미터입니까?


 

◆답=우리 사회 속에 섞여있는 것이 어디 제곱미터와 평(坪)뿐이겠습니까?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에서도 자(尺)와 센티미터가 혼재되어 있으며, 무게를 나타낼 때도 근(斤)과 킬로그램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MKS단위를 표준이라고 배웠는데도 우리는 자와 평과 근을 더 두루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몇 자, 몇 평에 몇 근이라고 해야만 이해가 빨리 갑니다.   


 

    아마 정확하게 자르고 나누는 서양의 단위개념보다는 덤으로 더 주고 고봉으로 더 올려주는 후한 인심 속에서 오랫동안 곰삭은 우리의 전통적인 습관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탓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부에서는 우리 실생활에 이렇게 농익어 있는 단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비효율적인 습관은 빨리 버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버릴 줄을 몰라서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 왔겠습니까?


 

    자(尺)와 평(坪)은 인체의 크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 자는 현재 30.3센티미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사람이 죽었을 때 관의 길이가 보통 6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5척을 단신이라고 했고, 6척을 장신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양손을 펼치면 그 길이가 다시 사람의 키와 같아지는데, 키가 6척인 사람은 그 펼친 팔 길이도 6척이 됩니다. 바로 이 사방 여섯 자를 한 평이라고 합니다. 제곱미터로 환산하면 1평은 3.305제곱미터가 되는데, 사람이 죽으면 한 평도 못되는 땅에 묻힌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습니다.


 

    고대로부터 단위를 정하는 기준은 통치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길이와 무게 그리고 시간의 기본단위를 정하느냐에 따라서 사회의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편리와 표준을 위해서 미터와 제곱미터, 킬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자(尺)와 근(斤) 그리고 평(坪)이라는 단위 속에 담겨있던 ‘인간중심의 사고방식’마저 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 최상철 건축사(삼호건축사사무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