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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텔레비젼 끄기 운동’



 

미국에서는 이번 주‘텔레비젼 끄기 운동’이 한창이다. 그것이 앗아간 참된 삶을 되찾자는 취지에서이다. 매년 4월의 마지막 주에 펼쳐지는 이 운동에서는 특히 그것이 제공하는 환상 혹은 가상현실(假想現實)에서 벗어나 보자는 차원에서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운동이 전국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아이들의 텔레비젼 시청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만아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가시적 통계도 그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수동적이고‘머리를 비우는’경험의 후유증에 대한 염려와 관련이 있다. 그 대안으로 야외활동이나 독서 등 적극적인 활동을 권하는 것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먼 나라 얘기를 새삼 들추는 것은 텔레비젼 시청의 문제점을 선진국답게 잘 지적해주고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우리 부모들 고민 중 상당 부분이 이것과 연계되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환경잡지에서‘단순하고 소박한 삶 운동’의 하나로 지난 3월 1일을 ‘텔레비젼 끄는 날’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좋은 취지도 불구하고 하루 정도의 짧은‘절제’는 다른 많은 날들의‘과용’에 대한 변명의 구실로 작용할 수 있다. 견디기 쉽지 않은 기간동안‘금욕’을 해보아야만 일상적 삶에의 지배력이나 그 폐해 등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텔레비젼은 분명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이다. 허나 그 자체로 유용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과하면 미치지 않음만 못하다. 수동적 편안함만을 조장하는 텔레비젼 시청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미국식 운동의 수입을 암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그것이 취미를 넘어 삶의 중요한 영역까지 점유해버리는 불상사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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