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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訓要十條



 

훈요십조(訓要十條)는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후왕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가르치기 위해 남긴 10가지의 유훈(遺訓)이다. 훈요십조는 943년 왕건이 죽기 한달전에 신하에게 구술하여 작성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010년 거란족의 침입으로 왕실의 모든 기록이 소실되고 만다.

 

고려사(高麗史)에는 훈요십조가 실제로 기록된 시기가 태조 왕건때가 아닌 8대왕 현종때 고려실록을 재편찬한 최제안의 집에서 발견돼 재정리된 것으로 돼있다. 이 때문에 현종의 신임을 받았던 신라 혈통 출신의 최제안이 후백제계 신하들을 제거하기 위해 조각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훈요십조는 여덟번째 내용 때문에 지역차별의 원류로 지적돼 왔다. 제 8조는‘차현(車峴·차령산맥) 남쪽, 금강(錦江) 바깥은 배역(背逆)의 땅이므로 관직에 등용하지 말라’고 기술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문제의‘배역의 땅’에 대해 후백제의 영토였던 호남지역 전체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차령산맥 남쪽과 금강 사이의 현재 공주·청주지역을 의미한다는 설등 여러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훈요십조는 지역차별의 원류로 지목돼 호남지역 사람들을 천형처럼 괴롭혀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 공전의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역사드라마‘태조 왕건’의 스토리가‘지역차별’의 본류 문제에 접근하면서 제작진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훈요십조 관련 내용을 어떻게 다룰것이냐를 놓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훈요십조를 완전히 무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모양이다. 청주와 공주지역 등지의 반란사건은 개개의 사건으로만 취급하고 왕건에 대해서는 후삼국 통일을 이뤄낸 영웅으로 그려낼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악마의 주술’같은 지역주의가 또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여야를 떠나 각 정파마다 출마예상 후보의 지역별 득표구도를 놓고 분석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년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벌써 이 정도이니 막상 선거가 가까워 오면 얼마나 심각한지 지역주의의 폐해가 나타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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