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1 01:04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雜婚에 대하여



 

공자가어(孔子家語)를 보면 여자의 길(婦道)에 대해 적은 본명해편(本命解篇)에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것이 있다. 시부모를 잘 섬기지 않는 것(不順舅姑),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無子), 부정을 저지르는 것(淫行), 질투가 많은 것(嫉妬), 나쁜 병이 있는 것(惡疾), 말이 많아 구설을 일으키는 것(多言口舌), 도둑질 하는 것(竊盜)이 바로 그것이다.

 

칠거지악은 남존여비 사상이 전통적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던 옛날 삼종지도(三從之道)와 함께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학대하던 대표적인 윤리관이라 할 수 있는데 어쨌거나 이는 유교적인 도덕관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되어 지금으로 말하면 ‘합리적인 이혼사유’가 됐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칠거지악이라는 악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함부로 내쫓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삼불거(三不去)도 있었기 때문이다. 즉 돌아갈 친정이 없을 때, 아내가 부모의 3년상(喪)을 치렀을 때, 집안을 일으켜 세웠을 때는 쉽게 아내를 내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만약 까닭없이 이혼을 하거나 삼불거를 무시하고 이혼을 강행했을 때는 태형(笞刑)으로 엄히 다스렸다. 아무리 절대적인 남성 상위시대였지만 가족제도의 기본이 되는 부부관계는 중시됐다는 점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9백15쌍이 결혼하고 3백29쌍이 이혼을 하여 3.6가정 가운데 한 가정이 남남으로 갈라선다고 한다. 이웃 일본이나 대만, 그리고 유럽국가들 보다도 이혼율이 높다고 하니 이혼에 대해서 만큼은 가히 선진국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혼은 이제 불가피한 최후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한 삶’만을 위해 쉽게 결정해버리는 풍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채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거리를 떠돌며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조차 태부족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없이 자식을 버리고 이혼을 감행(?)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가정파탄으로 인해 파생된 악의 씨앗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