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1:56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自販機 위생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때로는 우리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킨다. 주부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킨 세탁기나 진공청소기, 필기구의 혁명으로 불리우는 만년필과 볼펜등이 모두 무명의 발명가들이 엉뚱한 발상끝에 만들어 낸 생활의 이기(利器)들인 것이다.

 

지퍼나 안전면도기의 경우도 그렇다. 평소 구두끈 매기를 싫어했던 지트슨이란 사람이 구두끈 대신 만들어 낸 것이 지퍼이고 질레트라는 사람이 면도할때마다 얼굴에 상처를 입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해 낸것이 안전면도기 이다.

 

주인없는 가게 노릇을 하는 자판기도 마찬가지다. 이미 기원전 2151년에 이집트에서 성수(聖水)를 지키는 사람없이 팔았던 것이 그 효시라고 하지만 근대 유통의 중요한 장비로서 오늘날과 같은 자판기가 등장한 것은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인건비 절약을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고 그것도 1940년대 이후의 일이었다.

 

동전이나 지폐, 인식카드등을 집어 넣고 버튼만 누르면 커피나 음료·담배·차표등이 자동으로 나오는 이 자판기야말로 우리 일상생활에 혁신적 변화 바람을 몰고온 주역이라 할 만하다. 대량생산·대량소비시대에 맞춘 유통구조의 혁신에 크게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 우리날에 처음 도입된 자판기는 지금 전국적으로 10만대가 넘게 보급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다. 학교·관공서·병원·공원·터미널·회사 사무실·오락장·숙박업소등 사람들의 발길 닿는 곳이면 빠짐없이 설치돼 있는 것이 자판기이다. 만일 자판기가 없으면 당장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우리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자판기들의 관리상태는 전혀 합격점을 못받는다. 식품이나 음료의 경우 위생 및 청결유지가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자판기 내부에 먼지가 수북하고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는가 하면 심지어 커피자판기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다.

 

전북도의회 박원조(朴遠造)의원이 지난 5월말 현재 도내에 설치돼 있는 3천5백여개 식품자판기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여름철 위생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할 시점에 당국이 이를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잇다는 그의 질책을 당국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