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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주5일 근무제



 

주 5일 근무제 도입 관련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큰 흐름은 대체로 잡혀가고 있는 느낌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야당도 원칙적 찬성을 표방하고 나섰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이라는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한다는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일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격주 휴무제의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해서도 이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 같다.

 

의욕 없는 시간 때우기 식 노동보다 알차게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통해 여가를 즐기겠다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계속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줌으로써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가족해체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나 레저산업과 여가문화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다는 부수적 효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는 않다. 흔하게 얘기되는 것이 시기상조론이다. 우리의 경제 수준이 아직 이 제도를 도입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1인당 GNP가 1만 달러에도 이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노동생산력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실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3D현상이 이미 근로현장에 나타나 있는 마당에 이러한 지적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근로문화의 미성숙에 있다 하겠다. 근무시간을 본연의 업무 수행을 위해 충실하게 투여하지 않는, 즉 근무시간에 개인 일을 챙기는 현실 말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근무시간에 개인 일을 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충분한 휴가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주어진 시간은 모두 업무수행에 바치고 있다.

 

또한 일요일 오후가 되면 모두 재충전된 모습으로 다음 날을 준비한다. 이러한 것들이 전제되지 않으면 주 5일 근무제의 도입은 말 그대로 시기상조일 수 있다. 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문화의 성숙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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