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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또 불거진 ‘리스트’



정치권력과 돈·정보·리스트는 불가분의 관계인가. 정현준·이용호게이트에 이어 해묵은 진승현리스트가 정치권에 또 한 차례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직 사정(司正) 총수가‘할복자살 운운’하는가 하면 정관계 인사 30여명이 명단에 올라 있다는 설들이 분분한 가운데 검찰의 사정서슬이 시퍼렇다.

 

영어로 리스트(list)는 단순히 명단·목록·일람표란 뜻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정치권에 이입되면 음습하고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마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이름이 리스트의 명칭이라도 되듯이 사람들을 그 명단에 궁금증을 갖게돼고 입방아를 찧기 마련이다.

 

정태수리스트를 시작으로 그동안 정관계에 나돈 리스트는 한 둘이 아니다. IMF 위기때의 김선홍리스트, 병무비리와 관련된 원준위리스트, 옷로비 파문때의 최순용리스트도 모두 세상을 부정적 시각으로 가득차게 한 바 있다.

 

리스트에 올라 있을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생사람 잡는 소리’라거나 ‘소설 쓰고 있다’고 잡아 떼고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루설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단게 리스트의 존재다.

 

이번 진승현 리스트도 그 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지금은 누구도 예측불허다. 그러나 검찰이 신광옥 전 법무차관과 김은성 전 안기부 차장을 금명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니 리스트 존재여부도 뒤를 이어 밝혀질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따르면 ‘정치인들은 다른 분야 사람들과 비교해 인간성이 결핍된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럽쪽 유권자들은 ‘이익에 따라 진실 외곡을 일삼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일이 터졌다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이 우리라고 크게 다를바 없으니 이런 혹평이 나올법도 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리스트 작성자가 누구냐에 이르러 떠오르는 고사가 있다. 진시황 사후 황제의 작은 아들 호해(胡亥)를 옹립하여 전횡을 일삼은게 환관 조고(趙高)다. 시황의 주변에서 정보를 독점하여 권력 공백기에 천하를 뒤흔든, 바로 ‘사슴을 말이라고 우긴’그였던 것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도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기보다 해악이 되는 일에 더 열중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번 리스트의 작성자라면 그것은 국가적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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