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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禁煙열풍

 



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에 금연열풍이 불고 있다. 신년마다 부는 금연열풍이라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소식은 담뱃값 인상과 맞물려 금연바람을 상승시켜 담배인삼공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정부차원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불구하고 흡연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른다. 니코틴의 중독성이 그만큼 무시무시하다는 이야기다.

 

흡연자가 담배를 못 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순간을 넘기지 못해서다. 상사에게 어이없이 깨졌을 때, 애인한테 무참히 차였을때, 답답한 학교에서 하루 종일 시달린 학생의 귀가길,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 옛날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 더이상 해야할 말이 없음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에 피워무는 담배 한개피를 말한다.

 

실직 후 상심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선물하는 담배 한갑은 오히려 니코틴의 폐해를 잊게 한다.

 

니코틴 중독은 알코올 중독처럼 정신질환으로 다루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정부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건강보험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금연 치료에 대해서는 보험혜택을 주지 않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니코틴중독 서민층에게 금연 보조제를 무료로 제공하고 상당부문 보험치료 혜택을 주고 있다.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미 오래된 사랑이라는 담배철학을 내뱉으며 서로 위로하고 있는 애연가들을 의지박약의 정신병자로 몰아치지는 말았으면 한다.

 

금연, 그것은 너무나도 힘든 싸움이다. 모두가 끊고 싶다고 고백한다. 담배세를 보험혜택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정부라면 니코틴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낙오자들에게 오히려 더 이상 위협과 공포로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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