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운데 전격적으로 단행된 중앙 메이저신문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그 규모나 강도 면에서 일반의 상식과 오랜관행을 깬 가히 메가톤급세무사찰이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중알일보·국민일보등 해당 신문사들은 당연히 비판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언론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정부는 공평과세와 세법질서 확립을 위한 국세행정 본연의 업무 차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지켜보는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도 뚜렷이 견해가 양분됐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조세정의(租稅正儀)라는 명분을 내걸고 비판언론을 옥죄기 위해 정치적동기에서 시작된 세무사찰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고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이제 언론사라고 해서 더이상 성역에 안주할수는 없는 일이라며 언론개혁과 조세정의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취했다.
어쨋거나 여론이 극도로 양분된 가운데서도 세무조사는 진행됐고 세금탈루 사실이 속속 드러나 언론사판을 받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옛말에 ‘시어머니 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듯이 누구의 말이 더 옳은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국민정서를 고려할때 사태를 꼭 이렇게 벼랑끝까지 몰고 왔어야 하는지, 원인을 제공한 언론사 측이나 단죄하는 정부 모두 양심을 곧추세워 깊이 성찰해보아야 할 것 같다.
세금이란 본디 자진 납세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것이 즐거울 리 만무한 만큼 무엇보다 정도세정(正道稅政)의 확립이 필요하다. 모든 소득에 공평하게 과세를 하였는가? 납부된 세금은 국가예산으로 유효적절하게 사용되었는가? 만약 이같은 물음에‘아니다’라는 대답이 더 많을때 조세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조세연구원이 전국의 납세자 1천45명을 대상으로 납세순응도를 조사한 결과 자발적 납세자는 34.9%에 불과하고 44.8%가“어쩔수 없이 낸다”20.3%가“빼앗기는 기분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더욱이 학력이 높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응답이 더 많았다고 하니 우리나라가 언제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선진국이 될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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