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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실뱀장어

 

뱀장어는 불가사의한 물고기이다. 내륙의 강이나 하천, 호수등지에 서식하지만 태생은 바다이다. 산란장소도 세계 각국에 퍼져 있지만 오랜 세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유럽의 뱀장어 산란장소가 카리브해의 심해(深海)라는 사실이 밝혀진것은 금세기초 덴마크의 어륙학자 슈미트에 의해서였다. 그는 20여년에 걸친 연구조사끝에 뱀장어의 성장과정, 이동경로, 귀소본능등을 밝혀 냈다.

 

그에 따르면 뱀장어는 봄에 낳은 알이 작고 얇은 나뭇잎 형태의 치어로 자라 바닷속을 떠다니다가 2년6개월 정도 걸려 대서양과 지중해 연안을 거쳐 유럽의 각 하천으로 올라간다. 어른 뱀장어가 다시 바다로 나가 산란장소로 되돌아 가기까지 암컷은 적어도 2년, 수컷은 4년에서 6년이 걸린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뱀장어도 봄철에 서남해안 포구를 통해 내륙으로 올라오는데 그 산란장소가 남태평양의 수심 1만m 심해라는 사실이 밝혀진것은 불과 얼마 전 일이다.

 

뱀장어는 지느러미가 적기때문에 몸을 꿈틀꿈틀 구부려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어미 뱀장어가 수직1백50m 가까운 폭포위 호수에서 발견된 것을 보면 그 힘이 얼마나 센지 짐작할수 있다.

 

잉어나 연어처럼 몸을 차고 뛰어 오르는것이 아니라 가슴 지느러미를 암벽에 밀착시켜 서서히 기어 오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흔히 뱀장어를 스테미너식(食)으로 즐기는 것도 그런 불가사의한 힘을 우리몸에 전이받으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쯤 도내 만경·동진강 하구, 곰소만 일대에서 잡히는 실뱀장어는 바로 이 새끼 뱀장어들이다. 60∼70년대초까지만 해도 소형 안강망 어선들이 실뱀장어를 잡아 짭잘한 소득을 올렸고 이를 가둬 키우는 양만업자들이 떼부자가 됐지만 지금은 양만업이 시들해 졌다는게 업계 소식이다.

 

무엇보다도 뱀장어는 인공부화가 안되기때문에 실뱀장어를 되도록 많이 잡아 키울수밖에 없는데 제 철을 만난 요즘 하구에서조차 실뱀장어 구경이 힘들다는 것이다.

 

곳곳에 취입보나 댐건설등으로 뱀장어들의 통로가 막혔기 때문에 육지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내륙으로 오가는 뱀장어들의 이동이 쉽지 않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이래저래 또 나오는것이 환경파괴요 생태계 변화 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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