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두기로 한다면 너도나도 대통령 한 번 해 보고 싶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투표란 걸 해서 뽑기로 정한 것이다. 즉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을 세웠다. 그랬더니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도 참 다양했다.
돈이나 기념품으로 매수하기, 지역감정이나 학연에 호소하기, 붉은 색 칠하기, 정책대안 제시 등등. 하지만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고 했던가. 나쁜 짓하는 후보가 더 표를 많이 얻는 일이 많아지게 되고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란 조직을 만들고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업무를 관리하도록 하였다. 이 조직의 역할은 운동경기에서 심판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1등으로 들어오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없었던 상황에 무척 분개해 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될 수도 있었던 것은 심판의 판정때문이었다. 잘못됐지만 한 번 심판이 내린 결정은 그 뒤로도 번복되지 않았다. 그만큼 심판의 역할은 중요하다.
민주당 내부의 일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후보경선은 참으로 박진감이 넘쳤다. 여느 주말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조차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재미가 그 도를 넘지 않나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등식이 대통령후보 경선에 적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후보는 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무나 맡아도 좋은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적임자를 찾는 다른 방도를 모색할지언정‘꿩대신 닭’식으로 곤란한 것이 이번 경선이다.
정책토론의 장은 말 그대로 정책을 토론하고 검증해 보는 자리여야 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토론이 무엇인지 정도(正道)는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극단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또한 근거도 없는‘설’을 퍼뜨리는 소위‘카더라 통신’도 사라져야 한다. 이는 동계올림픽으로 친다면 안톤 오노가 사용한‘헐리우드 액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는 경선을 관리하는 당직자들의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 선거는 과열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당직자가 그런 분위기를 방임해서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진다면 어렵사리 마련한 정치실험에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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