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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노블레스 오블리제



세계 컴퓨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빌 게이츠의 또 다른 하나의 꿈은“잘사는 나라 수준의 보건 여건이 당연한 인권으로 간주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보건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그가 만든 재단의 자산은 무려 2백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조원이 넘는다.

 

일부 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입의 절반이 넘는 엄청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기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보편화되어 있는 기부문화를 생각하면 그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20여년 전 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앤드류왕자가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부시 정부가 들어선 후 상속세를 감면하려 하자 대부호들의 앞다투어 반대하고 나선 일도 있었다.

 

한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이처럼 솔선수범 하는 것을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csse Oblige)라 한다. 이 말의 의미는‘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다. 사회나 법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권층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와 입지를 세우기 위해‘전략적’으로 부과한 자율적 도덕률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라고 이처럼 소중한 전통이 없었을 리 없다. 양반이나 선비정신이 그것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자산을 털어 군대를 조직해 싸웠던 많은 의병장들이 그 구체적 예라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상류층은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 즉 의무를 망각한 특권 신분집단에 불과하다. 재화든 권력이든 이를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천민적 졸부’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몇몇 부자들이 부의 사회적 환원을 점차 늘리고 있으며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사회에 내놓는 등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바람직하기로는 이처럼 소박한 자선 행위를 넘어 재단 창립과 기부문화 정착등으로 제도화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제2, 제3의 한국적 빌 게이츠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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