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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비빔밥 박물관



음식에도 원조(元祖)가 있고 대접이 남다르다면 단연 전주비빔밥을 빼 놓을수 없다. 전국 어디를 가나 대중음식점에서 비빔밥을 조리해 팔고 맛도 제각각이지만 접두어(接頭語)로 ‘전주’가 붙어야 제 격에, 제 맛이 난다는게 식도락가들의 평이다. 적어도 비빔밥만큼은 전주가 확실히 ‘원조’대접을 받고있는 셈이다.

 

하긴 전주비빔밥이 국내에서만 성가가 높은것도 아니다. 세계적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그 맛에 반했다 하고 이미 국적(國籍)항공기뿐 아니라 외국 졸지의 항공사들도 기내식(機內食)으로 비빔밥을 내놓을 정도가 됐으니 그 명성이 가히 세계적이다.

 

우리가 늘상 먹는 밥에 고추장과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의 독특한 맛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 말할것도 없이 이고장의 풍부한 물산과 넉넉한 인심, 독특한 조리기법이 조화를 이룬 ‘맛의 화합’이란 설명이 그럴듯 하다.

 

음식맛의 화합이라고 한다면 지난번 익산에서 치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결과에 대한 한 정치인의 평가도 꽤 인상적이다. 노무현·이인제·정동영 세 후보가 30%대의 고른 득표율을 보이자 ‘황금분할’이란 분석과 함께 ‘비빔밥식 표배분’이란 절묘한 표현을 썼다.

 

듣기에 따라서는 풍전세류(風前細流)라는 전라도사람 기질을 비아냥 거린듯 싶기도 하지만 그 실 순박함과 넉넉함으로 대변되는 이 고장 사람들의 높은 정치적 식견을 은유적으로 비유한것 쯤으로 자위해 봄직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전주시가 패스트푸드 형식의 전주비빔밥을 개발해 외국관광객들에 선보인다는 계획이고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받은 몇몇 업소들도 ‘비빔밥 자랑’을 맛갈스럽게 준비하고 있다한다.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챙겨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에 걸맞는 이미지 제고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이미 그들 나름의 독특한 돌솥비빔밥과 기무치를 개발해 도전하는 마당이니 우리가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것은 당연하다.

 

얼마 있으면(14일) 전주에 국내 최초로 비빔밥박물관이 문을 연다고 한다. 월드컵 손님맞이는 물론 음식기행에도 새로운 명소가 될게 분명하다. 한 비빔밥업소의 작은 아이디어가 전주 이미지 제고의 큰 결실로 대물림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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