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일상적인 장면이라 할지라도 은밀하게 숨어서 뭔가를 지켜보며 전율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영화는 우리 모두를 관음증환자로 만들어 버린다”(메이틀랜드 맥나우도·영화평론가)
어느 상영관을 막론하고 내부는 캄캄하다. 그리고 관객들은 어둠속에 비쳐진 화면을 은밀하게 즐기곤 한다. 영화관의 어둠이 익명성을 보장하는 셈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특수성때문일까. 은밀함을 훔쳐보려는 관객들의 호기심은 색다른 영화, 섹슈얼리티영화의 원천이 됐다.
영화 속의 성(性)은 어디로 가고 있나.
관객의 몽환적인 관음증-금기를 앞세운 제도권의 칼날-영화의 치졸한 상업주의라는 서로 다른 모순들이 양립하고 갈등하면서 에로티시즘영화(Eroticism)는 어느새 영화의 주요한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영화가 계속되는 한 에로티시즘의 모호한 경계는 ‘로맨틱-에로틱-노골적인 포르노’‘리얼리즘-센세이셜리즘’‘예술-외설’등의 논란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할 것이다.
종반으로 접어든 2002전주국제영화제가 에로티시즘의 새로운 발견을 모색한다. JIFF2002가 선택한 에로티시즘은 ‘개같은 나날’(감독 울리히 사이들), ‘호텔’(감독 마이크 피기스), ‘도쿄X에로티카’(감독 제제 타카히사), ‘살로, 소돔의 120일’(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헤이, 해피’(감독 노암 고닉), ‘인간희극’(감독 홍홍), ‘천국에서 추방되다’(감독 베라 치틸로바), ‘키즈’(감독 래리 클락), ‘행복’(감독 토드 솔론즈) 등을 통해 구체화된다.
‘섹스와 사랑의 지도’(감독 에반스 찬)와 ‘란위’(감독 스탠리 콴) 등의 동성애영화들도 눈길이 모아진다.
‘도쿄X에로티카’와 ‘헤이, 해피’는 난교파티로 얼룩지는 충격적인 화면으로, ‘살로, 소돔의 120일’은 보기에 역겨울 만큼 가학적인 고문장면이, 섹스와 마약만을 좇는 ‘키즈’등은 다분히 도발적이고 논쟁적이다.
JIFF2002관객들이여, 에로티시즘의 최전선에 서서 ‘당당하게 본능을 드러낼 때 그것은 리얼한 에로티시즘이 되고, 본능을 은폐시켜 간접적으로 묘사해 변죽만 울릴 때 그것은 센세이셔널리즘’이라는 잣대를 곱씹어보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