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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우유 마시기

 

 

 

지금 60대에 이른 사람들은 6·25 전쟁직후 초등학교에서 분유를 받아왔던 기억을 갖고 있다. 미국이 식량원조 차원에서 지원해준 분유를 학교 급식용으로 나눠줬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이것을 가공해 먹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터라 집에 가져다가 물을 붓고 쪄서, 딱딱해진 덩어리를 이빨로 깨먹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서양 사람들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우유가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으로 일상화된것은 60년대 초기 외국에서 젖소를 대량도입하면서 부터다. 물론 일제하에서도 연간 3천t 정도가 생산이 됐고 역사적으로는 3국시대에 이미 우유를 마셨다는 기록도 있긴 하다. 고려시대에는 귀족층이 마시는 희귀식품으로 유우소(乳牛所)까지 둘 정도였다니 우리 민족도 우유와의 인연이 서양 못지 않았음을 알수 있다.

 

우유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완벽한 식품이라고 한다. 우유와 달걀의 발견은 식품 발달사에서 신(神)이 인류에게 내린 축복이라고 까지 회자된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염장(鹽場)이나 발효에서 비롯됐듯이 서양음식도 우유를 가공한 치즈나 버터 포타주 소스등으로 점차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엔 단순히 음용(飮用)으로만 보급되다가 점차 유제품으로 가공되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62년계 부터다. 낙농업이 성행하고 외국으로부터 젖소를 대량 입식한 결과다. 지금 40대이후 세대들이 마시는 우유나 가공 유제품의 대량 소비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우유가 요즘 국내에서 푸대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분유 1만8천여t이 소비가 안돼 재고로 쌓여 있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분유파동때의 1만6천t보다 13%나 늘었다니 제2의 분유파동이 우려된다. 도내 낙농가들도 과잉생산에 따른 우유 재고량 누증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낙농업협회등에서 ‘우유 마시기’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촉진은 아직도 기대난이다. 도대체 마시지 않는 식성을 탓할수만도 없는 노릇이니 딱한 일이다. 근본적인 생산량 조절, 늙은 소 도퇴작업, 정부지원책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차제에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우유 보내기’운동이라도 벌이면 어떨까? 한번쯤 검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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