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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故유청 선생 영전에, 영원한 스승 고이 잠드소서

 

 

 

유청 선생님!

 

 

이제는 불러도 대답없는 그리움으로 떠나셨습니다.

 

 

선생님의 별세 소식 듣고, 슬픔보다는 가슴이 텅 빈 허전함을 느낀 것은 결코 제 개인적인 이기심의 발동에서가 아닙니다. 향년 83세로 이승을 하직하셨으니 천수를 누리셨다면서 슬픔은 달랠 수가 있었지만 선생님께서 뭇 사람들에게 내밀어 주시던 지도 편달의 정다운 손길은 영영 잡을 수 없으니 어찌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은 우리 전고인(全高人)의 사부(師父)요, 한국교육과 전북발전의 초석을 다져주신 은인이며 정시신적인 지주(支柱)이십니다.

 

 

모교에 몸담으신 동안은 물론이요, 모교를 떠나 정계에 입문하신 이후 제 4·5·6·8대 국회의원 재임 시에도 한결같이 문교위원으로 활약하신 그 족적(足跡) 하나만으로도 선생님께서 얼마나 우리 후세교육을 염려하셨는지 알수가 있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치심과 이끌어 주심에 힘입어 제가 전북교육을 책임쳤을 당시에도 만날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선생님이셨습니다.

 

 

모교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자랑스런 업적은 곳곳에서 읽을 수 있으니, 6·25 한국전쟁으로 실의의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신익희 국회의장의 친필을 담은 전국 유일의 충혼비를 모교 교정에 건립한 것을 비롯, 기숙사인 우정학숙의 건립을 주선해 주시고, 총동창회를 이끌면서 거액의 장학기금을 조성하심은 물론 최근에는 교사의 신축비 예산확보에 앞장서시어 지난 6월 16일 모교 개교기념일에는 뜻깊은 제1차 본관 신축교사 준공식을 갖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교육은 모든 정책의 중심에 서 있기에 교육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어떤 집단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외쳐, 전 세계인을 교화시킨 토니블레어 영국총리는 선생님의 수제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선생님은 훌륭한 문장가요, 항상 유머러스한 언행으로 사람들을 곧잘 웃기신 인정 많은 만인의 사표(師表)셨습니다. 당신의 옛 스승이신 김가전 선생님을 못 잊어, 한해도 거르지 않고 묘소참배의 예를 다 하시던 선생님 모습을 떠올리니, 선생님을 스승이자 선배로 모신 제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참배 석상에서 ‘내가 내년에도 선생님을 찾아 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시름없이 하시던 말씀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선생님! 은석 유청선생님.

 

 

선생님은 가셨어도 선생님은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선배이십니다. 선생님께서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겠다고 다짐하며 모여든 저희들을 굽어보시고 부디 고이 잠드소서.

 

 

 

 

/임승래(전 전북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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