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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쉬리’도시 캐릭터

 

 

우리나라 하천에 고르게 분포하는 민물고기 가운데 ‘쉬리’와 ‘피라미’가 있다. 두종(種)이 모두 잉어과에 속하고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여 흔히 한 종(種)으로 혼동하기 쉬우나 자세히 살펴보면 틀리다.

 

가령 피라미는 확연히 몸은 바탕이 은색인데비해 등은 청갈색이며 쉬리는 배쪽은 은백색이되 등쪽은 흑남색에 중앙부에 황색 세로띠가 있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혼인색(婚姻色) 이라 하여 무지개빛의 화려한 색깔을 띠는데 전주지방 사투리로 흔히‘불거지’라고 부르는 놈이 바로 이 피라미나 쉬리수컷이다.

 

차이점은 또 있다. 피라미가 우리나라나 중국·일본등지에 널리 분포하는데 반해 쉬리는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 종(種)이라는 점이다. 주로 하천 상류나 중류의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이나 바위가 있는 여울에서만 살기 때문에 어지간한 냇물에서 흔히 볼수있는 피라미에 비해 훨씬 고고(高孤)한 귀족어종인 셈이다.

 

사실 쉬리와 피라미가 다른 종이라는 사실에 관심을 가진것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쉬리’개봉후가 아닌가 싶다. 북한특수부대의 작전병으로 사용된 쉬리가 이 영화제목이 되었지만 영화속에서 쉬리는 공안당국 깊숙이 침투된 ‘어항속 첨단무기’로 이용돼 이미지가 으시시하다.

 

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환경파괴로 전주천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 쉬리가 다시 나타났다고 한다. 전주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생태하천 가꾸기사업의 결실이다.

 

지난 2000년 4월 사업에 착수한지 2년여만에 전주천의 현재 수질은 1∼2급수로 개선됐고 쉬리외에도 참종개·버들치·각시붕어등도 서식하고 있는것으로 확인됐다는것이다. 석양에 백로나 왜가리가 먹이사냥에 나서고 은빛 하천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겹다.

 

전주시가 이 쉬리가 사는 전국 유일의 도심하천을 이용해 ‘쉬리 도시’의 캐릭터를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 한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다. 관광상품이란게 별게 아니다. 무주하면 반딧불이가 떠오르듯이 전주가 ‘쉬리의 고장’으로 각인되면 태조로와 같은 전통문화구역과 비빔밥·합죽선등과 함께 진짜 전주 명물로 내외국인들에게 자랑할수 있지 않겠는가.

 

전국의 지차제들간 캐릭터 원조(元祖)다툼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지금 서둘러도 행여 늦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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