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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본능

 

 

연어는 강이나 하천에 알을 낳는다. 그 알이 부화하여 어느 정도 자라면 북태평양의 넓은 바다로 나가 4∼5년간 한껏 살이 찐다.

 

강이나 하천에는 먹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 그 많은 식구가 그렇게 클 수 없다. 충분히 자란 연어는 산란기를 맞으면 무리를 지어 험한 바다를 헤쳐 매년 10월에 자신이 태어난 모천(母川)에 다시 찾아온다.

 

반면에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에 올라와 다 자라서 모해(母海)로 돌아가 알을 낳고 죽으니 연어와는 거꾸로 이동을 한다. 연어나 뱀장어 모두 모천이나 모해를 찾는것은 회귀본능(回歸本能)이다.

 

이같은 본능은 바다생물 뿐아니라 새들에게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제껏 자연계의 신비로 알려진 것은 비둘기의 귀소본능(歸巢本能)이다. 시속 60㎞로 1천㎞를 왕복한다니 놀랄만 하다. 멀리서 날려보내도 틀림없이 제집을 찾아가는 그 능력을 사람들은 일찍부터 이용했다.

 

전쟁에 이용한 것은 고대 로마때 부터였다. 12세기때의 바그다드에서는 비둘기를 이용하는 정기우편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전서(傳書) 비둘기는 현대 전쟁에서도 위력을 나타내 과학통신장치가 파괴되었을때 전서 비둘기는 하늘을 날아 통신임무를 맡기도 했다.

 

자기가 태어난 곳을 다시 찾고 그리워하는 회귀본능이나 귀소본능은 동물이나 인간 모두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생활에 쫓겨 잠재해 있던 본능이 명절이면 어김없이 발현되는 것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부를 만큼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해마다 귀성길과 귀경길은 마치 전쟁같은 고생길이다. 그래도 다시 찾게 되고 또 가고 싶은 곳이 고향이다.

 

올해도 3천만명 이상이 고향을 찾아 떠난다. 성묘를 하고, 흩어져 있던 피붙이들이 서로 만나서 가족들의 끈끈한 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가족의 화목과 단란은 물론 나아가 문중등 공동체의 혈연성과 동질성도 재확인하게 된다.

 

올해는 특히 전국토가 태풍 ‘루사’피해로 명절기분을 낼 계제가 아니다. 수해를 입은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재기에 큰힘이 될 수도 있다. 분수를 헤아리고 검약을 실천하는 마음가짐 아래 차분하고 검소한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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