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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드라마 촬영지

 

 

 

청산도 당재 언덕에서 황토길을 따라 아버지와 아들·딸 세사람이 천천히 내려온다. 아버지는 등짐을 메고 흰저고리 검은 치마차림의 딸은 가방을, 떠꺼머리 아들은 북을 들고 있다.

 

고단하게만 보이는 이들의 느린 걸음은 아버지가 진도아리랑을 선창하고 딸이 이에 화답하면서 활기를 띤다. 아들이 쥔 북채에도 더욱 힘이 들어 간다. 언덕 아래에 이르자 세사람의 어깨춤이 덩실덩실 이어진다. 우리 영화사상 공전의 흥행기록을 수립한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우리 판소리의 구성진 가락을 재음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외에 그 배경이 된 청산도의 아름다운 경관이 더욱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40분 거리인 청산도는 그수려화 경관만으로도 연중 관광객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새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영화나 TV드라마 촬영장소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일은 비단 서편제 뿐만이 아니다.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제주도 성산포 해안가 언덕도 테마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다 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장소였던 경북 문경이나 충북 충주시 또한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갈음이 해수욕장, 드라마 ‘가을동화’에 나오는 회룡포마을, ‘약속’의 대천해변,‘친구’의 부산 자갈치시장등도 모두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유명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속의 멋진 풍경을 한번쯤 가고픈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적극 유치하려고 노력하는것이나 관광회사들이 테마관광코스로 개발해 홍보에 적극적인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지자체로서는 일종의 ‘핌피’현상이라 할만 한테 그런 예가 전주의 영상사업도시 육성이나 부안 격포의 영상 테마파크 조성등으로 결실을 맺는 것이다. 지난해 전주에서 ‘이것이 법이다’라는 영화를 촬영했지만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있는 가운데 이번에 KBS아트비전측이 격포에 ‘태양인 이제마’세트장을 건립하여 마지막 부분을 촬영할 계획이라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드라마 ‘장희빈’도 촬여할 계획이라니 부안의 새로운 촬영명소로 각광받을 날이 그리 멀지 않은듯 하다. 관광개발이란게 별게 아니다. 우리 지역의 풍광명미한 자연경관을 적극 활용하는 일이 바로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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