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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新지역주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 93.2%,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 4.9%. 제15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도 호남(전북·광주·전남) 유권자들이 또 몰표를 쏟아냈다.

 

선거의 특성상, 지역별로 다소간에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으나, 이처럼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주는 투표행태는 민주국가의 자유선거 체제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호남지역의 개표 결과를 놓고 전국민이 깜짝 놀랐을테지만, 솔직히 찍은 장본인들 조차도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투표장에 들어가기 전, 모두 한자리에 모여 어느 후보에게 투표를 하자고 결의를 하고 투표를 해도, 이같이 완벽에 가까운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들이 어떻게 연거푸 두번씩이나 일어날 수 있을까. 두말할나위 없이 호남사람들의 뿌리깊은 피해의식이 선거때만 되면 도지기 때문이다.

 

35년여 세월을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독식하는 동안 숨죽이며 곁불만 쬐고 살아왔는데. 어찌 한(恨)이 남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렵사리 소수 연합정권으로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탄생한 후에도, 잘한 것은 모두 폄하시키고 잘못한 것은 침소봉대하여 5년내내 발목잡고 흔들어대기만 하였으니, 어찌 호남인들의 마음이 꼬이지 않았겠는가. 사정이 이런데 왜 호남이 ‘지역감정의 원조’로 지목받아야 하는가.

 

하지만 이번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때 호남인들은 정동영(鄭東泳)후보와 한화갑(韓和甲)후보를 버리고 노후보를 선택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정치인들의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겠다는 것이 호남인들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인 것이다.

 

이마저도 당선 가능성이 어떻고 신지역주의가 어떻고 하며 평가절하를 하러 든다면 애써 변명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의와 소신의 가시밭길을 걸어온 노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을 보면, 호남인들이 지역감정에 볼모잡힌 편협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 보다는 우리, 우리 보다는 나라를 더 걱정하는 의인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일거에 털어낸 호남인들의 위대한 선택이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통치철학이 매우 중요하다. 구시대 묵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시대 큰정치를 펼쳐줄것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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