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인간에 의해 가축화 한것은 대략 1만4천년 쯤으로 본다. 불을 최초로 사용했던 호모 에렉투스가 이미 늑대를 길들여 개로 순화(馴化) 시킨 것이다. 뒤를 이어 염소 양 소 돼지순으로 가축화 했고 말과 닭은 그 훨씬 뒤인 5천여년전에야 비로소 가축화 한것으로 전해 지낟. 인간과 가장 오래 , 가장 가깝게 친숙해진 동물은 두 말할것도 없이 개다.
오늘날 애완용을 포함해서 가축화한 동물은 1백여종에 이르지만 영리하고 큼직함으로 개를 따를 동물은 없다. 그만큼 동서고금을 통해 맹견(猛犬)·충견(忠犬)의 얘기는 수 없이 많다.
가난한 소년 네로와 큼직한 개 파트라슈의 얘기를 담은 '플란더스의 개'는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지증완이 개 덕분에 왕비를 구했다는 고사(故事)가 전해지고 있고 조선시대 한 선비를 구한 삽살개를 기년 경북 선산군 도개면에 의구비(儀拘碑)가 세워지는등 여러지방에서 많은 설화가 전해진다.
그러나 개의 설화에 관헌한 뭐니뭐니 해도 '오수 의견'은 담엔 압권이다. 술에 취해 쓰러진 주인이 들불로 목숨이 경각에 처하자 온 몸에 물을 적셔 구해 놓다는게 설화의 줄거리다. 지금 그 의견비(儀犬碑)가 오수면 원동산에 세워져 있고 지난 80년대부터 그런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수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화로만 전해져 오던 오수 의 견 이야기기가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라금석엔구회(회장 김진돈)가 비문(碑文)의 탁본을 뜬 갤과 비면(碑面)에서 개의 형상이 드러났고 연대도 1천여년전 쯤으로 추정됀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김개인이라는 사람을 이 개가 구해놨다는 구전설화는 이로써 역사적인 사설로 입증될 날이 꺼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오수면 의견공원에서는 지난 26·27일 이틀간 제19회 의견문화제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수렵견 품평회·명견선발대회등이 볼거리를 제공했고 애견 장기자랑은 관중들의 배꼽을 잡게 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호응에 고무됐음인지 주최측은 이 의견제를 세계적 축제로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해따.
그러나 그것은 과욕이다. 그러자 우선 우리의 보신탕문화부터 바로 잡아야 할텐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수 보신탕'의 성가가 '충견(忠犬)의 살 보시(布施)'라는 또다른 역설을 바로잡을 일부터가 급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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