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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천덕꾸러기 牛乳

 

 

흔히 우유는 서양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로 알려져 왔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소의 젖 말고도 염소나 양, 버팔로, 순록의 젖등은 신석기 시대부터 원시 인류가 공통으로 먹어온 식음료다.

 

고대이앨 인도나 중국 우리나라에서도 우유를 상식(常食)했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다. BC1750년경 인도의 아리아족은 이미 우유와 우유를 가공한 식품을 먹고 있었으며 이 귀중한 우유를 제공해 주는 젖소를 신성시했다. 오늘날 힌두교도들이 소를 신성시하는 믿음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인들도 BC2000년경에 젖소를 가축으로 길러 우유를 얻었는데 그들에게 우유는 부(富)의 상징이었다. 우유와 쌀죽을 쟁반에다가 얼려서 먹는 음식을 개발한것도 중국인이다. 오늘날 아이스크림의 원조는 서양이 아니라 바로 중국 사람들이 만든 이 음식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삼국시대에 우유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우유가 귀족층이 마시는 희귀식품으로 대접받아 곳곳에 유우소(乳牛所)를 두고 젖을 짰다고 전하기도 한다.

 

우유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식품이며 그 영양가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오죽하면 우유와 달걀의 발견은 식품발달사에서 신이 인류에게 내린 축복이라고까지 극찬하겠는가. 실제로 우유의 가공은 서양쪽에서 눈부시게 발젼하여 치츠나 버터, 포타주, 소스등은 이제 전세계인이 공유하는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0년대 초반부터 축산진흥시책에 따라 낙농업이 크게 성행하고 각종 유제품의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를 열었다. 지금 40대이후 세대들이 우유 입맛의 신세대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런데 그런 우유가 요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제값을 못받고 내다 팔곳도 줄어들어 낙농가들이 원유를 거리에 쏟아버리는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낙농가들도 할 말은 있다. 젖소입식을 적극 권장한 정부가 우유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해 파산지경에 이르렀으니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다. 지난해 이미 1만8천여t의 재고누증으로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는 낙농가들로서는 사실상 퇴로가 막힌 상태나 다름없다. 하지만 어쩌냐.

 

아무리 우유 마시기 캠페인등을 벌여도 식성이 변해 마시지 않는것을 상황이 이렇다면 대책은 뻔하다. 유가공업체들이'우유 입맛'을 되찾는 신제품을 부지런히 개발해야 하고 정부는 낙농가들의'예상되는 피해'를 성실히 보상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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