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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카드업계 과유불급(過猶不及)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너무 지나치면 해롭다는 의미로 우리는 흔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표현을 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경쟁' 또한 지나치면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준다.

 

신용카드 남발, 연체율 급등, 눈덩이 적자, 경영난 심화 등의 화두를 몰고 온 작금의 금융시장이 바로 과유불급이란 한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카드업계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사상최대의 순익을 자랑하던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데 이어 올해에는 카드채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원의 소득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카드를 발급한 것이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한 카드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무분별하게 모집했던 회원들이 전체 대환대출(연체를 대출로 전환)과 대손상각액(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처리)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하다는 것이 금융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99년 5월 현금서비스 한도가 풀리자 2000년부터 지난해 7월 회원모집이 규제될 때까지 청소년과 무직자 등에게도 신용카드를 남발하면서 연체율 급등과 적자전환 등의 부실경영을 야기한 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카드 연체율과 소액대출 연체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이나 상호저축은행 업계도 과당경쟁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물론 업계의 불만처럼 과열경쟁을 방치한뒤 갑작스런 규제 강화나 사후약방문식 대책 등으로 시장불안을 키워온 금융감독당국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시장)이 선의의 경쟁을 원하고 있지 않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조동식(본사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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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식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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