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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현대판 약장수 공연

 

 

옛날부터 약장수라 불리는 무리가 있었다. 1880년대 무렵부터 장터에서 현란한 재미거리로 사람을 모은 다음 감언이설로 가짜 만병통치약이나 최신 상품을 팔아왔다. 죽은 사람도 살릴 것처럼 선전하여 팔고, 사라지면 그만이다. 조선시대에도 장터마다 이러한 사기성 공연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이러한 약장수공연도 이제 기업화되었다.

 

지난주에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평양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무료 입장이었다. 물론 평양예술단이 온 것이 아니었다. 평양과 예술단 사이에 작은 글씨로 평양에서 온이라고 쓰여져 있어 무언가 이상한 공연이었다. 공신력을 자랑하려는 듯 다양한 후원단체의 이름도 적혀 있었고 또한 전북대 삼성문화관이라는 권위있는 장소에서의 공연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정말 평양예술단의 공연으로 알고 전북대 삼성문화관을 찾았다.

 

그러나 전혀 평양예술단의 공연이라고 할 수 없는 공연이었다. 평양에서 왔다는 두어명이 간단히 공연을 하고 사라지자 농약을 해독한다는 해독기선전에 열을 올렸다. 많은 사람이 실망하였다. 그러나 농촌에서 온 듯한 많은 사람들이 농약이 얼마나 우리 몸에 무시무시한지 설명을 들으며 농약에 묻혀 사는 자신들의 처지에 공포심을 느끼며 해독기를 샀다.

 

이번 주에도 이와 비슷한 공연이 전주의 한 웨딩홀에서 있었다. 한국에서 꽤나 알려진 유명인사가 와서 강연을 하는 내용이다. 이 곳도 상품판매가 주목적이다. 전주시뿐만 아니라 다른 시와 군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년 내내 벌어지고 있다. 공연을 빌미로 사람을 모아 가짜 약이나 상품을 비싸게 판매하는 모습은 약장수나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공연과 더불어 상품도 판매한다는 내용이 선전물에 적혀 있었는데 이제 아예 상품판매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순전히 무료공연처럼 위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기성 공연이 자주 벌어져 모두 알듯한데도 아직도 속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특히 농민들이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많이 속는다.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병을 나을 수 있다거나 또는 각종 편리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물품을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집에 돌아와 속은 것을 알아도 반품할 수가 없어 남편이나 며느리와 말다툼을 하는 경우도 자주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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