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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제값주고 옷 사세요?

의류 구입때 상설할인매장을 이용하는 알뜰족이 늘고 있다.../이강민기자 이강민(lgm19740@jjan.kr)

 

전주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점포들의 폐점 러시가 이어지면서 텅빈 부스들로 썰렁한 모습이다. 소비심리 마저 얼어붙으면서 판매난을 못 이긴 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층 1백평 남짓한 공간이 서둘러 폐업한 점포들로 앙상한 옷걸이와 진열대만 남아 있다. 구석 한 두 곳 코너에서는 '땡처리 시장'이 섰다. '폐업·부도 할인'이란 플래카드가 내걸린 한 부도난 신생 브랜드의 파격세일이 눈에 끈다. '비(非)할인 브랜드'를 고수해 온 일부 업체들마저도 이례적인 할인 판매 행사를 통해 소비자의 발길을 당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

 

이처럼 '저가 의류시장'이 형성되면서 할인된 가격으로 옷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알뜰의류 소비행태가 생겨나고 있다. 백화점과 개별 매장 등의 의류시장은 요즘 10∼30%대 세일은 기본. 일부 쇼핑몰과 개별 매장에서 70∼80%대까지 할인을 내건 손님잡기가 한창이다. 오히려 제값 주고 옷을 사는 구매층을 눈여겨봐도 찾기 힘들 정도다.

 

전업주부인 임모씨(50·전주시 서신동)는 요즘 거의 한달째 '옷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는 '땡처리 시장'을 다니며 저렴하고도 실속있는 옷을 찾아 구입하는 재미가 요즘 쏠쏠하다고 한다. 흔해빠진 이월상품이 아니라 '잘 나가는(?)'브랜드를 골라 사는게 그만의 실속 쇼핑법이다.

 

평소 신용카드 한번 긁지 않던 임씨가 지난 한달동안 사용한 신용카드 이용대금은 50만원대. 남편과 두 자녀, 그리고 자신의 옷을 구입하는데 들인 비용이다. 예전같으면 엄두도 못 낼 것이라던 임씨는 50만원이면 고작 두 서너 벌 정도 살 수 있던 금액이지만, '불경기'덕분에 열 벌이 넘는 옷을 살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그동안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섣불리 구입하기 힘든 브랜드를 싼값에 손에 쥔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임씨는 기뻐했다.

 

충동구매냐 알뜰구매냐를 놓고 논란의 여지도 있을 수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 입장에서 요즘은 저가 의류시장의 틈새에서 값비싼 브랜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호기인 게 분명하다.

 

경기 불황에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전주시 평화동, 중화산동, 서신동 일대 의류상설 할인매장도 실속파들이 주로 찾는 곳 중 하나. 가격은 정가의 30∼70%. 계절이 바뀌고 졸업과 취업 시즌이 맞물린 요즘, 특히 신사복 상설 할인매장의 경우 알뜰 남성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에서 50∼80만원대 하는 정장을 불과 20∼3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일부 신제품 외에 대개 1년쯤 지난 이월 재고상품이 대부분. 하지만 유행이나 품질면에서 일반 매장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장년층은 물론 최근 젊은층이 눈에 띤다.

 

전주 중화산동의 한 신사복 할인업체 관계자는 "취급 의류는 일반 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신상품을 정리하고 남은 이월 상품과 다르지 않다”면서 "전반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식의 상설 할인매장에 대한 편견이 한결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주에는 움츠러든 소비를 겨냥, 중저가에서 고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장들이 포진한 대형 복합할인매장인 '코아 아울렛'이 문을 열었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의 틈새 시장을 노린 이곳은 전 품목이 50∼60% 정도 연중 세일 판매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할인 시장이 커지면서 원정 쇼핑족도 생겨나고 있다.

 

한달에 두 번 정도 군산에서 전주로 와 쇼핑을 한다는 회사원 김모씨(26·여·군산시 나운동)는 요즘 할인하지 않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저가 공세가 한창이지만 일단 브랜드가 다양한 전주에서 주로 옷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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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성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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