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노릇하기가 예전같지 않다. 연구·수업외에 사회봉사는 물론이고 신입생 모집·졸업생 취업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니…”
최근 자주 들을 수 있는 대학 교수들의 푸념에 공감이 간다. 특히 지방대학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학생이 없어서 고사위기에 직면한 대학측으로서는 전체 구성원들이 이 문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대학 취업률 공개를 앞두고 신입생 모집과 직결되는 취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실습 학점제를 비롯해서 대학의 커리큘럼도 온통 취업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실용학문을 추구한다는 명분이다.
취업난 시대,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인만큼 상아탑에서 순수학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진다.
대입정원 역전현상과 취업난이라는 사상 최악의 한파가 상아탑의 기본까지 흔들어대고 있다. 그러나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적어도 취업학원으로 변해서는 안된다.
학생도 교수도 본분을 지켜야 한다. 대학이 지역혁신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받는 시대인만큼 사회봉사도 필요하지만 교수의 본분은 역시 ‘연구’에 있다.
10일 교육인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도내 대학 이공계 교수들의 연구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차세대 학자인 대학원생들의 연구실적은 전국적으로 최하의 수준이다.
구성원들의 연구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각 대학이 이공계 교수들의 연구활동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SCI등재 논문’ 발표 교수들에게 적지 않은 지원금까지 내놓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교수 1인당 평균 논문수를 나타내는 수치도 대부분 일부 교수들의 성과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우려를 더한다.
연구 활성화를 통해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지방대 위기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근본 처방이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가뭄이 길수록 뿌리 깊은 나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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