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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출근길까지 음주단속해야 하나

경찰이 출근시간대까지 음주운전 단속을 확대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경제난에 지친 시민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밤 늦도록 술을 마신 것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논란의 진원지는 전주중부경찰서.

 

중부서는 22일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아침 출근길에 운전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집중적인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부서는 “새벽 및 출근시간대의 음주운전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내년 1월 말까지를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해 주야간 구분 없이 강력한 단속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부서는 그 근거로 이날 아침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평소 저녁시간대보다 많은 10건이 적발됐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경찰의 설명처럼 출근시간대의 음주운전이 횡행하고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시민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출근 시간대의 음주운전이 과히 심각하지 않은데도 지나치게 엄격한 법 집행을 하고 있다는 인식들이 그 것이다.

 

시민들의 항변은 사실 이유가 있다.

 

출근길에 적발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무심코 운전을 한 경우다. 그리고 하룻 밤이 지난 만큼 음주 운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고의성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날 중부서에 적발된 운전자들도 상당수가 음주 운전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일터로 나가다 ‘범법자’의 오명을 썼다.

 

경찰의 설명과 달리 출근길 음주운전이 사회문제화될 만큼 심각한 상황도 아니다. 이날 적발 건수가 많았던 이유도 사실은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잦고 과음을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었지 일상적인 일은 아니다.

 

아침부터 경찰의 단속을 받아야 하는 시민들의 불쾌감이나 출근길 교통체증도 감안돼야 한다.

 

시민들의 보편적 정서와 합리성을 외면한 채 이뤄지는 단속이 자칫 실적 지상주의로 오해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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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인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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