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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이상한 폐업전

“저희 코아아울렛에서는 보다 나은 미래로, 좀더 고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전주의 향토기업인 저희 코아아울렛은 경기침체와 지속되는 불황속에서 어쩔 수 없이 폐업정리전(展)을 준비하였습니다.”

 

최근들어 전주시내 곳곳에 나붙은 전주코아 아울렛의 폐업전을 알리는 포스터의 문구다.

 

이같은 내용의 홍보물은 신문에도 끼워져 각 가정에도 배달됐다. 빨간색 바탕의 홍보물에는 ‘전주 향토기업 코아아울렛 폐업결정에 따른 점포정리, 90% 세일’이라고 적혀있으며, 전주는 물론이고 인근 익산시까지도 배포되고 있다.

 

이 정도면 경기침체로 한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주부들에게는 눈에 번쩍 뜨이는 세일행사다. 특히 지역내에서 전주코아가 지니고 있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좋은 물건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문제는 인식되는 홍보내용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이다.

 

문구상으로 보면 전주코아측이 폐업전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실제는 노점상 연합측이 건물을 임대해 마련한 세일행사다.

 

이와관련, 전주코아는 11일 “이 행사는 전주 코아아울렛과는 전혀 무관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전주코아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현 폐업행사는 이 지역 노점사 연합이 어려움을 호소해 도와주는 차원에서 (구)코아아울렛의 장소만을 임대해 줬다”면서 “코아아울렛은 지난달 25일자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홍보물에는 기존 코아아울렛 매장에서 판매하던 물품들을 세일한다는 내용은 없지만, 전주코아아울렛의 상품들이 세일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묘한 상술이다.

 

홍보물을 보노라면 몇년전 고사동의 에프샾 백화점에서 벌어졌던 상황이 연상된다.

 

당시 일단의 상인들은 백화점이 철수하자 재빨리 건물을 임대해 ‘에프샵 고별전’을 개최했다. 이에 백화점 물건을 세일하는 줄 알고 행사장을 찾았던 시민들은 ‘홍보내용과 다르다. 속았다’며 강력 반발해 사기 폐업전 논란이 일어나는 등 적잖은 소동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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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kimj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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