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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고 전북 파워브랜드] 남원 동부영농조합 '춘향골 맛김치'

어머니의 손맛에 세계인도 감탄

남원 동부영농조합은 해발 470m의 지리산 자락에서 생산된 청정 배추와 숙성된 젓갈, 태양초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춘향골 김치맛'를 생산하고 있다. (desk@jjan.kr)

철쭉이 흐드러지는 지리산 바래봉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남원의 동부영농조합(대표 김춘봉).

 

언뜻 봐서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농촌의 작은 공장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곳은 전통 김치의 맛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장인(匠人)들의 꿈이 알알이 영글어가고 있는 의미 깊은 공간이다.

 

동부영농조합의 ‘춘향골 맛김치’.

 

국내 소비자보다는 세계 미식가들에게 더 잘 알려져있으며, ‘기무치’의 본향임을 자처하는 일본에서도 이미 최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대표적 김치 브랜드다. 춘향골 맛김치는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 지 2년 만에 미국과 홍콩 대만을 거쳐 멀리 중동의 쿠웨이트에까지 진출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출길을 처음 연 지난 해의 계약고는 32만달러.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올 해는 1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춘향골 맛김치는 당초 미곡 도정을 하던 김춘봉 동부영농조합 대표가 아내인 박점덕(55) 여사의 김치 솜씨를 아깝게 여겨 96년 업종 전환이라는 모험을 한 끝에 탄생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평소 후덕하고 정이 많았던 박 여사는 손수 김치를 만들어 독거 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나누어줬고, 김치 맛 하나만은 최고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고심 끝에 ‘김치공장을 차려보라’는 남편의 권유를 받아들였지만 사업이란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의 입맛은 하루가 다르게 까다로와졌고 시간이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져갔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업체들마다 갖가지 기능성 김치를 쏟아내놓았고 화학조미료며 중국산 배추들이 판을 쳤다.

 

겨우 회사의 틀을 잡아가던 지난 2000년에는 설상가상으로 화재까지 일어나 공장이 전소되는 아픔까지 겪었다.

 

그러나 박 여사는 타고난 손맛을 바탕으로 고집스레 우리 전통 김치의 맛을 지켜나갔다.

 

해발 470m의 지리산 자락에서 생산된 청정 배추와 무만을 직접 선별해 재료로 썼고 열무나 갓은 직접 무농약으로 재배해 사용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건강과 전통 김치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 역시 숙성된 젓갈과 태양초 등 전통의 천연조미료만 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과 맛을 인정받아 98년 농림부로부터 전통식품마크 인증을 받은 춘향골 맛김치는 위생검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8군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전국의 대형마트와 급식업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었고 2002년부터는 세계 각국의 바이어로부터 문의가 잇따랐다. 신생업체로는 드물게 2년 연속 동양 최대인 일본식품박람회의 참여업체로 선정된 것도 이 무렵 일이다.

 

전북대학교·한국식품개발연구원·서남대학교 등과 손을 잡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등 연구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생산품목도 포기김치와 갓김치, 깍두기, 묵은김치 등 15종으로 대폭 늘어났다.

 

박 여사는 “최고의 재료를 바탕으로 전통의 김치맛을 고집한 결과 세계 각국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의 명성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의 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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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철 sing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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