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은 푸성귀나 과일 또는 해산물 따위의 그 해에 맨 나중에 나는 것을 말하는데, 어쩐 일인지 이 끝물이 ‘마지막 무렵’, ‘끝날 때’ 또는 어떤 현상의 ‘마무리’로 잘못 쓰이고 있음을 종종 본다.
‘막물’이라고도 하는 이 끝물은 ‘끝물 고추가 더 맵다.’, ‘끝물 미역이라 모양새가 실하지 않다.’, ‘딸기도 이제 끝물이라 그리 달지 않다.’처럼 쓰인다. 그런데도 어떤 작가는 버젓이 ‘……저녁 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는 방송 끝물에 새로운 천년이 얼마 남았다고 날짜를 꼽아 주었다.’ , ‘……정말이지 계절 끝물엔 꼭 비가 왔고, 그 비가 긋고 나면…….’이라는 글을 발표하고 있으니 당혹감을 감출 길이 없다.
위의 두 경우 모두 ‘끝물’은 ‘끝판’, ‘끝머리’, ‘막바지’, ‘막판’ 아니면 한자말로 ‘말미(末尾)’로 바꾸어야 한다.
‘끝물’의 반대 의미로 ‘푸성귀, 과일, 곡식, 해산물’ 따위에서 그 해 들어 제일 먼저 거두어 들인 것은 ‘맏물’이라 하고, 짐승이 새끼를 낳거나 알을 까서 얻은 첫 번째, 또는 그 새끼는 ‘맏배’ 또는 ‘첫배’라고 한다.
그러나 ‘맏배’나 ‘첫배’에 뚜렷이 반대되는 말은 없다. 왜냐하면 새끼를 언제까지 낳는다는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 해에 여러 번 새끼를 치는 짐승의 경우 ‘첫배’의 반대로 쓰는 말에 좀 어색하기는 하나 ‘종(終)배’라는 말이 있다.
이 밖에 흔히 ‘나이가 많이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한 사람’을 일컬어 ‘늦깎이’라고 하는데 이 ‘늦깎이’도 알고보면 ‘늦게 익은 과일이나 채소’의 뜻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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