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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내고향은 과학문화도시

지방자치단체의 공통적인 노력의 하나는 자기 고장의 특징을 표상하는 이름을 갖는 것이다. 교육도시, 관광도시, 해양도시, 첨단과학도시, 전원도시, 과학문화도시 등이 그것이다. 여러 가지 명칭을 함께 붙인 지방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자기네 발전방향과 정통성을 확립하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뜻으로 보인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과학문화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과학문화도시는 지난 2004년 10월부터 우리 땅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2005년 5월까지 전국 19개 도시를 과학문화도시로 지정했다. 전라북도에서는 전주시와 남원시가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과학문화도시로 지정된 도시에는 정부가 읍?면?동 단위의 생활과학교실, 초?중?고의 청소년과학탐구반, 그리고 지역과학기술진흥센터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비록 많지 않은 예산이지만, 과학문화가 싹트고 확산되길 기대하는 뜻을 담고 있다. 필자는 전주시를 과학문화도시로 선포하는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 전주시민들의 성원이 뜨거웠다. 과학기술 사랑도 매우 깊었다. 감동적이었다.

 

정부가 과학문화도시를 지원하는 이유는 도시 발전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 주기 위함이다. 시민들이 과학기술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주기 위함이다. 그 능력은 새로운 과학기술이 사회와 자신에게 가져다 줄 기회요인과 충격요인에 관한 지식을 포함한다. 과학기술이 가져다 줄 미래의 변화를 미리미리 예상해서 그에 적합한 준비를 하도록 도우려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이 과학정신을 체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조장하려는 취지도 담겨 있다.

 

필자는 과학정신에 대하여 특별히 부연하고 싶다. 과학정신은 과학기술자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국민이 갖추어야 될 보편적인 덕목이며 기본 소양이다. 창의성과 합리성 그리고 효율성은 과학정신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첫째, 과학기술은 항상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기 때문에 창조와 창의가 생명이다. 과학문화에 충실한 도시의 시민들은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언제나 의미 있는 변화에 도전하여 목표를 성취한다. 그런 도시는 다른 도시를 앞서고 이끌어 나간다.

 

둘째, 과학기술은 합리적인 접근을 근간으로 한다. 체계적인 연구와 실험을 거쳐 성과를 창출한다. 그리하여, 과학문화가 깊숙이 확산된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의 노력에 걸맞은 결과만을 기대한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과학기술은 언제나 효율적인 최적의 상태를 지향한다. 특히 공학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상의 효과를 추구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경제성을 상실한 공학은 이미 공학이 아니다. 따라서 과학문화가 뿌리내린 도시에서는 모든 것이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시민들의 생활에서 거품도 사라진다.

 

요약하면, 과학문화는 건전한 시민문화이고, 과학정신은 건강한 시민정신 그 자체이다. 과학문화가 성숙한 곳에서는 각 부문의 혁신이 순조롭게 완성되고, 참된 민주주의가 실천될 수 있다.

 

과학기술부는 과학문화도시의 성공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조그맣더라도 알찬 성공을 축적할 예정이다. 그 성공이 다른 도시들로 전파되고, 그 다른 도시들이 과학문화도시로 변모하도록 촉진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듭하면 한반도 전체가 『과학문화국가=선진국가』로 변모될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과학적 교양인=선진시민』이 될 것이 아닌가? 이것이 정부가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을 펼치는 진짜 이유이다. 과학문화도시를 육성하는 진정한 목적이다.

 

여기에서 필자의 마음은 고향을 향한다. 예술의 멋과 음식의 맛이 감미롭게 배어 있는 전라북도 땅에서 과학문화도시가 가장 잘 성숙되길 간원한다. 흥과 가락이 넘실대는 전주와 남원이기에 더욱 기다려진다. 전라북도가 과학기술중심시대의 중심지로 거듭 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석식(과학기술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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