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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치명자성지

지난 주말 전주에서는 전주의 종교문화성지화사업의 일환으로 가톨릭성지중 대표적인 공간인 치명자성지개발방안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 치명자(致命者)라는 표현은 신앙을 지키기위해 순교한 가톨릭신자에 대한 존칭어로 “목숨을 바친자”라는 뜻이다. 치명자성지는 1821년 신유박해때 순교한 유항검일가의 시신이 모셔진 승암산정상근처의 공간으로 단순한 종교성지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 전래 200년이 넘으면서 한국의 전통문화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가톨릭의 신앙성지가 학술적 조사와 논리적 근거마련을 통해 세계화하기위한 자리였다.

 

이 세미나가 주목되는 것은 단순한 종교성지조성이 아니라 전주의 전통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과 연결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종래 특정종교의 성지나 관련시설은 배타적인 성격으로 건축되거나 관련신자들만의 공간으로 조성되어 종교의 사회적 기능과는 거리가 있는 공간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치명자성지의 경우 한 가족이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사실과 특히, 그 가족 중에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동정부부로 순교한 사실이 가톨릭 순교사에서 유일하다는 점이 전주역사공간의 세계화를 위한 요소로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가톨릭적 가치와 한국적 가치의 일체화와 이것을 세계적 가치로 연결시키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적 전통문화중심도시의 풍부한 가능성으로서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한편 이같은 시도가 성공하기위해서는 단순한 성지공간 하나로서만이 아니라 이와 연결된 한국적 전통공간 및 역사와의 화해와 융합이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즉, 공간적으로 가톨릭 성지공간인 치명자성지, 전동성당, 서천교, 숲정이 등등은 전주의 역사적 권위를 담보하는 후백제역사공간인 견훤고성(동고산성)과 조선왕조 상징공간인 경기전, 전라감영, 한옥마을 등의 전주가 육성하려는 전통문화도시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중첩되어있다. 따라서 이들공간과 기능이 충분히 고려된 계획과 운영방안이 요청된다. 향후 이들 공간이 추구하는 정신적 일체화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세계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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