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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덕성여자대학교 이사장 이종훈 - 시민운동 활동

대가없이 헌신...큰 보람

1998년 6월 파랑새 보금자리 운동 발대식에서. (desk@jjan.kr)

21세기는 시민권력시대라고 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도 국민들이 정당이나 국회와 정부보다도 시민단체를 더 신뢰하는 세상으로 변하여 수백 개의 시민단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여 각종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건국 이후 정권의 부패와 군사정권의 민권탄압과 인권유린 등이 자행되어 왔으나 민주세력과 시민운동단체들의 민권투쟁으로 오늘의 민주사회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민운동이 과열되어 시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가 시민운동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것은 시민단체의 모체였던 경실련에 참가하면서부터였다. 군사정권 때부터 정권에 의해 인권과 민주의 탄압이 계속되어 사회가 너무나도 암울했는데, 때마침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이라고 하는 순순한 시민단체가 등장했다.

 

80년대에 서울대학 경제학과의 박사학위과정에서 논문지도를 하면서,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서울대학 초대 교수협의회 회장이셨던 변형윤교수님과 학문적으로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변교수님을 중심으로 학계와 종교계의 뜻있는 분들이 모여 경실련을 만들었는데, 나는 대학에 전념하였고 시민운동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부설연구소인 경제정의연구소에 참여하여 시민운동을 이론적으로 돕기 시작하였다.

 

순수한 학자가 되기를 원했는데, 시민운동을 한다는 것이 결코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80년대 시대상황을 본다면 정권에 의한 정보정치가 민권과 학원을 탄압하고, 정경유착에 의한 부정부패가 만연되는 것을 지식인으로서 도저히 좌시할 수 없었다.

 

특히 나의 전공학문이 경제학인 만큼 경제현실을 도외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목표와 명칭이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시민연합’이라는 점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나는 초창기에는 시민운동보다는 경제정의실천을 위한 실증적 연구에 참여하였는데, 지금과는 달리 그때만 하더라도 학자가 시민운동단체에서 활동한다고 하여 많은 격려를 받은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젊은 시민운동가들이 자발적으로, 대가없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는 것을 보고 우리사회에 대해 희망을 갖기도 하였다. 정치권과 정부당국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시민들의 적극적인 주장으로 해결하는 사회발전의 새로운 시스템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게 되었다.

 

나는 수많은 학자들과 종교인과 더불어 경실련에서 활동하면서 경제정의연구소의 이사장과 두 번에 걸쳐 공동대표를 맡아 대학생활과는 또 다른 사회활동을 펼쳐 보람도 느꼈다.

 

지금은 수백 개의 시민단체들이 전문적인 시민활동을 하고 있지만, 국가발전의 단계에 따라 중요한 사회적과제인 민주화운동·인권운동·노동운동·여권운동·환경운동 등을 해왔다. 그러나 시민운동의 본질은 시민을 위한·시민에 의한 시민운동이 되어야 진정한 시민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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