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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온고을 전주 '웰빙' 산업에 눈길 - 김준규

김준규(경제평론가)

지난 연말 전주에서 ‘세계 탄소 학술대회 및 산업전시회’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모인 당대 최고 석학들이 첨단 소재로 각광받는 탄소를 이용한 각종 연구 성과물을 진지하게 발표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였다. 끝나는 날 뒤풀이는 전주 전통마을에서 비빔밥으로 식사를 한 뒤 우리차를 마시며 우리가락을 배우는 여흥으로 채워졌다. 외국인들의 호응도 좋았지만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우리 것의 소중함과 넉넉함에 우리 내국인들이 느끼는 감동은 더 컸다. 현대인의 가장 큰 상실감은 ‘마음의 고향’을 잊어버린 것인데 그 일부를 찾을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것이 사흘 동안 탄소산업의 동향에 대해 공부한 것 못지않게 소중한 것이었다.

 

전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것이 풍성하고 여유로운 고을로 명성을 누려왔다. 수려한 산이 병풍을 드리우고 넓은 들판을 전주천과 만경강이 가로질러 서해바다로까지 흐르기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고을’이란 이름을 쓸 수 있었다. 전주가 가진 자연적 풍류의 자원을 경제발전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많은 노력이 전개되어왔다.

 

전주 한옥마을사업은 앞으로도 엄청난 국가재정 지원이 필요한데 경주와 광주가 경쟁자로 나서 전주 대표브랜드 사업에 태클을 걸고 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분발 못지않게 시민들의 높은 이용과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필자는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할 때 전주한옥마을에서 식사하고 전통찻집에서 담소를 나누며 강암 서예박물관을 관람하곤 한다. 선물해준 접시에 새겨진 강암 선생의 글과 그윽한 한옥마을의 정취는 지인들과의 우정을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다.

 

이제 지역 경쟁력은 단순히 산업지표상의 경쟁력보다는 그 주민들의 생활건전성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전북이 선진경제를 가진 경남이나 울산보다 술과 퇴폐업소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는 통계 조사는 부끄러운 일이다. 온고을 전주의 대표브랜드를 만드는 주역은 바로 우리 시민이며 동시에 그 혜택은 웰빙 전주에 사는 우리들이 누리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준규(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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