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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통령선거와 점(占)

정치인과 점(占)은 꽤 밀접한 관계를 갖는듯 하다. 선거가 있는 해는 정치인들이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찾아 크게 붐비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올해는 12월에 대통령선거가 있어 이와 관련된 얘기가 정초부터 무성하다.

 

그동안 떠돌았던 얘기를 몇개 들어보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0년초 3당 합당을 앞두고 핵심측근을 역술및 풍수로 유명한 지창룡씨에게 보냈다. 정부종합청사와 현충원 등을 잡아 준 지씨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6년 경북 봉화의 현불사 추계대재에 참석했다 설송 주지로 부터 대권에 관한 암시를 받았다. 당시 보탑에서 상서로운 빛이 나타난 것을 보고 “김대중 선생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는 2002년 대선에 앞서 한 역술인으로 부터 “잘 나가다 막판에 발목을 잡히는 사주”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이 들어 맞은 경우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한 역술인은 “막판에 잘 풀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것이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술을 교묘히 이용한 사례도 없지 않다. 1992때 대선때 여권은 YS가 후보로 확정되자 정보기관을 총동원, 유명 역술인들로 하여금 ‘김영삼 대세론’을 퍼뜨리도록 했다. 또 같은 해 국민당 정주영 후보는 역술인들을 동원해 “양김시대는 끝나고 정도령시대가 왔다”고 ‘천운순환론’을 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 올 대선은 어떨까. 벌써부터 많은 예언들이 나돌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해년인 올해가 ‘물의 해’이고 물을 갖고 태어난 그가 대권을 잡을 것이라는 예언이 있다. 반면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사업은 열어 젖힘으로 인해 오히려 해(害)가 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지적도 있다.박근혜 전 대표는 청와대가 삼각산과 북악산 등 남성 산으로 둘러싸여 여성인 박 대표가 들어가야 태평시대가 열린다거나, 이름에 두 그루의 나무가 있어 우세할 것이라는 예언이 나돈다. 또 여권 일부에서는 “정주영은 실패한 정도령이고 진짜 정도령은 정동영”이라거나 “2007년은 김근태의 운이 하늘을 치솟아 대권을 차지한다”는 말이 떠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역술인의 말보다 국민의 마음을 읽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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