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주(전라북도 문화관광 해설가)
2년 전 ‘대한민국 성우회’ 중견회원 30여명이 전주와 완주지방의 문화유산을 답사 기행했다. 이들은 육해공군에서 고위 장성으로 예편한 국가 안위에 중추적 기둥들이었다.
필자는 이들의 1박 2일 답사기행에 동행하여 안내해달라는 군청의 협조 의뢰를 받고, 전주 도착 때부터 서울로 떠날 때까지 시종 동행하면서 안내와 해설을 담당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두루두루 살피며 답사 기행을 한 이들이어서 그런지 전주겳舊?지역을 돌아보며 도중에 크게 감탄하거나 대견스러워 하는 표정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전주 한옥촌과 경기전을 본 뒤 이구동성으로 “정부가 좀 더 과감하게 지원하여 그 시대에 있었던 다른 건물들도 복원하고 동고산성 남고산성까지 영역을 확장해 명실공히 조선왕조 왕궁터로 자리매김해야 전주가 ‘왕궁의 도시’라는 세계적 관광지(역사도시)로 부상하게 될 것 아니냐”면서 안타까워했다. 한 마디로 현재의 전주 한옥마을은 큰 안목에서 볼 때 ‘아이들 소꿉장난’같은 꾸밈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전주가 영남지방에 있는 도시였다면 진즉에 그렇게 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아쉬했다.
전주를 답사하고 송광사겴㎈을潁?관람한 뒤에 대둔산을 등반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감했다.
이튿날 동상면 대아댐을 굽어보면서 ‘대아수목원’에 들렀는데 수만가지 화초들과 수목들, 그리고 천연자원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금낭화 서식단지’를 둘러보고는 다른 어느 곳 보다도 빼어난 자연관광단지라고 격찬했다.
필자가 이 대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들었고 전 도민에게 제안코자 하는 말이 있다.
어느 한 분은 “현재 서울의 광릉 수목원에 국립 산림환경연구원과 국립 산림박물관이 있는데 광릉수목원의 수목들은 수령이 너무 오래된 고령목들이다. 그래서 연구 과제도 없고 지속될 프로젝트도 없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그런 기관들을 과감하게 옮겨야 한다. 오늘 이곳에 와 보니 대대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하면 전국적인 명소로 신흥 관광지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했는데 그 당시 필자가 산림전문가가 아니라서 더 이상 확대해석을 하지 못했다.
최근 전라북도에서 ‘동부권 균형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무주 진안 장수 임실 남원 순창 등지에 전북의 공공기관들을 분산 유치 계획을 수립하고 적정 배분씩으로 하나씩 분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물론 낙후지역을 배려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도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의 공공기관을 옮기는 것은 그야말로 간단한 일이 아니고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에 지역발전의 백년대계가 걸린 국가적겚뭐括?과제이다.
지금 필자가 거론한 ‘도립 산림환경연구원’하나만 놓고 보자.
앞서 제시한 ‘대아수목원’이 바로 ‘도립 산림환경연구원’의 부설기관이다.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금낭화 서식단지’로 국가적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향후 개발 과제가 무궁무진하다.
또한 ‘도립 산림환경연구원’이 옮겨질 경우 사무실이나 수목들을 이전하기에 충분할 만큼 부지도 확보되어 있다. 도의 기관이 온다면 완주군에서도 모든 협조를 다할 것이다.
오로지 ‘동부권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 묶여 천혜의 국가적 여건을 저버린다는 것은 다시 한번 재고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도의 안목있는 분들이 국가기관의 이전타당성까지를 논하고 있는 명소를 우리 도에서 외면함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우려일 수도 있고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은 아닌지 재삼 숙고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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