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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리축제 성공의 '거시딜레마' - 이인권

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예향의 전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순수 전통음악의 공연예술축제이다. 그것도 보편화된 대중음악이나 클래식 음악향연이 아닌 유네스코가 예술적 보존의 가치가 있어 무형의 자산으로 선정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축제인 것이다. 전국에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1천여 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 순수, 그것도 지역의 소리를 가지고 세계적인 규모의 축제로 영역을 넓혀 개최하는 축제는 아마 유일한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가장 전통적인 우리의 소리를 일약 세계화시키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북에게 있어 이 일은 해내야 하는 단순한 꿈이 아닌 비전일 수밖에 없다. 판소리가 태동한 지역의 문화뿌리에서 ‘멋’의 고장, 예향을 지역의 자랑으로 하고 있다면 소리축제 개최는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인 것이다. 분명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 멀고 힘들지만 도전해야하고 이룩해야할 숙명적 과제인 것이다.

 

반복적 논쟁의 자세 생산적 전환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초기에 막대한 예산으로 일반적인 뮤직페스티벌로 개최되면서부터 여론의 질타를 맞았다. 그러면서 정체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아직도 내면적으로는 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은 그동안 전북 외 지역에 대해 소리축제의 명성을 각인시키는 발전적인 효과는 있었지만 지역 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인 공감대를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 그것은 정체성의 시비에서 비롯된 공연예술영역간의 경계가 아직 해소되지 못한데다 순수 전통음악의 공연예술축제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산시키면서 일반대중의 전폭적인 참여라는 막연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둘러싸고 매년 되풀이되는 반복적 논쟁의 울타리를 헤쳐 나가 성공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이제 생각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축제 프로그램의 외연 확장 필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대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대표되는 전통음악의 국제공연예술축제이다. 이로 말미암아 비롯되는 문화측면에서 지역홍보의 경제효과도 인식하여야 하며, 또 바로 이것이 대내외적으로 소리축제의 당위성을 설득시키는 기조가 되어야 한다. 이제 이 효과를 내실 있는 결실로 엮어내려면 우리 모두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통합’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나아가 축제 평가의 요체인 주민의 축제참여 동기가 적극 부여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 이제 소모적인 쟁론은 조금은 접어두고 어떻게 우리 지역의 고유한 축제를 성공을 위한 정착의 궤도로 진입시켜 놓을지를 생산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통상 축제는 지역의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게 되지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논란이 되는 것은 어쨌든 외형적으로 주민의 참여도가 미흡한데에 있다. 그렇다면 대중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향에서 프로그램을 다각화시켜 주민의 참여기반을 다지며 곁들여 판소리의 대중화를 점진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전주가 객관적인 사회인구학적(demography) 관점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축제나 이벤트의 홍보 파급효과가 취약하게 되어 어느 지역보다 더욱 관객유인책이 요구된다. 이것은 정체성 설정과 상충되는 면도 있겠지만 소리축제의 궁극적인 성공을 위한 ‘거시딜레마(macro dilemma)’라고 할 수 있다.

 

/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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