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통합논술과 토론 - 대화를 통한 학습으로 생각 키우자
토론은 읽기와 쓰기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토론은 적극적인 읽기를 유도하고, 좋은 글을 쉽게 쓰게 한다. 논술이 부각되면서 토론이 뜨는 이유이다. 암기식 교육에서 사고하는 교육으로 변화하게 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핵이 논술이며 논술의 바탕은 토론이다. 그러나 토론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토론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토론식 교육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준비의 어려움과 토론문화의 미성숙, 토론 방식에 대한 이해의 부족 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과 내용을 일일이 다 가르쳐야 한다는 사고도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대화로 생각을 키우자
소크라테스의 아테네 학당에서 했던 학습 방법은 대화법이다. 일명 산파법이라고 하는 대화술로 인류의 위대한 인물들을 길러냈다. 가르치는 사람은 산파가 되고, 배우는 사람은 산모가 된다. 산파는 산모를 도와 아이라는 진리를 얻는다. 소크라테스의 대화술은 산파가 산모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박하고 더 생각할 점을 이끌어 내게 한다. 곧 산파에게 생각의 힘을 쓰게 한다.
주제가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대화는 생산적이 된다. ‘왜?’라는 질문과 그에 합당한 ‘이유나 또 다른 예’가 들어가는 형식이면 된다.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 관련 책들은 모두가 대화법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책들은 대화법을 공부하려는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대화를 통한 학습은 질문이 쉬워야 한다. 친근하게 대화를 하듯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면 된다. 답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연결고리를 찾아 답을 해야 한다. 질문이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하는 습관이 부족하고 연결할 내용을 위한 배경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답변이 어렵다. 주변에서 예를 찾는 일은 대화를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만든다. 교과서에는 이러한 유형의 문제들이 많다.
1) 옛날과 오늘날의 생활 모습이 크게 바뀐 예를 두 가지만 적어보자.
2)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사람이나 나에게서 볼 수 있는 그런 경우의 예를 들어 보자.
3) 우리 사회에서 전통 윤리가 서구 시민 윤리를 잘못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자. (이상 중2 도덕교과서)
4) 우리 주변에서 관성을 이용하는 예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5) 우리 주변에서 밀도 차를 이용하여 혼합물을 분리하는 예를 들어 보자.
(이상 중2 과학교과서)
답변의 기본 공식은 주장과 이유, 예를 순서대로 제시하는 형식이다. 본인의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예를 드는 훈련만으로도 논술의 반은 끝난 셈이다. 차별화된 예를 들고 이와 연관하여 설명하면 창의적인 논술이 된다. 친구들끼리 교과서나 사회 문제에 대해 서로 예를 드는 게임을 하면 좋다. 단어 끝말 이어가기 게임처럼 흥미를 준다. 쉽게 접근해 보자는 생각이 중요하다. 위대한 사상이나 발견도 사소한 데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면 질문에 대한 답이 두렵지 않다.
토론으로 논술을 돌파하자
더 깊은 사고를 위해서는 토의에서 토론으로 나아가야 한다. 토의가 협력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말하기라면 토론은 승패가 있는 말하기로 승부욕을 자극한다. 토의가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면 토론은 충분한 근거를 더 중시한다. 토론은 분석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종합적인 사유를 필요로 한다. 토론은 토의보다 치열하다.
토론은 엄격한 규칙이 있다. 영미 등 서양의 전형적인 토론은 우리나라의 ‘방송토론’과는 달리 아카데미 토론으로 논제에 대해 일정한 형식과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CEDA(교차조사토론모임)방식 토론이나 칼 포퍼 토론 형식은 두 명 또는 세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입론과 반론, 교차조사 등 세 번의 발언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토론의 공통점은 상대방에 대한 교차조사(반대심문)와 반론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운동처럼 토너먼트로 운영하여 최종 승자를 선정한다. 이러한 방식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학습효과가 크다.
일반적인 토론은 찬반양론으로 나누어진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한다. 그러나 이는 흥미는 넘치지만 교과내용과 무관한 것들이 많다. 교과내용을 토론의 논제로 만들어 찬반이나 다양한 입장에서 주장을 하고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들은 오랫동안 논란이 된 것부터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학습자료로 최근의 유행하는 이슈보다 근원적이고 가치가 있다.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연결하는 토론이 바람직하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예를 들어 보자.
1) 국가의 역할과 관련하여, 집 앞 길에 내린 눈은 누가 치워야 할까? 개인인가, 아니면 국가인가?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친구들과 토론해 보자.
2) 중세 기사도 문학 작품을 읽고, 작품에 나타난 기사도 정신에 관해 토론해 보자.
3) 위의 글을 읽고 인구의 증가 및 감소는 곡물 가격 및 임금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토론해 보자.
4) 나폴레옹의 전기를 읽고 ‘영웅은 역사를 창조한 사람인가, 아니면 역사의 산물인가’에 대하여 토론해 보자.
위의 논제를 찬반으로 나누어 토론하게 하면 열띤 공방이 이루어진다. 더 나아가 의견이 다를 수 있는 역사상의 인물을 토론자로 내세워 논쟁점에 대해 토론을 하면 흥미롭게 논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역사의 문제에 과학자를 토론자로 내세우거나 국어의 문제를 수학자와 과학자, 역사학자가 참여하여 토론을 하는 등 방법이 다양하다.
논증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
최근 논술은 토론의 형식을 종전보다 더 잘 반영하고 있다. 논증의 형태로 말하는 주장과 근거, 그리고 예상되는 반론에 대한 반박 등의 형태를 직접적으로 묻거나 논술문에 이를 반영하도록 한다. 최근 많이 출제되는 문제가 요약하기, 핵심주장에 대한 반론하기, 구체적인 방안 제시하기, 이유 설명하기, 주어진 근거로 주장을 비판하기, 상황의 유사점과 차이점 찾기, 적절한 예를 포함하기, 제시문을 바탕으로 추론하기, 주위의 현상과 연결하여 설명하기 등이다. 공통적으로 토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읽기 자료를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글의 예상독자와 목적은?
2. 논의하고 있는 문제는?
3. 핵심어와 그 문맥적 의미는?
4.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5. 주장의 근거는?
6. 핵심 주장에 대한 반론과 근거는?
7. 논의의 구체적인 또 다른 예나 실현 방안은?
8. 유사한 글이나 상반된 자료를 교과서와 그 외에서 찾아 유사점과 차이점을 정리하면?
9. 내용을 요약하시오(250-300자 내외)
/(순창제일고등학교 최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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