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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축제 블루오션' 필요하다 - 최찬욱

최찬욱(전주시의회 부의장)

푸름이 돋아나고 꽃들이 만개하는 4월에서 5월 사이에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들이 범람한다. 우리 전주시에서도 오는 26일부터 시작하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전주의 맛과 멋을 알리는 4대 문화축제 등 20여개의 각종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축제의 수는 연간 1천여개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후 각 자치단체는 지역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며 지역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너도나도 각종 지역축제를 열고 있다. 한편으로 온 주민이 하나 되어 펼치는 축제 한마당은 생각만 해도 흥이 저절로 난다.

 

그러나 문제는 크고 작은 축제가 경쟁적으로 곳곳에서 열리다 보니 내실보다는 외형을 추구하고 축제의 특색마저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자랑하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 한지문화축제와 대사습놀이, 풍남제 등 4대 문화축제는 어떤가. 축제가 거듭되다 보니 적어도 축제의 명칭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게 사실이다. 이중 올 해로 33회째를 맞는 전주대사습놀이는 국악의 등용문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나 한지문화축제,풍남제 등은 축제 환경이 아직도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축제의 성공여부는 충분한 예산확보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독창성을 내세운 경쟁력에 달렸다.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나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가 새로운 문화상품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축제의 테마가 독특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게 바로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축제의 ‘블루오션’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4대 문화축제는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전주의 전통을 살린 독특한 아름다움을 축제의 내용에 담고 국내외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보다 더 정밀하게 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 축제에 참가한 숫자만을 놓고 성공여부를 따질 게 아니라 이제는 축제의 질적 내용을 따져보자는 것이다.

 

엊그제 열렸던 제242회 전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동료의원인 구성은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전주시의 축제 평가 시스템을 바꿔보자는 주장을 했었다. 축제마다 행사조직위원회의 자체 평가나 부풀려진 허수의 객관성 없는 평가 대신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객관적인 기준을 잣대로 제대로 된 평가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당연히 옳은 주장이다. 미래지향적인 발전은 철저한 자기검증을 통해 이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내의 많은 축제가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의 과시성 행사로 치러지면서 예산의 비효율성을 불러오고 관 주도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방식으로 축제가 기획되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기 일쑤였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독일 뮌헨의 ‘10월 축제’, 일본 삿포로의 ‘눈 축제’,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 등의 축제들은 지역 사회 주민이든, 관광객이든지 간에 직?간접적으로 행사에 참여하여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이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축제들은 축제를 성황리에 마침과 더불어 즐기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불어넣어 다시 찾고 싶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한다. 그리하여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가져다주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만 강조하다보면 축제의 본질적 기능을 외면하기 쉽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우선 지역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고,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여 도시가 흥겨움에 들썩거릴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여야 한다. 그 흥겨움을 느껴 보고자 타지역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 찾아오고, 나아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길이다. 지방화가 곧 세계화의 강점으로 작용하듯이 지역의 공감대가 세계의 공감대를 일으키는 초석이 된다.

 

국내외적인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신·구세대 간의 공감대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보다 폭넓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관 주도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지역민의 자율적·창조적인 놀이를 개발하여 지역적·문화적 공감대를 형성시켜 나가야 한다. 지방화에 걸맞게 지역민의 삶이 묻어나는 신명나는 축제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세계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최찬욱(전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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